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아버지랑 함께 뉴스 보는데 '적확하다'라는 단어를 봤습니다. 당시 저는 '적확하다'를 처음 봤기에 아니 뉴스에서 '정확하다'라고 써야하는 거 아냐?라고 말을 했습니다. 근데 뉴스가 이런 걸 틀리나? 하는 마음에 '적확하다'를 검색하니깐 '조금도 틀리거나 어긋남이 없어 정확하고 확실하다'라는 의미가 나오더라고요. 그걸 알고 나니 굉장히 부끄러웠습니다.
여러분은 어휘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어른이 되고나서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나요? 저는 앞선 이야기가 있었지만 서른이 되고나서 고등학교 국어 비문학 문제를 풀면서 저의 부족한 부분을 제대로 마주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동안 어휘력이 부족했던 이유가 뭘까를 생각해봤고 어휘력을 늘릴 수 있는 3가지 방법을 찾아봤습니다.
국어영역 無등급
고2때부터 독서 시작
소심한 성격
국어영역 無등급으로 고등학교 기본 교육과정을 거쳐왔지만 모의고사를 풀어본 적 없고 수능도 치루지 않았습니다. 학교가 마이스터고라 수능을 치루지 않았는데 그로인해 고교수준, 성인이 될 때 갖춰야할 어휘력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받은 적이 없었습니다.
고2가 되기 전까지 스스로 독서를 한 게 10권도 안 되었던 것 같습니다. 만화책, 판타지 소설만 읽었지 절대 찾아 읽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다행히 독서천재 홍대리를 접하고 나서 책 읽는 재미를 붙였지만 절대적인 인풋의 양은 적었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게 발표였고 짜장면집 전화주문였습니다. 소심한 성격에 누군가에게 말을 한다는 건 저에게 너무나 큰 일이였습니다. 이런 성격과 태도 있었기에 남들 앞에서 바보까지 되기 싫어 표현조차 안 했던 습관이 저의 능력을 막는 행위였습니다.
이와 같은 과정을 적어보면서 가장 불편했던 건 스스로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였습니다. 안 그래도 소심한 성격이라 사람들이 안 좋아하는 데 거기다 바보라고? 이걸 받아드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부족함을 무시하고 꽁꽁 감춘 것 같아요. 이제는 이런 현실을 받아드리고 똑똑해지기 위해 어휘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되는 책들을 찾아봤습니다.
여러 책이 있었는데 그중 저는 우리말 어휘 사전, 우리말 어휘력 사전, 어른의 어휘력을 읽었습니다.
우리말 어휘 사전은 우리가 많이 헷갈리는 단어를 소개하고 어떻게 서로 다르게 사용되는지 설명하는 책이고
우리말 어휘력 사전은 가게, 상점 등 비슷한 형태 단어들이 어떤 어원을 통해 만들어졌는지 알려줍니다.
어른의 어휘력은 저자가 방송작가여서 인지 스토리 중심으로 전개가 됩니다. 그래서 쭉쭉 읽어나가기가 가장 수월하고 어휘력의 중요성, 기본적인 태도, 키우는 방법과 음미하며 사고력을 확장시키는 법을 알려줍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정의된 어휘력은 어휘를 마음대로 부리어 쓸 수 있는 능력이라고 합니다.
어른의 어휘력에선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는 힘이자 대상과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이며, 동시에 자신의 말이 상대의 감정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 어른다운 어휘력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단순히 뜻을 아는 것을 넘어 상황에 맞게 잘 표현할 수 있으며 그게 타인에게 감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배려할 수 있는게 제가 갖춰야할 어휘력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자 그래서 어휘력은 어떻게 키울 수 있는 것일까요? 어휘의 뜻을 아는 것도 중요하고 어떻게 쓰는지도 중요한데요.
1. 어휘 뜻 사전 살펴보는 방법
2. 틀 만들기 트레이닝
3. 기본육하원칙 사용
사전에서 어휘의 뜻을 찾아보면 중심의미와 주변의미로 나누어볼 수 있습니다. 우선 알아야 할 것이 바로 1번인 중심의미입니다. 뜻과 글자가 비슷하여 헷갈리는 단어가 많은데 그 예가 개발과 계발입니다. 둘 다 내포된 뜻이 A->B로 만들어주는 행위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요.
자기개발이 맞냐, 자기계발이 맞냐고 했을 땐 둘 다 맞는 말이며 굳이 나누자면 '개발'은 눈에 보이는 것에 쓰이는 면이 많고 '계발'은 눈에 안 보이는 것에 쓰일 때가 많습니다.
틀만들기 트레이닝은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재료는 TV프로그램이나 영화를 가지고 합니다. TV라면 MC가 질문하면 내가 출연자라 생각해서 무슨 얘기를 할지 적어보고 실제로 출연자가 어떤 얘기를 했는지 비교하는 것입니다. 영화도 동일한 방법으로 이루어지고 충분히 연습이 되면 아예 음소거를 하고 내가 생각한대로 대사를 적어 봅니다.
이 연습은 많은 어휘를 쓰기보다 상황과 맥락에 어떤 어휘가 어울리는지 생각하고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게 핵심입니다. 그래서 한 영화나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해야 합니다.
이 틀만들기 연습이 중요한 이유는 결국 하나의 글을 작성할 땐 어휘보다 구성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어휘는 결국 구성된 글안에 이루어진 단어이기에 잘 구성되면 그 상황에 맞는 적절한 어휘를 찾는 건 자연스럽게 됩니다.
우리가 글을 하든 말을 하든 이야기를 하면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왜, 어떻게'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가장 기본 구성요소로 이 범위 안에서 이야기를 해야 소통이 수월해집니다. 기본적인 구성에 맞는 어휘를 사용하다보면 적확한 어휘를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어휘는 마치 TPO를 생각하며 입는 옷이라 느꼈습니다. 직장에서 어울리는 옷, 이성과 만날 때 어울리는 옷, 휴양지 갔을 때 어울리는 옷처럼 전체적인 구성안에 적절한 어휘를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 느꼈습니다.
위에서 말한 세가지를 적절히 사용해보면서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지 봐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저처럼 뒤늦게 지적인 호기심이 폭발했는데 어떻게 공부하면 좋을까 하시는 분들에게 약간의 힌트라도 됐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