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현대인이 만성적 주의력 결핍을 앓고 있어요. 우리 주변에 스마트폰 등 집중력을 빼앗는 에너지 뱀파이어가 득실거리고 있기에, 사람들의 집중력은 날로 약해지고 있죠. 집중력은 취약해졌지만, 일하는 시간은 상대적으로 긴 편입니다. 한국의 법정 근로시간은 1일 8시간, 1주에 40시간이고, 대부분 더 많이 일하죠. 과로로 인해서 만성 피로를 호소하는 사람도 적지 않아요.
과도한 업무 시간이 모두 가시적인 성과로 전환되면 좋겠지만, 실상은 무의미하게 허비되는 시간이 더 많습니다. 한국 사회는 "근면"과 "성실"을 강조하지만, 성과에 대한 측정은 제대로 하지 않고, 단순히 근로 시간을 성실함의 척도로 바라보고 있어요. 책상에 오래 앉아 있고 야근하면 뛰어난 인재인 것처럼 포장되죠. 성실은 성공에서 필수적인 요소이지만, 바쁜 척하는 성실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자신의 분야에서 괄목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매일 고도의 집중과 몰입 상태로 일하는 시간의 양과 질을 철저하게 따져야 돼요. 주변 사람과 잡담을 나누거나 집중력이 깨진 상태로 웹서핑이나 하는 게 아니라, 불같이 몰입하는 시간이 충분해야 합니다. 1만 시간의 법칙을 발표한 안데르센 에릭슨 교수는 최고 수준의 바이올리스트라고 할지라도 매일 고도의 집중이 필요한 의식적인 연습을 4시간 정도만 수행할 수 있다고 했어요.
정신적인 에너지 소모가 큰 고도의 집중을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을 약 4시간 정도로 본 것이죠. 물론 그 외 시간에도 연습할 수 있지만 시간 투자 대비 성과가 크지 않다는 거예요. 여러분도 의자에 앉아 있는 절대 시간이 아니라, 고도의 집중과 몰입을 하는 시간의 양과 질을 꼼꼼히 따져봐야 해요.
기본적으로 대부분 사람이 만성적 주의력 결핍을 갖고 있기에, 고도의 집중과 몰입하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해요. 다행스러운 것은 훈련을 통해서 집중력을 충분히 끌어올릴 수 있다는 거예요.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해 드릴 게요. 예를 들어 타이머를 30분 정도로 맞추고, 천재지변이 일어나도 당면 과제에만 집중하는 겁니다. 중간에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거나 딴짓을 하지 않고 과제에 오롯이 몰입하는 거죠. 과거의 생각에 빠지거나 미래에 대한 불안을 느끼는 것도 딴짓에 포함됩니다. 30분 동안 초집중을 했으면 5~10분 정도 심신의 이완을 하고, 다시금 미친 듯이 집중해 보세요. 몰입과 이완을 한 사이클로 진행하는 것이죠.
30분 동안 집중하는데 내적이나 외적으로 자꾸 방해를 받는다면, 15분이나 20분 정도로 시간을 낮춰서 연습해 보세요. 훈련을 거듭할수록 집중력이 높아지며 산출물 또한 개선될 겁니다.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서 미리 주변 사람들한테 초집중으로 업무 할 때 잠시 말을 걸지 말아 달라고 양해를 구할 수 있어요. 이렇게 반복해서 훈련하면 자신이 하루에 몇 시간 정도 초집중으로 업무 하는지 알게 됩니다.
여기서 알아야 할 것은 개인마다 집중이 잘 되는 시간대가 다를 수 있다는 거예요. 여기에는 개인의 생활패턴이나 습관이 영향을 미치죠. 그러니 자신의 성향을 이해하고 특정 시간대에 가장 성과가 많이 나는 주요 과제를 배치해야 합니다. 일전에도 말씀드렸지만, 모든 일의 중요도가 똑같지 않아요. 소수의 핵심 업무가 대부분 결과를 차지하죠. 여러분이 무슨 일을 하든지 성과를 차지하는 핵심 업무가 있을 거예요. 그 업무들을 집중이 잘 되는 시간대에 몰아넣고 집중적으로 처리하세요. 기타 루틴화 되고 자잘한 업무는 집중력이 떨어져도 충분히 정리할 수 있기에 다른 시간대에 배치하면 됩니다.
