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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비 기획자 Jul 12. 2022

밀리의 서재가 책 안 읽는 95%에 집중해 성장한 방법

[코드스테이츠_PMB13_W3D2] 밀리의 서재 PMF 알아보기

책은 왜 이렇게 비싸질까?

책은 읽어야겠는데 도서관은 멀고, 반납하기도 귀찮으니 대부분 원하는 책을 Ebook이나 종이책으로 구매해서 보는 분들 많으시죠? Ebook도 사실 가격이 만만치 않아서 여러 권 사기에는 망설여지는 부분이 많습니다. 게다가 점점 책 값이 오르면서 책을 읽는 행위 자체에 진입 장벽이 높게 느껴집니다. 넷플릭스는 만원 돈으로 한 달 동안 동안 즐길 수 있으니 독서는 훨씬 비싼 비용을 지불해야만 하는, 지루한 활동이라고 생각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바로 이 앱을 만났습니다. 



출반계의 넷플릭스, 밀리의 서재

EBOOK을 무한대로 볼 수 있는 구독형 요금제를 알게 됐습니다. 서비스마다 가격이 다르지만 한 권도 안 되는 가격으로 많은 책을 읽을 수 있으니 확실히 이득이었는데요. 그중에서도 제일 마음에 들어왔던 건, 밀리의 서재였습니다. 밀리의 서재는 보유 서적이 가장 많았고, 오디오 북을 통해 책을 가볍게 접할 수도 있어서 독서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추천 책이나 추천 리뷰 같은 내부 콘텐츠도 많아서 인스타그램 피드 구경하는 마음으로 가볍게 독서를 접할 수 있게 됐습니다. 


밀리는 5%의 고객이 90%의 독서 판매량을 담당하던 시장에서 95%의 고객에 집중해 스케일업을 했습니다. 2022년 3월을 기준으로  누적 회원 수 500만 명을 기록했습니다. 책을 읽던 5%의 고객을 책을 안 읽던 사람들까지 확장해 거의 10%까지로 올린 것인데요. 5%의 고객이 90%의 책 판매량을 담당하던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까지 해결하고 있으니, PMF를 달성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밀리의 서재는 어떻게 독서를 부담스러워하던 95% 고객을 설득하고, PMF를 달성할 수 있었을까요?


PMF란?
스타트업이 여러 번의 가설 검증을 거쳐 MVP를 개발하다 보면, 어느 순간 제품이 잘 팔리기 시작하는 시기가 옵니다. 그때 그 MVP가 진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고객의 문제를 기존과 다르게 어떻게 새롭게 정의했는가?

읽어야만 독서인 가요?


독서라는 활동에서의 문제는, 높은 진입장벽에 있습니다. 매해 우리가 하는 결심이 있죠. 올해는 책을 00권 읽겠다! 하지만 작심삼일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요. 밀리의 서재는 이런 고객들이 어떤 문제를 겪을까에 집중했습니다. 밀리의 서재 서영택 대표님은 인터뷰에서 '한국 출판 시장은 여전히 저자가 쓴 활자 중심 책 안에만 머물러 있다. 꼭 종이책을 읽어야만 독서인가. 난 책을 고르기만 하는 것도, 베스트셀러가 뭔지 검색하는 것도 독서의 범주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즉, 종이 활자에만 머물러 있는 출판계와, 종이 활자 자체에 부담을 느끼는 고객이 만나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데서 문제점을 찾은 겁니다. 


밀리의 서재의 문제는 다독가들이 고민하는 '어떤 책을, 얼마에 사는가?'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더 넓은 고객층, 즉1년에 1권 읽는 사람들에게 있습니다. '책을 어떤 방식으로 읽던, 책 자체를 더 가깝게 접하고 다양한 콘텐츠로 접하고 싶어 한다. ' 로 새롭게 정의했습니다. 


 



기존에 존재하던 해결 방식을 어떻게 해결하는가?

책 한 권보다 저렴한 가격, 9900원으로 무제한 이용


밀리의 서재 이전에는 한 권 당 지불하는 방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출판 업계에서는 5%가 90%의 책 판매량을 만들어 내고, 65%의 일반 대중들이 일 년에 책 한두권 정도 사들이고, 30%는 아예 책을 안 삽니다. 


