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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유 Feb 02. 2022

Ep.07 내지 디자인은 디테일에 있다

북디자인 내지 2편




이번 회차엔 내지 디자인의 2편으로 '권두''권말'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려 합니다!




내지 디자인은 디테일에 있다


"신은 디테일에 있다"라는 독일의 유명 건축가인 Ludwig Mies van der Rohe (1886~1969)가 성공 비결에 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내놓던 대답입니다. 아무리 거대한 규모의 아름다운 건축물이라도 사소한 부분까지 최고의 품격을 지니지 않으면 결코 명작이 될 수 없다는 뜻인데요.1


Ludwig Mies van der Rohe, ⓒ시카고역사박물관


내지 디자인 또한 마찬가지로 디테일에 있습니다. 겉으로 봤을 땐 다 똑같은 책 같지만, 사실 표지를 넘기는 순간, 면지의 색상부터, 표제지의 서체와 정렬, 간기면의 위치, 목차의 구성 등 모든 것이 디자인으로 시작해 디자인으로 마무리됩니다. 내지 디자인의 완결성은 결국 독서를 방해치 않고, 일관성 있는 흐름 속에서 한편의 영화를 본 듯한 느낌을 선사합니다.

알베르트 카퍼, 『북디자인 101』은 다른 북디자인 서적에 비해 아주 얇은 편이지만,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핵심 내용만 담고 있어, 책의 제작 과정에 관한 전반적인 과정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우선 이 글은 위 책의 내용을 그대로 인용한 것임을 미리 밝힙니다. 이미지도 일일이 스캔 한 것입니다. 그러나 내용의 구성과 순서는 약간의 기획이 들어갔습니다.





전문(권두) : 본문의 앞 부분


책의 전문은 1쪽에 나오는 소표제지, 3쪽에 나오는 표제지, 5쪽에서 시작하는 목차와 7쪽에서 시작하는 서문으로 구성된다. 대부분의 책이 이와 같은 순서로 구성된다. 그러나 5쪽의 목차 대신 헌정문이 나오거나, 목차가 2쪽 이상 길어질 경우 이 순서는 변경될 수 있다.



1. 소표제지(반표제지/약표제지)


1쪽의 소표제지에는 제목만 간단히 표시한다. 본문에 쓰인 서체나 그 서체의 대문자로 저자의 이름과 책의 제목을 판면에 맞춰 표시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소표제지는 표제지를 먼지나 손상으로부터 보호하며, 책의 제목을 간단히 알리는 역할을 한다. 요스트 호훌리Jost Hochuli는 『책 디자인하기 Designing Books』에서 표제지를 책의 정문으로, 소표제지는 정원의 문으로 비유하며, 오늘날 소표제지는 원래의 기능이 중요치 않으므로 생략할 수 있다고 했다.




2. 표제지(속표지)


3쪽의 표제지는 본문으로 들어가기 전 시작을 알리는 '문' 역할을 한다. 이렇게 입구 역할을 함과 동시에 표제지는 책의 서지 정보를 명확하게 전달해야 한다. 표제지에 들어가는 서지 정보에는 한국 서적의 경우 기본 서지 사항인 책 제목, 저자명, 역자명, 출판사명이 들어간다. 동양에서는 표제지 뒷면을 빈 공간으로 두지만, 서양에서는 표제지 뒤쪽에 저작권 및 판권 사항을 넣는다.


1-1 표제지


표제지는 책을 구성하는 다른 요소보다 디자이너가 자신의 상상력과 디자인 실력을 더 잘 보여줄 수 있는 곳이다. 표제지에서 출판사가 명시된 줄과 부제가 본문에 쓰인 서체와 같은 크기로 조판되면, 본문과의 통일성이 유지되며 흐름이 연결된다.


ex) 그림 1-1 표제지(위)의 지은이와 옮긴이의 서체와 크기는 그림 1-2본문(아래)과 동일하다.


1-2 본문


저자의 이름은 본문 서체의 크기보다 어느 정도 크게 넣을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제목'을 가장 큰 크기로 표기한다. 이러한 조건은 고전적인 작업물에서는 바뀔 수 있다. 고전 작품의 경우 '저자의 이름'이 가장 큰 역할을 하기에 서체의 크기 또한 가장 크게 넣는다.


표제지는 가운데 정렬의 '대칭 배열'이나 왼쪽 정렬, 오른쪽 정렬을 이용한 '비대칭 배열'로 디자인할 수 있다. 대칭과 비대칭 버전 모두 사용 측면에서 동등한 가능성을 제공한다. 소설의 표제지는 대부분 대칭 배열이 선호되며, 교과서 등 전공서에서는 비대칭 배열이 주로 쓰인다.


그러나 책에 사용될 타이포그래피의 수단과 방식을 선택하는 데 결정적인 요인이 되는 것은 작품의 내용이므로, 어떤 정렬 방식을 사용하건 본문과 통일성이 표제지에서도 지켜져야 한다.


