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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혜진 Sep 23. 2020

엄마는 딸에게 주는 특별한 힘이 있다.

오랜만에 본가에 왔다. 엄마랑 열무국수를 뚝딱 만들어 먹고, 후식으로 복숭아와 커피를 마셨다. 엄마는 제일 좋아하는 트로트 가수인 임영웅님이 나오는 채널을 틀고 차곡차곡 빨래를 갠다. 옆에서 나는 수건을 갠다. 요즘 등산을 다니며 가족 톡방에 셀카를 보내는 재미로 사는 엄마와 등산을 가기로 했다. 마스크 때문에 호흡이 힘들었고, 폭염경보가 발령된 무더운 날씨였지만 한 병의 물과 가끔씩 불어주는 바람을 맞으며 씩씩하게 내려왔다. 몸속 깊숙이 있었던 부정적인 것들이 모두 빠져나간 느낌이었고, 한결 개운해졌다. 

산에 오르는 것은 제법 잘하지만, 내려오는 것을 무서워하는 내가 위험해 보일 때면 엄마는 뒤돌아 나를 확인하곤 "앞꿈치에 힘을 꽉 줘."라고 말씀하신다. 어디서든 기댈 곳도, 잡을 곳도 없이 불안정하게 가고 있을 때면 그 말이 떠오른다. 그리곤 앞꿈치에 꽉 힘을 준다. 

엄마랑 등산할 때면 생각지도 못한 엄마의 마음을, 생각을 알게 된다. 그래서 나는 엄마와의 등산을 제일 좋아한다. 자연이 사람에게 주는 힘이 있듯, 엄마는 딸에게 주는 특별한 힘이 있다.  오늘의 등산 길에서는 많은 것들을 경험하다 보면 누구보다 더 단단해질 수 있다는 응원과 위로의 메세지를 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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