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아싸라비아!
디즈니 영화는 대부분 실패가 없다.
예전부터 보고 싶었던 영화 엔칸토 마법의 세계였는데, 직업병(?) 때문인지 무언가 수첩을 들고 적어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차일 피일 미루고 있던 참이였다.
엘칸토 이야기 줄거리
콜롬비아의 산악지대에 있는 엔칸토까지 피신해 온 미라벨의 할머니는 최초로 기적을 행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받았다. 이 능력은 할머니의 세 자녀들에게까지 이어져 각기 다른 능력이 생기고, 마드리갈 패밀리는 다양한 능력으로 마을 사람들의 크고 작은 많은 일들을 도우며 함께 살아간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미라벨은 마드리갈 가족임에도 불구하고, 아무 능력이 없었고 점점 가족들 사이에서 소외감을 느끼게 되었다.
미라벨은 마드리갈 가족이 점점 더 그들의 능력이 없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역할을 다하려 하지만, 미라벨의 할머니는 능력이 없던 미라벨에게 어떤 역할도 주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부모님을 제외한 사촌이나 이모들 모두 미라벨을 무시하게 되었고 사촌동생 안토니오가 5살이 되어 능력을 받게 되는 특별한 의식에서 마드리갈의 집인 카시타(Casita)가 붕괘되고 마법의 기운이 사라지는 장면을 보게 된다. 이 모든 것이 오래 전 사라져버린 삼촌 브루노와 연관되어 있음을 알게 되고 미라벨은 마법의 힘을 지키기 위해 할머니에게 자신이 본 모든 것을 말하지만, 할머니는 이 모든 것이 미라벨 때문이 일어난 일이라며 미라벨을 몰아세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라벨은 가족을 지키기 위해 삼촌이였던 브루노의 방을 찾아, 마드리갈 가족의 미래를 보여달라고 설득하고 브루노는 마드리갈 가족의 열쇠가 미라벨에게 달려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영화는 평범한 미라벨이 느끼는 소외감, 거절감, 좌절감, 상실감 등을 조명하는 것 뿐만 아니라 특수한 능력을 가진 사람만이 인정을 받는 미라벨의 가족들의 모습을 관찰하게 한다. 그러면서도 산도 옮길 수 있는 루이사 언니에겐 완벽한 이미지에 갇혀 자신의 본모습을 잃어가고,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하는 부담감과 압박감으로 인해 고통을 겪고 있는 언니를 발견하게 된다. 또한, 꽃을 피우고 아름다운 모습을 가진 이사벨라 언니는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에 점차 자신을 잃어가고 삼촌 브루노는 현실을 보고 말 할 때마다 안좋은 일이 발생해 자신의 능력을 쓰는 것을 두려워 하며 결국 마드리갈 가족을 떠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면서도 미라벨을 가장 무시하고 힘들어 했던 미라벨 할머니는 가족을 외부로 부터 지켜내야 하고, 그 가족이 곧 자신의 정체성이라는 왜곡된 믿음 때문에 더더욱 자신의 가족이 특별해져야 만 한다는 부담감에 사로잡혔고, 이로 인해 자신, 가족들을 채찍질 하고 남에게 보여지는 나의 모습과 분신인 가족의 모습에 집착했어야 만 했다.
그러나 마법의 힘에 과도하게 의지하며 살아온 마드리갈 가족의 상황은 점점 악화되었다. 그리고, 가족과 자기 자신에 대한 지나친 책임의식과 왜곡된 사랑이 결국 가족이 가진 마법을 사라지게 한 것이라고 할머니는 스스로 고백하며, 남에게 보여지는 시선보다 내자신이 '나'로서 살아갈 때 그때에 가진 힘이 더 크다는 것을 깨닫게 되며 영화는 마무리 된다.
미라벨의 안경이 궁금하다!
미라벨이라는 이름은 스페인어의 동사 mirar(보다)에서 온 것으로 우리가 다른이를 어떻게 바라 보고 있는지, 다른 이들이 우리를 어떻게 바라 보는지 대한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영화 감독인 Byron Howard가 말했던 "우리는 우리 가족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올바는 방법으로 우리의 가족을 보는 법을 알지 못한다"라고 설명한 부분이 여운이 남는다.
그런의미에서 미라벨의 안경 또한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미라벨은 인간을 진실하게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라벨은 내게 능력이 없는 존재가 아니다. 오히려, 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인간의 진실함을 볼 수 있는 존재다.
Lin Manuel Miranda의 곡
라틴 출신 Lin Manuel Miranda가 할리우드나 브로드웨이에서 유명한 작곡가로 인정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Dos Oruguitas라는 곡을 쓰기 전에는 스페인어로 단 한번도 곡을 써 본 적 없었다. 영화의 주제 곡은 마치 오랜 시간 동안 전해오던 노래처럼 씌였는데, 콜롬비아 출신 가수인 Sebastian Yatra가 이 곡을 불렀다. 마지막 부분만 영어 버젼으로 불렸다.
콜롬비아의 다양한 색
라틴아메리카는 다양한 인종의 대륙으로 메스티소, 물라토, 인디언, 삼보, 흑인은 가장 대표적 인종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마드리갈 가족의 멤버들의 얼굴을 보다 보면, 라틴아메리카, 콜롬비아가 보인다. 특히, 외부로 부터 공격을 받을 때, 콜롬비아 출신, 태평양(서쪽), 대서양, 고원(안데스)에서 온 등장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다양하다. 인종이 계급이 되는 복잡하고 가슴아픈 역사가 있지만, 미라벨의 가족이 이와 같이 다양한 인종으로 하나로 묶여있다는 것도 콜롬비아의 다양한 모습의 일부를 엿볼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의미가 될 수 있다.
할머니 알마
내게 가장 중요했던 사람은 할머니 알마였다. 중간 중간 화가 나는 대목도 있었지만, 알마 할머니는 어쩌면 그 자체로 콜롬비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역사적으로 폭력과 상처의 트라우마를 가진 콜롬비아가 가족을 결속시키고, 연대하게 했다는 생각이 영화를 보는 내내 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종교적이고 역사적이고 다양한 요인들이 있겠으나 그런 점은 제외하고도 영화에서 보이는 가족의 연대는 오히려 두려움과 상처의 상흔이였다. 그래서 미라벨은 더 중요하다. 상처를 가진 우리가, 더 나아가 콜롬비아가 이제 그 상처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기 위해서는 비록 아프더라도 지금의 이 현실을 받아드리고 진실함에 눈을 떠야 하기 때문이기 때문이다.
마술적이고 사실적이며 다양하고 복잡한 라틴아메리카.
환희와 기쁨이라는 의미를 가진 엔칸토(encanto)처럼, 마드리갈의 가족이 진정한 치유와 사랑의 길로 방향을 전환 한 것 처럼 콜롬비아의 길이 진정한 엔칸토(encanto)의 국가로 변화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