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선과 이유 May 02. 2024

예전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

나를 돌보기

삼십 대 중반에 결혼했다. 


결혼하기 전후에는 '현재'만 살았다. 회사가 전부였다. 결혼을 하고도 야근을 밥 먹듯이 했고, 첫째를 임신하고 나서도 밤을 새워 일을 했다. 


새벽에 사무실에서 일을 한 기억이 많다. 새벽까지 일하고 나서 같은 프로젝트를 하는 팀원들과 택시를 잡아타고 집에 들어가곤 했었다. 몇 시간 눈 붙이고 9시 출근하는 생활을 했었다. 



회사 일을 열심히 한 나를 칭찬한다. 책임감을 가지고 일했던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임신해서까지 밤을 새워 일을 했어야 했나 싶기도 하다. 그때의 나를 돌아보니 하고 싶은 말이 생각났다. 


'나'를 돌보고, 미래를 준비하며 살라는 거다. 회사 일을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더라도 '나'를 돌보고 챙기는 건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다. 지금 생각해 보니 임신 기간에 밤을 새워 일을 한 경험은 나와 아이를 돌보지 못한 행동이었던 듯싶다. 만약 내 아이가 그런다 하면 말리고 싶을 테니. 


첫째 아이를 낳기 하루 전까지 일을 했다. 출산 휴가를 낸 다음 날 양수가 터져서 병원에 갔으니 제대로 된 휴가를 하루도 못 누렸다. 일을 하며 태교를 한 셈이다. 




늦게까지 일하는 게 당연하다 여겼다. 결혼하고 임신해서 몸 살펴야 한다는 생각 못 했다. 아이가 알아서 잘 태어나리라 믿었다. 출산 휴가 가기 하루 전 팀원들과 인사 나누었다. 예정일이 2주 남았으니 그동안 못 간 휴가 누리라는 인사 대부분이었다. 바쁜 회사 생활로 못한 태교를 하리라 다짐했다. 


남편과 저녁을 먹다 양수가 터졌다. 하루의 휴가도 못 보낸 셈이다. 아이 나을 때 힘이 필요하다는 말이 떠올라 뒤늦게 보쌈을 추가 주문했다. 보쌈이라도 먹고 가야 덜 억울할 것 같았다. 쑤셔 넣은 보쌈으로 출산 휴가 시작했다. 


'나'를 돌본다는 건 나의 몸 상태뿐 아니라 마음을 돌보는 것도 의미한다. 조직 생활이 그러하지만 마음 편히 회사 생활한 적 없었다. 예전으로 돌아간다면 몸과 마음을 돌보며 생활을 하고 싶다. 지금 임신을 한 상태에서 일을 하고 있는 아이 엄마가 옆에 있다면 토닥토닥 등을 두드려주며 따뜻하게 말 건네주고 싶다. 무엇보다 '나'를 돌보는 게 중요하다고. 



다음으로는 미래를 위해 준비를 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예전에도 책을 좋아하긴 했었다. 자주 서점에 가기는 했다. 소설을 주로 읽었다. 중요한 이야기 또 있다. 책을 읽고 기록하지 않았다. 그랬기에 닥치는 대로 읽었고, 머릿속에는 남지 않았다. 


대학교 친구 중에 등단을 한 소설가가 있다. 그 친구에게 말을 했었다. 나는 왜 책을 읽어도 하나도 남는 게 없냐고! 친구는 한두 줄이라도 적어보라고 권했었다. 그때 잘 적었더라면, 지금의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을 텐데! 


그래, 그렇지라고 말을 하고 그냥 시간 보냈다. 그렇게 보낸 시간이 아쉽다. 지금이라도 잘 기록하고 정리하는 삶 살고 싶다. 책을 읽고, 실행을 하는 일이 미래를 위한 준비다. 재테크 책을 읽었으면 뭐라도 하나 실천을 하고, 독서법 책을 읽었으면 하나라도 적용을 하며, 실행을 하는 거를 진작에 했더라면! 


누군가 이제 막 책을 읽기 시작한 사람이 있다면 이야기해 주고 싶다! 뭐라도 한 가지씩 실행하라고. 그리고 기록을 하라고 말을 꼭 해주고 싶다. 



예전의 나에게 말해주고 싶다.


열심히 사느라 고생했다고. 


그러나 '나'를 더 돌보고, 미래를 준비하며 사는 게 필요하다고. 


누군가 조언을 구한다면 진심 담아 말해주고 싶다. 그래야 몸과 마음 건강하게 살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예전의나의모습, #나를돌보기


매거진의 이전글 저녁 시간의 행복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