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을 거닐다가
잠시 벤치에 앉아
바람소리를 듣는다.
눈을 감고 듣는다
눈을 감고 바람을 느껴 본다.
내 뺨을 스치는 살랑이는 바람은
비발디의 '봄'의 소리와
모짜르트의 전원의 소리가
교향곡이 되어
나의 마음도 그 소리를 따라 가
편안함 마음 상태가 되며
평화를 얻고 평온의 숲이 된다.
그 속에서 따뜻함을, 시원함을 느낀다.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은
격렬한 소리,
가슴 속에서 올라오는 깊은 소리가 들리고
빨리 움직이는 듯한 나뭇잎 소리에
무서움이, 두려움이 느껴진다.
깜짝 놀라 눈을 뜨니
이름모를 새소리와
숲속에서 들리는 바람소리
살랑살랑 흔들리기도 하고
세차게 나뭇가지가 흐느끼기도 하고
우리의 인생(人生)처럼
나무의 생(生)도
만물의 모든 생(生)도
바람에 따라 바람소리를 들으며
그들만의 세계를 만든다.
그들만의 역사를 만든다.
여전히 숲속 바람소리는
속삭이며 내 곁을 맴돌고 있다.
오늘도 가만히 벤치에 앉아
바람 소리를,
바람의 이야기를 들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