왜 95%는 안 살까요? 

광화문 교보문고는 사람이 항상 넘쳐나는데 사는 사람이 적다는 게 충격적인데요. 65%의 대중으로서 말하자면,  한 번에 많은 책을 사는 것에 금전적 부담을 느껴요. 그래서 책 한 권 정도 사게 되는데, 이걸 읽지를 않으니 다음 책을 안 사게 됩니다. 그래서 밀리는 기존에 한 권씩 사던 방식을 깨고, 한 권의 가격으로 5000권 이상의 책을 서비스하기 시작했습니다. 

앱을 통해 다양한 책을 구경할 수 있도록 하고, 언제 어디서나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이북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책을 꼭 읽지 않아도 책 자체를 가까이할 수 있도록 유저가 참여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많이 만들어 두고, 독서 활동에 친숙해질 수 있도록 구독 기간 동안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합니다. 




고객이 사랑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충분한 고객가치를 만들어내는가?

독서를 습관화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 


독서가 어려운 유저들을 위해 밀리의 서재는 다양한 양식으로 책을 가공합니다. 이병헌이 읽어주는 책을 들으면서 잠을 자고, 채팅으로 소설을 가볍게 읽어보라고 다소 파격적인 방식으로 독서를 권유합니다. 유튜브처럼 라이브를 통해 크리에이터와 한께 생방송, 라이브 채팅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독서에 부담을 느끼지만 생활화하고 싶은 유저를 위해 가볍고, 참여 가능한 활동을 많이 만들어 두는 건데요. 그냥 둘러보고 듣고, 클릭하는 것만으로도 독서를 할 수 있도록 고객의 부담감을 낮춰줍니다. 이런 밀리의 서재,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취향에 맞는 책을 추천해주고, 책 읽으면 칭찬해줘요. 


혼자 독서하면 갈수록 의지가 꺾이는데 밀리의 서재는 그 부분을 정확하게 알고 있습니다. 독서 통계를 통해 얼마나 읽었는지 확인하고, 리포트를 통해 언제, 어떤 종류의 책을 읽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책 읽는 습관을 밀리와 함께 만들어 갈 수 있어요


또, 다른 유저들의 리뷰, 후기를 볼 수 있어서 함께 독서한다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서재 꾸무지, 서재 공유 같은 커뮤니티 서비스도 인기가 많다고 하니 확실히 고객을 내부에 잡아둘 수 있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기업은 해당 고객을 통해 어떻게 수익을 창출해내고 있는가 (Business Model & Pricing)

(1) 전자책 구독 비용, 9900원 

앞서서 설명한 것처럼, EBOOK과 내부 콘텐츠를 볼 수 있습니다. 


(2) 전자책 + 종이책 정기구독

이후에 밀리가 내놓은 요금제로 2달에 1번 한정판 종이책을 볼 수 있다. 인기 작가인 김영하, 김 초엽이 밀리의 서재에서만 서비스되는 책을 발간하고 이 책을 배송해줍니다. 


(3) 판권료 계산은?

밀리의 서재는 신간의 경우 15회 열람 때마다 구간의 경우 25회 열람 때마다 각각 1권의 전자책이 판매됐다고 계산하는 방식을 따릅니다. 다만 이 같은 정산방식은 출판업계의 반발로 이어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출판사와 작가에게 전달되는 수익과 인세는 줄게 된다는 주장이다. 

(출처:https://paxnetnews.com/articles/75868)




그 문제를 가지고 있고 그 해결책을 좋아할 수밖에 없는 고객이 얼마나 많은가


http://www.dailytw.kr/news/articleView.html?idxno=20996

95% 고객 

2022년 4월 기준 MAU는 43만 명입니다. 점점 유저가 확대되고 있으며 매출은 2021년, 2020년 대비 61% 성장했습니다.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걸 봤을 때 95%의 고객을 목표로 하는 전략이 잘 통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밀리의 서재에서는 완독 시간이 긴 소설, 에세이를 많이 읽고, 완독 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보아 유저들이 독서를 더 가까이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책을 읽지 않는 이유를 보면 1위가 다른 콘텐츠 이용, 2위가 시간이 없어서, 3위, 습관을 들이지 않아서입니다. 이 3가지 문제를 모두 밀리가 해결하고 있습니다. 다른 콘텐츠의 경우 유튜브, 인스타그램이 많은데 밀리 내부에서도 커뮤니티,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계속 머무를 이유를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2위의 경우에도 오디오 북, 챗 북을 통해 가볍게 일을 하면서 독서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며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3위 역시 내부 통계, 게이미피케이션을 통해 지속적인 습관을 들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콘텐츠 생산자 (책, 영상, 오디오 등)

