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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직장인만이 느낄 수 있는 3가지 위기

회사는 이제 당신이 필요 없어요

by 회사선배 INJI


너무 슬프게도 저는 어느 순간 중년의 직장인이 되었습니다.

입사한지 20년이 조금 넘은 듯 한데 이제는 퇴직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가 된 것 같구요.


입사했을 때를 생각하면,

지금 저와 같은 선배나 상사들이 너무 높아 보였는데 막상 제가 그 입장이 되어 보니까 그렇게 높지는 않은 것 같구요.

바로 엊그제 같고 아직은 충분히 젊은 것 같은데 벌써 꼰대가 된 것 같습니다.

어쩌면 이렇게 느끼고 있다는 자체가 중년 직장인이라는 의미겠죠.


그리고 지금은 직책은 중간관리자로 위아래로 치이고 있고 부모를 봉양하면서 아이들 교육도 시켜야 하고 그러면서도 체력이나 건강은 점점 자신이 없어져 갑니다.

솔직히 가장 힘든 건 직장생활이 아니라 돈이 없다는 사실이구요.

지금 제가 느끼고 있는 중년 직장인의 의미는 가운데 중이 아니라 그만둬야 한다는 의미로 느껴집니다.



그리고 모든 직장인은 오너가 아닌 이상 퇴사를 해야만 하죠.

직장인에겐 입사가 있으면 퇴사가 있는게 당연하구요.

정년이 60세라고 하지만 정년까지 직장생활을 하는 경우는 공무원이나 공기업이 아닌 이상 별로 없죠.

대기업의 경우 49세가 되면 임원이 되지 않는 이상 퇴직을 준비해야만 하구요.

그래서 49세가 넘으면 직장생활이 오늘 내일 하게 되는 거죠.

거부하고 싶지만 엄연한 현실이구요.

요즘 국민연금과 더불어 정년 연장에 대한 논의가 있긴 하지만,

이 또한 대기업 직장인들에게는 크게 와 닿지가 않죠.

50세가 넘어 직장생활을 한다는 자체도 힘든 마당에 60세 이상은 바라지도 않구요.

정년까지만이라도 다닐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충분히 만족하죠.

하지만 세상은 청년의 일자리와 중년의 일자리 충돌로 인해 양보를 강요하는 것 같구요.

암튼 이래저래 고민만 많은 시기가 중년의 직장인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중년의 직장인만이 느낄 수 있는 3가지 위기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아마 저처럼 20년이상 직장생활을 했다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고 확신하구요.



중년의 직장인만이 느낄 수 있는 위기 첫 번째는 신체적 위기입니다.


사실 어느 누구도 시간의 흐름을 거스를 수가 없죠.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체력도 떨어지고 몸도 이곳저곳 아프게 되구요.

입사했을 땐 20대였으니까 아픈데도 없고 아퍼도 아픈지도 잘 몰랐구요.

하지만 어느 순간 몸에서 경고를 보내기 시작하죠.

30대 후반이 되면 몸이 예전 같지 않음을 확실하게 느끼게 되구요.

그래서 중년의 직장인들은 건강을 미리 챙기거나 아프지 않을려고 몇가지 약들을 먹고 있죠.

저의 경우 혈압약이나 비타민, 오메가 3를 챙겨 먹었구요.

물론 이런다고 체력이나 건강이 좋아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안 먹으면 더 나뻐질까봐 불안했죠.

아마 여러분들의 상사나 임원들도 몇가지 약을 챙겨 먹고 있을 겁니다.

혈압이나 당뇨, 고지혈증이나 통풍이 없으면 그나마 다행이구요.

이 약들은 한 번 먹기 시작하면 평생 먹어야 하는 불행한 약이거든요.



어쨌든 중년 직장인들은 우리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신체적 위기를 몸으로 확실히 느끼고 있죠.

노안이나 탈모, 비만이나 체력 저하 등은 자연의 섭리구요.

중년의 직장인들이 느끼는 신체적 위기는 내가 더 이상 젊지 않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많이 두렵죠.

그러면서 신입사원들이나 후배들을 부러워하게 되구요.

게다가 막상 노안이나 탈모가 확실히 시작되면 엄청 놀라면서 스트레스를 받죠.

솔직히 제가 느낀 탈모는 그 어떤 것보다 스트레스가 컸구요.

탈모야 말로 모든 자존감을 바닥으로 끌어내리거든요.

큰 병은 수술해서 고치면 되지만 슬프게도 탈모는 고칠 수도 없구요.

탈모는 짜증이 100%인 신체적 위기죠.

이처럼 확실히 느껴지는 신체적 위기들 때문에 먹어야 하는 약들이 계속 늘어나게 되구요.

아마도 죽을 때까지 신체적 위기는 계속 될 것 같습니다.



중년의 직장인만이 느낄 수 있는 위기 두 번째는 실직에 따른 경제적 위기입니다.


우리가 직장생활을 이유는 안정감이나 소속감, 커리어나 자아 실현 등 많은 이유들이 있죠.

그 중에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위기 때문이구요.

솔직히 돈 문제만 아니면 출근하기도 싫고 거지같은 상사와 함께 할 필요도 없죠.

하지만 중년의 직장인들은 경제적 불안감 때문에라도 회사를 계속 다녀야만 하죠.

게다가 이직의 기회는 거의 없고 경험이나 커리어도 자신감이 없구요.

개인 사업도 알아는 볼 수는 있지만 실패해서는 안된다는 강박때문에 도전이 쉽지가 않죠.

그러니 많은 직장인들이 30대 후반이나 40대 초반까지 빨리 돈을 모아서 파이어족이 되고 싶어 하구요.

