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본
유럽의 겨울은 낮이 유난히 짧다. 오전 10시, 해가 중천에 떠야 할 시간이지만 이제 겨우 동이 튼 것 같이 시리다. 트램이 다니는 길 위로 전선이 어지러이 널려 있다. 간밤에 비가 왔는지 포석이 촉촉이 젖어 있다. 이 모든 것들이 마음을 마구 헤집어 놓는다. 애잔함과 그리움과 소소한 웃음과 소소한 슬픔. 리스본이라는 도시가 품고 있는 감정들. 그래서일까, 리스본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리워진다. 다시금 그곳을 가게 된다면, 그때도 겨울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