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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딘프로젝트 Aug 04. 2024

대화를 잘하기 위해 갖춰야 될 소양

재밌는 삶을 위해 필요한 대화능력


술과 사회생활



저는 알콜 분해 기능이 현저히 떨어지는 사회생활하기 쉽지 않은 몸을 가졌습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술이 가진 힘은 관계를 만드는 데 상당한 영향력을 미칩니다. 술을 통해 사람을 만나고 기분 좋은 느낌과 즐거운 대화를 나누는 시간들이 관계를 돈독하게 만들어주죠.



사실은 술만 못했다면 차라리 나았을지도 모릅니다. 진짜 문제가 대화하는 것과 자신감이 부족했던 거죠. 그래서 술도 못하고 대화의 자신감도 없으니 사람 만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근데 이대로 시간을 보내면 재미없는 삶이 계속 되고 너무나 후회할 것 같아서 대화하는 방식을 새롭게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중요한 사람이 되는 것은 인간의 본성 중 가장 깊은 떨림을 준다



- 하버드대학 사회학자 스펜서 레드







진짜 경청이란?경청의 레벨 단계



대화하는 사람이 아주 중요한 사람이라고 느끼게 만들기 위해 필수 덕목이 바로 경청입니다. 저는 사실 경청을 잘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많은 경우 저는 말을 듣기만 하거든요. 그런데 저는 단순히 소리, 말을 듣는 것이였지 경청을 잘한다고 하지 않는다는 걸 이번에 알았습니다.



하버드 언어학자인 스티븐 핑커 교수는 경청에 4가지 레벨이 있다고 합니다.


▪ 경청 1 - 정신은 다른 곳에 팔린 채 듣기(딴 생각하며 듣기)

▪ 경청 2 - 그냥 듣기(듣자마자 말하기)

▪ 경청 3 - 해결을 위한 듣기(자꾸 해결하려는 것)

▪ 경청 4 - 마음이 통하는 듣기(다른 사람의 마음속 생각을 듣고, 말에 담긴 뜻을 파악해 오해하지 않고 듣는 것)



경청의 1~3단계는 상대방에게 나쁜 인상을 남기게 됩니다. 경청 4는 사람 중심의 듣기를 통해 진정으로 조화로운 관계를 쌓는 기초가 되는 아주 중요한 레벨입니다. 하지만 이는 정말 어려운 작업입니다.



적극적으로 듣는 단계가 어려운 이유는 듣는 과정에서 자동적으로 개인의 필요, 편경, 경험 등에 따라 왜곡되기가 쉽기 때문입니다. 의식적으로 비판단적으로 듣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우리의 내적필터로 인해 내용을 왜곡하게 되는 거죠.



적극적으로 듣게 되었을 때 우리는 말의 이미지를 떠올리고 맥락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상대가 가진 퍼스널스페이스를 유추할 수 있고 더 나아가 깊은 질문을 해볼 수 있습니다. 




퍼스널 스페이스



군대 전역 후 새로운 사람을 만날 겸 사진 동호회 실사에 참가한 적이 있었습니다. 상당히 사람들이 많았고 실제 모델들을 사진 찍고 하는 모습들을 처음 보다보니 굉장히 얼어붙어 있었죠. 얼른이라도 집에 가고 싶었지만 꾹꾹 참고 식사자리까지 갔는데 4명 테이블에서 3명이 여자이고 저 혼자만 남자였습니다.



안 그래도 말주변이 없어서 물어보면 대답하는 정도로만 했고 주로 3명이서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다 공기밥이 나와서 저는 나오자마자 뚜껑을 열었는데 옆에 계신분이 뜨겁다고 못 열더라고요. 그래서 '도와줘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말도 안 한채 그냥 뚜껑을 열어줬습니다. 근데 그 분은 순간 당황스러움과 불쾌감을 들어낸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당시엔 되려 저는 왜 고맙다는 말을 안 하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정도로 퍼스널 스페이스에 대한 감이 없었고, 한참이 흐른 뒤에 제가 한 행동이 무례했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 뒤론 무조건 먼저 물어보고 행동을 취하는 습관을 가지게 됐습니다.




이처럼 아예 생판 모르는 사람이 갑자기 자기 영역의 일을 불쑥 들어와서 해버리면 고맙다기 보다 불쾌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물리적인 영역뿐만 아니라 언어적인 영역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흔히 친하지도 않은 친척 어른이 결혼은 했냐, 애는 있냐, 애는 언제 날꺼냐, 취업은? 연봉은? 등등의 질문을 그냥 무지성으로 하는 경우가 이렀습니다.




질문 만들기 




제가 가장 어려워하는 지점이 바로 질문하는 것입니다. 퍼스널 스페이스에 대한 내적 경고가 많이 센 편이라 이걸 질문해도 되는지, 이 상황에 맞는 질문인지를 굉장히 많이 고민합니다. 



질문을 3가지 정도 분류해볼 수 있습니다.



▪ 대답하기 쉬운 질문 - 의례적인 질문

▪ 단답형 질문 - 아주 간단한 대답을 유도하는 질문

▪ 개방형 질문 - 깊은 대화를 이끄는 질문



대답하기 쉬운 질문은 어디서 사는지, 하는 일이 뭔지, 대학 전공은 뭔지 등 그 사람의 배경 정보를 물어보는 것입니다. 



단답형 질문은 한두마디로 답할 수 있는 질문을 합니다. 상대방이 질문에 괜찮다는 생각이 들면 대답이 더 늘어날 수 있고 이는 개방형 질문을 해도 괜찮은 주제라고 파악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감정보다는 사건이나 사실에 대한 정보를 물어보는 것입니다.



개방형 질문은 개인적인 생각이나 이유, 감정적인 느낌 등 관련하여 하는 질문입니다. 좀 더 깊은 대화를 하기 위해 필요한 질문입니다.




질문을 위한 소재찾기



질문할 때의 고민이 주제입니다. 어떤 주제를 해야 대화가 잘 통할까, 말이 끊길 것 같은데 뭘 물어봐야하지? 이런 고민을 정말 많이 합니다. 



핫한 화제 창고



▪ 사람 - 가정 관계, 부모, 절친, 존경하는 사람

▪ 사건 - 잊지 못할 일, 여행, 인상 깊은 이야기, 꿈

▪ 생활 - 직업, 여가 생활, 성장 과정

▪ 취미 - 좋아하는 영화, 음악, 동물, 스포츠

▪ 사회적 이슈 - 최신 뷰티 소식, 어떤 사회 현상에 대한 관점, 올림픽



이 주제들을 가지고 대답하기 쉽고 단답할 수 있는 질문으로 만들어서 상대방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는 게 중요합니다. 특히 가족과 관련해서 꽤 불편해 하는 분들이 계시다보니 퍼스널 스페이스를 잘 보고 판단해야합니다. 





사실 이전 글들이 대화를 잘하고 싶어서 이전에 감정과 불안에 대해 알아보게 되었고 더 나아가 부족해보이고 싶지 않아서 어휘력과 문해력을 공부했던 것입니다. 이번엔 제가 대화를 어떤 자세로 대했고 실제로 어떤게 부족한 것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재미있는 삶을 사는데 도움이 되도록 갈고 닦아보려 합니다.










하버드 100년 전통 말하기 수업을 읽고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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