하지만 현실은 어쩔 수 없이 직장생활을 해야 하거나 조용한 퇴직을 하고 있는 직장인들이 더 많죠.

어쨌든 중년의 직장인뿐 아니라 모든 직장인들이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직장생활을 하고 있구요.



그리고 중년의 직장인들은 돈이 가장 많이 필요할 때죠.

부모님도 모셔야 하고 자식 교육도 시켜야 하고 아파트 빚도 갚아야 하고 노후 준비도 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직장생활 중 40대가 가장 많이 벌기도 하지만 가장 많이 쓰는 시기죠.

그러면서 노후까지 준비하기엔 쉽지 않구요.

그럼에도 회사를 벗어나 개인 사업이나 다른 방법들은 두렵기만 하죠.

그래서 회사에 더 집착하게 되구요.

회사를 다니지 않으면 진짜 문제가 커지는 거죠.

30대는 회사를 그만둬도 재취업이나 개인 사업의 기회가 많았지만,

중년이 된 지금은 두려움 때문에라도 모든 것들이 쉽지 않구요.

나이가 들수록 심리적 안정감이 더 중요하게 느껴지는 거죠.

그러니까 50대 직장인들은 직업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다행이고 행복하다고 하는 거구요.

어쨌든 실직에 따른 경제적 위기는 한순간에 닥칠 잔인한 현실이기 때문에 모두가 두려워하는 거죠.

준비는 해야 하지만 아무 준비도 안되어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구요.



그리고 중년의 직장인에게 실직이나 경제적 위기는 자신의 정체성에 많은 영향을 주죠.

직업이 없는 가장들은 그 자체로 정체성에 상처를 입게 되구요.

학생은 학교라는 울타리와 학생이라는 말 자체가 정체성과 소속감을 규정하듯이,

직장인도 마찬가지죠.


예를 들어 몇 년 전에 수술을 하려고 병원에 입원 수속을 하는데 간호사가 직업을 물어봐서 없다고 하니까 저를 쳐다보더라구요.

누구나 직장생활을 하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데,

백수라는 사실 자체가 나라는 사람의 존재 가치에 엄청난 영향을 주는 거죠.

이 사실을 느끼기 싫었지만 그냥 느껴지는 거였구요.

어쨌든 직장인이라는 사실 자체가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는 힘인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니 실직이 두려운 중년의 직장인들에게는 위기처럼 느껴지는 거구요.



중년의 직장인만이 느낄 수 있는 위기 마지막 세 번째는 사회적인 그리고 심리적인 위기입니다.

이런 위기는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느낌에 가깝죠.


사회적으로 젊고 어려 보이는 것이 무조건 정답이고 20대나 30대가 국가의 미래라고 하면서 그들에게 집중하는 거죠.

회사도 마찬가지구요.

사오정이나 오륙도, 나이 먹은 월급 루팡이나 꼰대라는 표현이 대표적이죠.

나이를 먹었으면 회사를 알아서 떠나라는 의미니까요.

그래야 청년이나 신입사원들이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있는 거구요.

게다가 어느 누구도 강제력이 있는 명예 퇴직이나 희망 퇴직에 대해 문제를 삼지 않죠.

이런 모습이 오히려 당연한 모습이고 직장생활을 마무리하는 거대한 흐름이니까요.

그리고 젊다는 것이 경험이 부족하고 서툴다는 것이 아니라 잠재력에 대한 기대를 의미하죠.

슬프게도 중년의 직장인에겐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는 의미구요.

어느 누구도 이렇게 말하지는 않지만 중년의 직장인들은 그렇게 느끼는 거죠.

어쩌면 이 모든 느낌들이 나이를 먹었다는 열등감인지도 모르구요.



그래서 중년 직장인들은 사회적이거나 심리적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들을 하고 있죠.

한 살이라도 젊어 보이기 위해 염색과 피부 관리를 하고 있고 헬스와 패션에 집중하구요.

할 수만 있다면 수술을 통해 주름살이나 탈모도 극복하려고 하죠.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중년 직장인이라는 사실은 피할 수가 없구요.

시간을 거스를 수가 없듯이 젊어 보일 수는 있지만 젊지는 않은 거죠.

회사에서의 위치나 업무 방식을 생각하면 보이는게 전부는 아닌 거구요.

특히 꼰대라는 이미지나 독선적인 상사라는 평판이 생기면 미래가 위기로 변하게 되죠.

중년의 직장인이라는 사실이 경험이 많고 현명한 어른이 아니라,

회사를 하루 빨리 그만둬야 하는 꼰대라는 인식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구요

이 사실을 중년의 직장인들은 모두가 느끼면서 위기라고 생각하는 거죠.



지금까지 중년의 직장인만이 느낄 수 있는 3가지 위기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봤습니다.


중년의 직장인만이 느낄 수 있는 위기들을 간단히 정리하자면,

신체적인 위기, 경제적인 위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심리적인 위기죠.

물론 여러분들이 중년의 직장인이 아니라면 이질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만약 이해가 안된다면 중년의 직장인이 된 상사에게 조심히 물어보세요.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중년은 도전과 기회, 가능성을 충분히 가지고 있는 인생의 전환기라고 말합니다.

새로운 도전을 통해 제 2의 인생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하니까요.

하지만 이런 말들은 일부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불과하죠.

현실은 실패해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훨씬 많구요.

분명한 건 중년의 직장인들이 느끼는 위기는 기회가 아니라 불안과 두려움이라는 사실입니다.




인지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https://youtu.be/-7Kvl2hfN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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