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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서평

[경제경영] 크리티컬 비즈니스 패러다임

| 사회 운동과 비즈니스가 교차하는 지점

by 암시랑

개인적으로 사회 문제에 관심이 적지 않은데 사회 운동 측면의 비즈니스라니 어떤 내용일지 궁금했다. '크리티컬 비즈니스'라는 생소한 용어와 이 분야가 경제, 사회, 환경의 문제 해결의 패러다임을 구축한다니 알 수 없는 기대감이 차올랐다.


저자 야마구치 슈는 일본 게이오 대학교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경제 분야에서 커리어를 쌓았다. 조직 개발, 혁신, 인재 육성, 리더십 분야 컨설턴트, 작가, 강연으로 왕성한 활동 중이며, 철학과 인문학적 통찰을 비즈니스에 접목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는 이력도 흥미로웠다. 특히 낯익은 책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의 저자라니 더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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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를 읽으며 가슴이 뜨거워졌다. 저자가 예로든 자본가의 이익과 노동자의 복지가 대립 관계가 아니라는 선례는 무려 18세기였다는 게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요즘 반복되는 산업 재해로 목숨을 잃는 사람들을 생각하게 된다.


산업이 발전하면 할수록 불평등은 왜 심화되는가에 대한 질문을 빼놓을 수 없는데 이에 대해 저자는 인류의 물질적 욕망이 어느 정도 충족된 현시대에는 단순한 '이익' 추구를 넘어선 새로운 비즈니스 '가치' 목표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KakaoTalk_20251028_114400625_02.jpg 8쪽


기업의 이윤 추구가 다양한 사회적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크리티컬 비즈니스라고 하는데 이는 단순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보다 한 단계 더 넘어선 개념이라고 설명한다. 사회운동으로서의 비즈니스 확산에 필요한 게릴라 전에 동참하는 것 같아서 불끈하다.


구글이나 테슬라 등 단기간에 급성장한 기업들은 성공에는 소비자로서 '어쩔 수 없지'라거나 '당연하지'라고 생각하던 문제를 발견한 것이 아니라 생성한 것이라고 확실히 한다. 현대에서 기업이 이윤과 사회적 가치를 어떻게 동시에 창출하는지 설득력 있게 보여준달까?


나아가 이런 부분은 습관이나 상식을 비판적으로 고찰해 새로운 시장에 새로운 문제를 만들어낸 결과라는 설명이 와닿는다. 덧붙여 사회변혁의 힘이 거친 사회운동이 아니라 비즈니스 영역이 더 크다는 지적 역시 공감된다.


읽으면 읽을수록 자본가가 자본만 추구하는 것이 왜 문제인지 피부에 와닿는다. 특히 시카고대학 전 총장이었던 로버트 허친스가 말한 '교양 없는 전문가'란 의미는 현시대 모든 리더가 갖춰야 할 덕목이 아닌가 싶다. 그런 리더를 본 적이 없어서.


저자는 크리티컬 비즈니스는 생산자뿐만 아니라 소비자로서도 비판적이거나,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는 가치 공유자로서의 의미라고 전한다. 나아가 다수의 힘이 작동하는 현대 사회에서 정작 사회 변화는 소수의 힘이 주도한다는 매력적인 이야기를 하지만 현실과는 괴리가 있어 아쉽기도 하다.


KakaoTalk_20251028_114400625_03.jpg 112쪽


저자는 다양한 기업의 크리티컬 비즈니스 사례를 보여주는데 그중에 <더 바디샵>이 인상적이었다. 자신들이 하지 않음을 공헌하므로 적이 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 일타쌍피의 전략이라니 기가 막히다.


KakaoTalk_20251028_114400625_04.jpg 136쪽


저자는 마지막 장의 크리티컬 비즈니스 활동가가 발휘하는 많은 곳을 돌아다니며 얻는 우연에서 시작되는 것, 마음이 쏠리는 사회 문제, 사회 공감의 확장성이 큰 어려운 문제이 실천, 글로벌을 무대로, 시작부터 사업이 아닌 프로젝트로 효과적인 시작하고, 경쟁사를 혐오나 배척이 아닌 지렛대로 활용한다 등 독특한 역량 10가지를 공유하는데 개인적인 것들과는 동떨어진 것이 많아서 생각이 많아진다.


KakaoTalk_20251028_114400625_05.jpg 176쪽


이 책은 물질적 풍요를 이룬 현대 사회에서 비즈니스의 새로운 가치를 제시한다. 기업이 단순히 이윤 창출을 넘어, 사회적인 다양한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기여하며 사회적 혁신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크리티컬 비즈니스' 제안한다.


기존의 경영 철학과 관습을 탈피해 비즈니스의 역동을 사회 변혁에 가치를 부여한다는 통찰이 돋보이는 책이다. 조직의 존재와 미래 가치를 고민하는 리더와 실무자에게 강력한 영감을 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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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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