표제지의 제목을 디자인할 때는 먹 이외의 다른 장식 색 또는 장식 요소를 사용하거나, 1줄을 다른 서체로 쓰는 등의 방식으로 꾸밀 수 있다. 표제지를 디자인할 때는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표제지는 책의 전체적 완성도를 보여 주기 때문이다.



3. 권두화


이전의 책에서는 종종 표제지와 함께 권두화가 들어간 것을 볼 수 있다. 권두화란 책 앞에 소개되는 그래픽적 표현이나 판화, 사각 형태의 도판 혹은 페이지를 꽉 채우는 일러스트레이션 등으로 책의 2쪽, 즉 표제지의 왼쪽에 장식적 목적으로 들어간 그림을 말한다.


이러한 아름다운 전통적 요소는 저자의 초상이나 다른 이미지가 들어가는 방식으로 오늘날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책에 권두화를 삽입하여 구성할 때에는 본문 판면의 비율에 맞춰 넣어야 책 전체의 통일성을 잘 지킬 수 있다.


전공서적이나 교과서, 대중서, 인문서, 문학 분야 할 것 없이 책의 두 번째 쪽은 세 번째 쪽인 표제지 디자인에 속해 있다. 사람의 눈은 펼쳐진 두 쪽을 함께 보고 인식하므로, 비워진 2쪽을 선을 사용하여 연결하거나 삽화를 넣어 표제지와 함께 구성하는 것은 합당한 방식이다.

왼) 권두화, 오) 표제지 ⓒ 콘텐츠마케팅연구소



4. 저작권 및 판권 표기


<유럽의 경우> 책의 4쪽에 저작권과 판권을 표기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기 하지만, 제목과 본문이 나오기도 전에 법적이며 상업적인 정보를 마주치는 것은 독자가 책의 내용에 자신을 조율하는 것을 방해한다. 판권은 가능한 한 간단하게 판면에 맞춰 아래쪽에 넣는 것이 합리적이다.


예를 들어 문고본이나 교과서를 만들 때 페이지 제한이 있는 것처럼, 아주 부득이한 경우에 판권은 본문에 사용된 서체보다 작은 크기로 4쪽에 넣을 수 있다. 그러나 판권을 위한 최고의 자리는 책의 끝부분이다.

왼) 4페이지에 위치한 판권면


한국 간행물의 판권면에 필수로 넣어야 하는 사항은 저자와 역자, 책의 제목과 부제, 발행 연월일, 판쇄 표시, 발행인, 정가, ISBN, 저작권 표시 등으로, 출판문화산업진흥법 제2조 3항과 동법 시행령 제3조에 명시되어 있다.


외국 서적 번역물의 경우 저작권 표시는 표제지의 앞이나 뒤에 넣는 서적이 많으며, 뒤쪽의 판권면에는 앞에서 언급한 사항을 넣는다.



5. 목차


일반적으로 소설에서 목차는 불필요하다. 소설의 앞부분에 위치한 목차는 독자가 본문을 읽기 전 내용을 예상할 수 있게 한다. 논문을 기반으로 한 학술서나 인문서 등에서처럼 서문에서 본문의 구성이 명시되어 있고 그에 따른 목차 구조가 설정되어 있는 경우, 목차는 서문 뒤나 머리말 뒤에 나와야 한다.


목차는 가능한 한 명확하게 구조화되고 배열되어야 한다. 목차 디자인은 본문에 쓰인 서체나 그보다 작은 크기로 설정하는 것이 가장 좋다.


목차 페이지를 디자인할 때에는 흔히 쓰이는 평범하고 덜 예쁜 점선 표시 대신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장제목과 소제목 등이 먼저 나온 후 뒤에 해당하는 쪽수를 표시하는 것이 아닌, 맨 앞에 쪽수가 먼저 나온 후 제목이 나오는 방식도 가능하다.


또한 목차 페이지를 본문 글단의 크기에 맞춰 디자인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더 나은 배열 방식이 있다면 다른 방법을 택할 수도 있다. 목차와 서문의 제목은 장제목과 똑같이 처리한다.



6. 본문의 시작


일반적으로 책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는 오른쪽 페이지(recto)에서 시작하는 것이 기본 규칙이라고 알려져 있다. 스탠리 모리슨은 그의 책 <타이포그래피의 제1원칙First Principles of Typography>에서 "표제지 다음에 오는 저작권 표시만 빼고는 모두 오른쪽 페이지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라고 썼다.


이렇게 오른쪽 페이지에서 시작하도록 만드는 것은 과거 책이 귀하던 시대에 책을 분권하거나 나눌 때 각 장의 내용이 잘리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에서 유래했으나 꼭 지켜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좋은 책으로 만들기 위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면 모든 것은 허용된다.




권말 : 본문의 뒷부분


인문서적이나 학술 서적에서 권말에 들어가는 내용은 책을 사용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대부분의 경우 권말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넣는다.