인생은 몰입과 이완이란 단거리의 연속이에요. 일정 기간 무섭게 몰입하고 휴식하는 사이클을 반복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렇게 할 때 신선한 정신 상태를 유지할 수 있고, 훨씬 더 오랜 기간 생산적으로 살 수 있어요. 한 분야에서 걸출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초집중 기간을 오래 끌고 가는 게 필요해요. 그렇다고 전혀 쉬지 않고 매일 18시간씩 1년 내내 일한다면, 몸이 고장 날 수 있겠죠. 1년만 짧게 살고 말 것이 아니기에 몰입과 이완을 적절하게 활용해야 돼요. 성과적인 측면에서도 몰입과 이완을 균형적으로 활용하는 사람이 더 뛰어납니다. 일리노이 공과대학교 심리학 교수인 레이몬드 반 젤스트는 학자들이 연구실에 머무는 시간과 그들이 발표한 논문의 개수를 조사했어요.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많은 시간을 연구한 학자들이 당연하게 더 많은 논문을 발표했을 거라 생각하겠죠. 하지만 주당 20시간 연구하는 학자들이 가장 많은 논문을 작성했고, 35시간 일하는 연구자들은 20시간 일하는 동료들에 비해서 성과물이 절반에 그쳤어요. 심지어 주당 60시간 이상 연구하는 연구자들은 모든 그룹을 통틀어 성과가 가장 저조했죠. 단순히 연구실에 틀어박혀서 오랜 시간을 보냈다고 더 많은 산출물이 있다는 게 아니라는 거예요.
여기서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게, 대부분 한국 사람은 '휴식과 이완'의 의미와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어요. 저도 20~30대에는 휴식보다도 모든 에너지를 갈아 넣어서 타인한테 더 많은 도움을 주는 것에만 심취했어요. 그러다 보니 제가 아무리 강철 멘탈을 가졌지만, 체력이 조금씩 떨어졌고 만성 피로도 있었어요. 하지만 40대에 들어서 규칙적인 운동과 휴식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닫고, 지금은 20대에 버금가는 체력을 누리고 있어요. 사람이 일정 기간 고도의 집중을 하고 휴식을 취하면, 뇌는 기존에 쓰지 않던 부위를 활성화시켜서 무의식적으로 다양한 결합을 시도합니다. 뇌에서 자동적으로 경험과 지식의 재구성이 일어나죠. 그래서 심신의 이완이 일어날 때,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생기게 되는 거에요. 고도의 몰입과 적절한 휴식을 병행하면 사람은 더욱 지혜로워지고 창조적이 되며, 생산적으로 살 수 있어요.
여기서 휴식에 대한 몰이해도 바로잡아야 하는데요. 한국 사람들에게 쉬라고 하면, 하루 종일 누워서 스마트폰을 보거나, 사람들을 만나서 술을 진탕 마시곤 합니다. 이것은 피로감만 가중시킬 뿐이에요. 휴일에 침대 위에 누워서 스마트폰만 하루 종일 봤다고 해봅시다.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영상들을 마음껏 시청하고 나면, 어느 순간부터 마음속에 짜증과 불안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분명히 하루 종일 누워만 있었는데도 오히려 일할 때보다 더 피곤할 때도 있죠. 스마트폰을 볼 때는 뇌를 수동적으로 사용하게 되지만 에너지 소모는 만만치 않아요. 뇌의 배터리가 충전되는 게 아니라 더 빠르게 방전되죠. 그러니 지금부터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시청하는 건 '휴식'이 아니라, 또 다른 '정신 노동'으로 간주해야 돼요.
지금 바로 실천할 수 있는 몇 가지 휴식법을 알려드릴게요. 업무를 1시간 하고 5~10분 간 스트레칭을 하거나, 잠시 걸어 다녀 보세요. 혹은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해서 심신의 안정을 누릴 수 있죠. 사실 더 다양하고 적극적인 형태의 휴식이 있지만, 누구나 조금만 신경 쓰면 할 수 있는 것부터 추천했어요.
제가 20년 동안 교육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던 원동력은, 내 분야에서 고도의 집중과 몰입을 했고, 틈틈이 이완의 강력한 힘을 활용했기 때문이에요. 최면의 기본 원리는 이완에 있어요. 사람들은 보통 일을 할 때 뇌파가 베타파가 되죠. 베타파 중에서도 고베타파 상태로 지나치게 오래 있으면 극도의 불안과 우울 등을 느끼게 됩니다. 사람들은 이 상태를 컨트롤하지 못해서 더 깊은 수렁에 빠지기도 하죠. 이때 호흡을 통해서 뇌파를 떨어트리면 마음의 안정을 되찾을 수 있어요. 또한 자기 암시 구문을 반복해서 읊조리면 내면의 안정이 생기죠.
저는 이런 훈련을 지속적으로 했기에, 뇌파가 베타파에 있다가도 알파파나 세타파 같은 안정적인 뇌파로 변환을 쉽게 할 수 있고 뇌에 피로감이 훨씬 덜한 채로 장기간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죠. 주말마다 10시간 넘게 강의를 해도 쉽게 지치지 않는 이유는 몰입과 이완이 균형을 이루었기 때문이에요. 인생은 몰입과 이완이란 단거리의 연속입니다. 목표를 향해 미친 듯이 질주하는 몰입의 시기가 끝나면, 적절한 휴식을 통해서 심신을 이완시켜야 합니다. 이렇게 몰입과 이완의 사이클을 반복해서 회전시킬 때,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놀라운 성과를 가볍게 달성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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