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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혜진 Sep 23. 2020

근육  고양이

안과 밖으로 바쁜 하루였다. 외출 후 집에 돌아와 저녁을 챙겨 먹고 단잠에 들었고, 꿈을 꾸었다. 등 근육이 어마어마한 남색 고양이가 나를 무자비하게 공격했다. 무서운 악몽에 눈을 떴다.

그런 날이었다. 어떤 것인가에 의해 끊임없이 공격받았던 날. 평소 같았으면 별일도 아니라고 넘겼을  테지만 힘들 일은 꼭 한꺼번에 온다는 말처럼 무엇인가에 의해 공격받았던 오늘은 하필 마음이 제일 유약해져 있을 때였다. 삶은 무너지고, 일어섬의 연속이라는데 늘 무너질 때마다, 약해질 때마다 상처받을 순, 주저앉을 순 없으니 나는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오늘의 공격들을 전부 방어했다는 그런 자세로 하루 내 씩씩하기로 했다. 그런데 역시나 근육 고양이는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결국 나는 마지막 근육 고양이의 공격에 아무것도 아닌 걸로 눈물을 보여버렸다. 눈물을 흘리면서도 왜 언제부터 나는 이렇게 약한 사람이, 이상한 사람이 돼버린 것일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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