- 주석과 출처

- 참고 문헌

- 색인


권말을 구성하는 페이지를 디자인할 때는 글자의 크기를 본문에 쓰인 서체보다 1~2도 작은 크기로 통일시켜 조판한다. 주석, 참고 문헌, 색인 등의 제목은 본문에 쓰인 장제목, 소제목과 똑같이 처리한다.




1. 참고 문헌


학술 서적에서 참고 문헌은 책의 사용자에게 필수적이므로 특히 주의를 기울여 조판해야 한다. 외국의 서적일 경우 저자의 이름과 성은 작은 대문자로 표시(소문자로 표기해도 무방)한다. 책 제목은 이탤릭체로 표시하고 출판사, 출판 장소(지역), 출판물의 기타 정보는 일반 서체로 넣는다. 각각의 서지 사항마다 구분을 위해 각 사항의 두 번째 줄부터 반각 정도 들여 쓴다.


*참고

(이 책 저자 모리슨은 대문자를 올바른 문자로 보고, 소문자는 보조적 문자라고 하며 중요한 사항인 제목과 저자의 이름은 표제지에서 대문자로 써야 한다고 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참고 문헌에서도 저자의 이름은 대문자로 표기한다.)


왼) 과거, 오) 현재


유시민의 책 『역사의 역사』, 돌배게의 참고 문헌 표기. 한국에서는 출판사 명을 넣고 출판 지역은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 저자가 외국인일 경우 한국에서 출판된 서적일지라도 서양 저자 부분에 수록하며 한국 저자, 동양 저자, 서양 저자를 구분하여 수록하는 것이 좋다.


본문에서 저자명과 발행연도를 언급하는 것으로 각주를 대신하는 전문적인 학술서인 경우, 참고 문헌에서 저자명 뒤에 발행 연도를 표시한다.




2. 색인


색인은 책 속의 내용 중에서 중요한 단어나 항목, 인명 따위를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일정한 순서에 따라 쪽번호와 함께 배열해 놓은 목록을 말한다. 색인은 비교적 짧은 줄로 구성되므로 2단이나 그 이상의 단 구성을 추천한다.


색인에서 단어와 도판을 구분하기 위해서는 쪽번호를 표시할 때 단어를 나타내는 것을 일반체, 도판을 나타내는 것은 이탤릭체를 사용해 구분할 수 있다.


하나의 인명이나 항목, 단어 뒤에 2줄 이상이 필요할 정도로 너무 많은 쪽번호가 나오게 되면 두 번째 줄부터 반각 정도 들여 쓴다.


색인의 좁은 단에서는 왼쪽정렬로 조판한다.



3. 간기(인쇄 정보 표기)


간기는 책이 출판되면서 거친 공정 과정과 재료, 물리적 수단 등을 기록해 놓은 페이지이다. 간기에 정보를 표시할 때는 출판사 이름, 출간연도, 편집자, 일러스트레이터, 디자이너, 경우에 따라서 커버를 디자인한 아티스트 등 제작과 관련된 모든 사람의 이름을 명시해야 한다. 사용한 서체와 종이 제조사 또한 포함된다.


간기를 위한 가장 좋은 자리는 마지막 페이지(책의 물리적 구성상 왼쪽 면에 위치하게 된다)의 상단이나 하단이다. 마지막 페이지를 빈 페이지로 두어야 할 경우에는 맨 마지막 이전 페이지 위쪽에 표기한다.

마지막 페이지에 판권면 사용 ⓒ 콘텐츠마케팅연구소


간기는 책이나 잡지에서 출간물의 출판 관련 사항을 간단하게 설명한 부분으로 영어로는 'imprint page' 또는 'copyright page'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종종 '판권'이라는 용어와 혼용되나 판권이라는 용어는 책과 관련된 모든 서지 사항이 표시되어 있는 면을 지칭하는 명칭으로 충분하지 못하며, 또한 '저작권'과도 구별되지 않고 혼용되고 있다.


서양에서는 간기를 표제지의 뒷면, 즉 책의 앞부분에 표기하고 동양에서는 책의 맨 뒷장 홀수 면에 표기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책 제목, 저작권자, 발행 연월일, 판명과 판수, 발행자, 발행처를 기재하며 이는 필수 사항이다.


그 외에 검인, 정가, 조판소, 인쇄소, 제본소, 출판사의 주소와 연락처를 표기하며 주지 사항을 기재하기도 한다. 정해진 양식은 없으므로 출판사나 발행사가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으나 필수사항은 꼭 기재하여야 한다. 잘 만든 책일수록 간기에 들어가는 사항까지 꼼꼼히 체크해 기재하는 경우가 많다.



*참고 자료

1 [네이버 지식백과] detail (교양영어사전2, 2013. 12. 3., 강준만)

2 알베르트 카퍼, 『북디자인 101』, 김수정 옮김, 정제소, 2020.


*이미지

- 알베르트 카퍼, 『북디자인 101』, 김수정 옮김, 정제소, 2020.

- 제럴드 싯처, 『사랑의 짐』(Love one Another), (사)한국성서유니온선교회,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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