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유럽에 소재한 한국 기업에서 2022년 11월부터 재직 중입니다.
저를 처음 만나는 분들 위해서 짧게 근무 이력에 대해서 소개해 드리자면,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국국제협력단 타슈켄트 사무소에서 인턴을 시작으로 캐나다에서 1년 동안 워킹홀리데이를 하고 한국 중소기업에서 해외영업 업무를 담당하다가 현재는 소기업에서 경영지원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해외취업을 희망하는 분들 중에서 현지 채용에 관심이 있는 분들을 위해서 제가 일하면서 느낀 점과 한계점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주재원과 현지채용의 차이점이 뭔지 가장 궁금해하실 것 같은데요.
주재원은 한국에 본사를 둔 기업에서 해외로 파견 나와 근무하는 형태이고, 현지 채용은 해외의 한국 기업에서 한국인을 채용하여 근무하는 형태입니다. 간혹 현지 채용이라도 주재원처럼 한국 본사와 파견 계약을 해서 고용하는 경우도 있긴 합니다.
주재원은 회사에서 주거비, 해외 근무수당, 가족 동반비, 국제 학교 교육비, 이사 비용이 제공이 되지만, 현지 채용은 이런 지원이 없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또한 업무의 전문성이나 고용의 안정성도 주재원과 완전히 다릅니다. 그래서 현지 채용으로 일하면 경력 인정을 못 받는다거나
현지 채용으로 커리어를 시작하면 계속 현지 채용으로 만 돌게 돼서 커리어 발전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많이들 들어보셨을 겁니다.
저 역시 현재 이직을 준비하고 있으며 한국에서 취업이 아닌 해외에서 취업을 알아보면서 느끼는 점과 한계점을 많이 겪고 있어서
이런 생각을 공유하면 비슷한 처지에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우선 내가 일하면서 들은 이야기, 직접 경험한 바에 따르면 현지 채용은 연 1회 항공권 제공, 숙소 일부 지원 혹은 지원, 급여 수준은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그렇게 많지 않다. 이건 월드잡 플러스에서 대략적인 국가별 현지 채용의 급여를 확인할 수 있다.
현지 채용으로 채용되면 실무적인 부분을 담당하기도 하지만 보통 한국 본사에서 파견 나온 주재원의 서포트를 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진급의 한계가 있어 보통 1-2년 신입들은 경력 채우기, 혹은 2-4년 정도 경력을 쌓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해외에서 일을 하다 보면 한국에서 상상도 못 해본 일을 하게 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대기업이 아닌 경우 경력을 증명하는 일이 어렵고, 한국의 4대 보험 적용이 되지 않기 때문에 실업 급여나 퇴직금도 수령할 수 없다.
또한 해외 계좌로 급여를 수령하여 한국에서는 대출받기도 힘든 상황이 된다.
해외에서 평생 현지 채용으로 다니거나 희박한 확률이지만 주재원으로 채용되지 않는 이상 해외에서 근무하는 일은
절대 추천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모든 것은 다 장점과 단점이 있으며 이렇다 저렇다 해도 결국 또 한국으로
돌아가도 좋은 곳으로 이직하는 사람도 있긴 하다. 현지 채용의 근무 경력을 인정받아 로컬 기업으로 이직하는 경우도 있다.
말 그대로 현지 채용은 해외에 거주하고 있다는 전제하에 채용을 하는 것이라서 포지션이 굉장히 애매하다.
한국 회사에서는 현지 채용은 한국인 직장처럼 상명하복, 노예 마인드로 일하기를 원하고 업무를 하면서 현지 직원들과 마주해야 하니 가운데 껴서 한국인과 로컬 직원 사이에 껴서 일하면 느껴지는 부작용이 상당하다.
나도 이제 한국으로 돌아갈지 아니면 계속 이렇게 해외에 있는 한국 기업을 돌아다니며 살게 될지 모르겠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은 앞으로 나에게 없는 일이라고 생각이 될 정도로 난 한국 직장 문화를 거부한 지 오래되었다. 물론 지금도 한국 기업에 다니고 있지만 한국에서 보다는 덜하다. 로컬 직원들이 있기 때문에 완전히 한국식으로는 할 수 없다.
그렇다면 로컬 기업은 급여 수준이 턱없이 낮아서 한국인이라면 절대 현지인 수준으로 급여받고 못 산다.
난 커리어에 욕심이 없고 내가 회사를 다니는 이유는 월급을 주는 회사를 이용하는 수단 중 하나일 뿐이다.
그래서 난 현지 채용이라도 커리어 면에서 성장의 한계가 있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채용 공고를 보다 보면 이대로 괜찮은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커리어 욕심은 없지만 고용 안정성을 위해서 이제는 오래 다닐 수 있는 한 회사에서 정착하고 싶은 마음도 가끔 든다.
나만의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곳에서. 무슨 일을 하면서 먹고살아야 하는지의 고민은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