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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 유감

자랑스러운 선수들. 안세영, 김원호, 서승재

by 정석진

요즘 우리나라 스포츠 역사상 가장 압도적인 기량으로 세상을 호령하고 있는 종목은 단연 배드민턴이다. 그 중심에는 안세영 선수가 있다. 이뿐 아니라 김원호 서승재 남자 복식도 이에 필적할 성적을 거두고 있다. 참으로 쾌거가 아닐 수 없다. 안세영은 어린 나이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남자 선수들과 체력훈련을 함께 하는 등 남다른 노력과 열정으로 지금에 이르렀다. 감사하게도 전성기인 지금도 20대 초반이다. 아직도 창창한 앞날이 남아있다.


김원호, 서승재의 요즘 경기력도 환상 그 자체다. 혀를 내두르게 만드는 수비와 그에 걸맞은 공격력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절대 받기 힘든 공격에도 반사적으로 수비를 해내고 상대의 허를 찌르는 절묘한 공격이 이어진다. 그들의 경기를 보고 있노라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배드민턴은 힘든 운동이다. 코트를 종횡무진하며 뛰어다녀야 하고 셔틀콕 하나에도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선수들이 게임이 끝날 때 코트에 드러눕는 것은 체력이 다 고갈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단식 게임은 좌 우를 공략하기에 수비를 하려면 몸을 날려야 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부상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안세영 선수도 한동안 부상으로 힘든 경기 운영을 해야 했다.


지금 우리에게는 세계 최고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그 가치를 제대로 모르는 것 같다. 아시다시피 배드민턴은 이른바 비인기 종목이다. 그 결과로 지상파 TV에서는 아예 배드민턴 경기를 중계하지도 않는다. 반면 우물 안 개구리나 다름없고 우리끼리의 잔치인 일부 종목들은 인기 종목이라는 이유 하나로 3사가 동시 방영하는 경우까지 있다. 지상파 TV에서 그들의 경이로운 경기를 보고 싶다. 이를 통해 온 국민이 이들의 가치를 바로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은 현실이 참 안타깝다.


개인적으로 배드민턴을 좋아해서 남자 단식 경기도 보고 싶지만 유료 스포츠 채널에서만 중계를 하기에 볼 수 없다. 물론 여자 경기처럼 랠리가 길게 이어지지는 않는다. 전광석화와 같은 공격과 그에 걸맞은 수비 그리고 폭발적인 스매싱을 감상하고 싶다.


안세영 선수의 게임을 보노라면 다른 국가 대항전 경기와 다르게 마음이 편하다. 노심초사하며 볼 필요가 없다. 그만큼 믿음직스럽다. 실제로 실력도 대단하다. 그런데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많이 달라진다. 톱클래스들의 기량차이는 대동소이하다. 천하의 안세영이지만 매 경기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 세계 1위를 고수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인터뷰하는 것을 보니 매일의 일과가 운동과 훈련이고 식사도 가려먹어야 해서 1년에 한 번 튀김을 먹는다고 하니 쉬운 삶은 아닌 것 같다.


우리 스포츠 역사상 위대한 선수가 많았지만 안세영 선수가 지금 보여주는 것 같은 대단한 퍼포먼스는 없었던 것 같다. 우리가 그녀를 자랑스러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도 안티팬들이 존재한다는 것이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우리의 보물을 우리가 귀하게 여기지 않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우리 선수들이 부상 없이 지금 같은 멋진 경기력을 계속 보여주기를 바란다.


#배드민턴 #안세영 #김원호서승재 #세계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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