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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유 Jul 22. 2022

Ep.12 도서 완성 및 택배 작업



6.24(금) 마침내 내 책이 세상에 나왔다! 우려했던 것과 다르게, 표지와 내지 모두 만족할 수 있을 만큼 정말 예쁘게 잘 나왔다. 인쇄는 전문 영역이고 절대적인 경험치가 필요한 부분이었기에 마음고생이 심했는데, 심사숙고하며 인쇄소 사장님과 씨름하며 달려온 내 노력이 헛되지만은 않았음을 증명하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인쇄가 다 끝났다고 해서 내 일도 모두 마친 것은 아니었다. 텀블벅 후원자분들에게 주문한 내용에 맞춰 엽서와 책자를 구분해서 묶어야 했고, 700장이나 되는 엽서를 일일이 골라내는 작업도 내 업무 중 하나였다. 필요에 따라 포장을 직접해서 배달을 가기도 했고, 배본사를 통해 택배를 부치기도 했다. 그래도 오랜 시간 기다리고 후원해주신 후원자분들에게 내 작품을 보낼 수 있어 매우 뜻깊고 소중한 시간이었다.


책은 생각보다 많이 빠져나갔다. 텀블벅으로 공식&비공식 후원자분들에게 약 90권을 전달했고, 형수님 어머니께서 울산 지역의 공공도서관 등에 납품처가 있어서 감사하게도 추가로 50권, 학생 시절 활동했던 충남 IVF 수련회에 10권을 택배 보내었고 오늘의 책으로 소개되어 큰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따라서 합계 150권이 한순간에 내 손에서 떠났다.


저번 주부터 공식적으로 교회 광고에 실리면서, 이미 22명의 청년과 성도님들의 텀블벅 후원이 있었음에도, 추가로 10권 정도가 실제 판매로 이어졌다. 정말 감사한 일이었다. 특히 내 표지를 보시고 극찬해 주시는 분이 많았다. 어린 왕자의 요소는 확실히 친숙함을 더해주었다. 또한 재밌던 점은 내 사인을 원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정말 작가가 된 기분이었다. 아니, 난 이미 저자이다!

나의 분신과도 같은 <어느 날, 아프리카 사막을 여행하다>, 표지 디자인과 본문의 면지에서 판권 면까지 내 손을 안 거쳐 간 것이 하나 없다. 총 페이지 수만 352p, 텍스트만 250페이지이고 사진은 무려 150장 들어갔다. 사진을 일일이 보정하고 글자 폰트와 별색 지정 그리고 종이의 선택, 책의 판형과 제본 방식 그리고 제목을 짓는 것, 심지어 책의 가격을 정하고 ISBN을 부여하는 일도 내 몫이었다.


정말 수고스럽고 다사다난한 시간을 보냈다. 지금도 말로 다 할 수 없는 어려움과 성난 파도가 끊임없이 밀려온다. 국문학과나 문예창작과를 나온 것도, 디자인을 전공한 것도, 출판사에서 일을 해본 것도 아니었다. 단순히 세상에 던지고 싶은 메세지가 있었고 이것을 나만의 책으로 만들고자 하는 욕심과 함께 객기 아니면 패기로 여기까지 달려왔다.


이 책 하나로 내 앞으로의 미래를 보장 받은 것은 아니다. 150권이 아니라 150만 권 정도 팔리고 유명세를 얻는다면 모를까 지금은 턱도 없는 수치에 불과할 뿐이다. 다만, 기억하고 싶은 한 가지는 수 없이 찾아온 복병이 나에게 위협이 되었을지 몰라도, 나는 끝까지 물러서지 않았고 이 모든 과정을 이겨내어 결과를 만들어 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이제는 나 스스로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고 말하고 싶다.


사실, 아직 갈 길은 멀다. 판매를 위해 저번 주 내내 서점 계약 때문에 실랑이를 벌이고 속이 터져서 이를 갈며 분노하기 일쑤였다. 이거 가지고 먹고살 수 있겠냐며 하나님께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포기를 모르고 내일도, 내일모레도 삐걱거리면서 한 걸음씩 전진해 나갈 것이다. 책 하나를 내 손으로 완성했듯이, 나는 앞으로도 꿋꿋이 잘 해낼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좀만 버텨보자. 한 번 해보자! 우리네 인생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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