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는 7시간 30분, 어제는 7시간, 오늘은 5시간 30분... 마지막 수유를 하고 잠든 지 5시간 반 만에 너는 또 소리지르며 깼다. 안방에서 조금 더 버텨볼까 했지만, 점점 커지는 울음소리에 후다닥 네 방으로 달려갔다. 공갈 젖꼭지를 물려주니 연신 뱉어내며 팔을 바둥거렸다.
배가 고픈 것도 아니고, 잠자리가 불편한 것도 아닌데. 그저 깊은 잠에서 다음 수면 사이클로 넘어가는 게 어려워서, 그저 오래 자는 게 어려워서 너는 계속 소리를 지른다. 나는 결국 베개를 가져와 네 옆에 놓고, 몸을 꿈틀대며 뱉어내는 공갈 젖꼭지를 1초에 한 번씩 다시 물려준다.
점점 마음이 약해진다. 너에게 화가 나기도 하고 속상해지기도 한다. 고작 잠을 더 자는 게 어려워서 이렇게나 난리를 치다니... 그러다가도 억지로 마음을 다잡는다. 네가 잘못한 게 아니니까, 날 괴롭히려고 그러는 게 아니니까. 너는 그저 몰라서 그러는 거니까.
그렇게 마음을 추스르고 여전히 네 옆에서 공갈 젖꼭지를 물려주고, 네가 뱉어내면 다시 물려주고, 바둥거리는 손을 잡아주고... 잡힌 손이 답답해서 우는 너를 달래주면서도 내 마음은 자꾸만 무너져간다. 내 야망도, 꿈도, 내일 하루도, 벌고 싶던 돈도, 이루고 싶던 꿈도 다 하기 싫어진다. 그저 잠을 푹 자고 싶은 건데, 모든 게 다 하기 싫어진다.
그러다가도 다시 마음을 다잡고 무거운 담요를 챙겨와 네 위에 덮어준다. 묵직한 기운에 안정감을 느꼈는지 너는 다시 조용해지고 잠에 빠져든다. 길어야 2시간, 그때 비로소 분유를 한 번 먹일 텐데... 고작 그 2시간을 위해 나는 마음이 약해지고, 너를 탓했다가 나를 탓한다.
어느새 너는 훌쩍 커있겠지. 그리고 이 순간은 잊혀지겠지. 아니, 이 순간이 그리워지겠지. 아무리 힘들어도 지나고 나면 사랑스러운 너의 모습만 남겠지. 안정된 너를 뒤로하고 거실로 나와 짧은 글을 쓰는 동안에도 다시 네가 보고 싶어졌다. 너는 그런 아이다. 돌아서면 사랑스럽기만 한 그런 아이다."
라고 써놓고 바로 강성 울음으로 난리쳐서 나도 결국 자제력을 잃어 버렸다.
어떡하니 아기야 너한테 진짜 잘해 주고 싶은데 아빠가 너무 부족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