밀리의 서재는 잠식되고 있던 출판업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책뿐만 아니라 오디오, 영상으로 가공해 콘텐츠로 유저에게 제공하고 있어 콘텐츠 생산자들 역시 주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자신의 IP(지적 재산권)을 활용해 콘텐츠로 가공하니 부가적인 수입을 올릴 수도 있으며 출판계 콘텐츠 생산자가 도움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을 해내는 데 있어서 다른 경쟁자들이 쉽게 카피할 수 없는 차별적인 경쟁우위가 있는가


사실 밀리가 독서 앱 1위는 아닙니다. 압도적 1위는 리디북스인데요, 타겟이 조금 다릅니다. 밀리의 서재는 전체 도서가 정기 구독을 통해 서비스되지만 리디는 개별 구매 도서가 훨씬 많습니다. 정기 구독 (리디 셀렉트)도 있지만 로맨스, 판타지, 만화 등 장르물이 인기가 많습니다. 카카오 웹툰, 페이지처럼 도서 외의 소설이 더 인기가 많고 여기서 대부분의 매출, 이용자 수가 발생합니다. 

출처: 밀리의 서재


정기 구독 서비스로 좁혀서 본다면 밀리는 차별적인 서비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독서 자체에 습관을 들이고 싶은 유저라면, 밀리의 서재가 골라주는 책, 오디오, 챗북, 라이브 등을 활용하면 그만입니다. 적어도 95%이 비 독서인구에게는 밀리의 서재의 트렌디한 독서 서비스가 매력적입니다. 리디, YES 24는 기본적인 이북만 제공해줄 뿐, 이외의 콘텐츠가 거의 없습니다. 가볍게 독서하고 싶은 대중들에게 밀리의 서재는 지속적으로 이용할 이유가 있는 서비스입니다. 




밀리의 서재는 PMF를 찾았다. 하지만...


밀리의 서재는 독서를 어려워하는 95%를 위한 시장에 정확하게 정착했습니다. 지니뮤직은 KT를 인수했는데요, KT가 밀고 있는 구독 경제를 키우기 위함입니다. 밀리의 서재는 이제 모든 사람들이 즐겨하는 취미를 지원하는 서비스로 인식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목표도 리디, 예스 24가 아닌 유튜브, 넷플릭스라고 합니다. 독서하는 것 자체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서와 연관된 콘텐츠를 즐기고, 자주 접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죠. 그런 측면에서 밀리는 PMF를 찾았습니다. 


하지만 독서에 익숙해진 사람들에게는 밀리의 서재가 번잡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애초에 가벼운 독서를 위해 만들어진 목적이 있으니, 독서 자체에만 집중하기는 어렵다는 것이죠. 가격도 리디, 예스 24 구독권에 비해 비싸 독서 자체에만 집중하고 싶다면 옮겨가는 상황도 있을 수 있습니다. 


또, 확장에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 콘텐츠 사업은 IP (지적재산권) 사업과도 연관되어 있습니다. 웹툰 '지금 우리 학교는'이 영상화된 것처럼 IP를 가지고 할 수 있는 사업은 무궁무진합니다. KT도 밀리의 서재의 IP를 활용해 OTT 사업에 뛰어들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요. 그런 면에서 밀리의 서재가 가지고 있는 IP는 리디 북스나 타사에 비해 너무 적고 파급력도 약합니다. 밀리의 서재가 구독을 통해만 이뤄지는 다소 폐쇄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밀리의 서재는 시장 내부에서 팔릴 만한 상품을,  타겟 고객의 핏에 맞게 제공해 PMF를 달성한 서비스입니다. 시장을 읽고 해석하는 게 서비스의 성패에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다시금 드는 사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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