| 다정한 타인이 되는 시간
할머니들과 글 쓰며 놀 공간을 꿈꾸는 책방지기라니 왠지 근사하다. 이름도 '지금'이다. 어쩌면 할머니들에게 더없이 소중할 시간 아닐까. 그리고 그의 수업료가 참 인상적이다.
좁은 식견으로 누군가의 이야기를 '파는' 곳이 책방이라 생각했는데, 그가 머무는 책방은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 곳이라니 너무 멋지다. '몰라서 더 재밌다'는 그의 공간이 많이 궁금해졌다. 경주라니, 조만간 시간을 내봐야겠다.
책을 읽다가 '음… 나중에 꼭 해봐야지!'라고 다짐하게 되는 것들이 있다. 나도 책방이 꿈이라서. 그중에 몇 가지는 책방을 방문한 손님들에게 별칭 짓기와 그들의 이야기를 남겨보는 일. 그리고 '뒤태를 조심하세요!'라는 자리를 마련하는 일이다. 더 있는데 그건 비밀이다.
그런 생각만으로도 이미 차오른 벅찬 기분 때문에 행복해졌다. 나의 책방은 바다가 보이는 곳에, 무한 햇살이 덤인 곳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름은 '든지'로 정했다. 책을 읽든지, 차를 마시든지, 햇살에 까무룩 잠이 들든지, 바다멍을 하든지, 뭘 하든지 이 순간만큼은 각자에게 행복한 순간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녀의 눈이 하회탈이라서 내 눈도 하회탈이 되었다. 혼자 살기를 해보고 싶어서 32살에 안동을 떠나 경주살이를 시작했단다. 경주에 온 지는 3개월이 지났는데, 매일 여행하는 듯 살고 있단다. 참 고마운 일이다. 낯선 곳에서 적응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텐데, 그녀는 하회탈처럼 살고 있었다." 153쪽, 매일 여행하듯
참 따뜻하고 다정한 마음이 느껴진다.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타인의 책방을 염탐하려다 그냥 갇혀버린 느낌이 들었다. 단박에 읽어버려 아쉬울 만큼. 오늘 하루 종일 룰루랄라 해도 좋을 테다. 그래서 대빵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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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