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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빵 굽는 타자기 Aug 20. 2021

정리를 하고 나니 성공하려는 힘이 생겼다

<부자가 되는 정리의 힘>을 읽고...

1년 전에 읽었던 <부자가 되는 정리의 힘/윤선현 지음>을 다시 펼치고 곱씹어보게 되었다. 책 제목처럼 정리를 하면 부자가 될 수 있는 건가... 처음에 읽었을 때 들었던 의구심이 다시 읽으니 납득이 되는 부분이 있고, 이 책과 함께 수다를 떨고 싶은 마음까지 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말 중에서 '가만히 앉아 있는 사람에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 기회는 노력하는 자만이 가질 수 있는 것처럼, 부지런히 움직이는 사람에게만 좋은 일이 생긴다는 뜻이다. 우연인지는 모르겠지만 '운'이라는 단어는 한자로 '運(운전할 운)'으로 '움직이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움직일수록 작은 성공의 경험이 만들어지고, 작은 성공은 다음 성공을 불러온다.(39쪽)"


나는 뭘 하는 김에 다른 뭔가를 함께 하는 것을 좋아한다. 양치질을 하면서 청소솔로 세면대 물때 지우기, 외출하기 전에 대충 정리하고 로봇청소기 돌리기, 요리하면서 주방 TV로 경제 뉴스 보기, 안마 의자 하기 전에 요가 하기, 좋아하는 드라마 보면서 빨래 개기 등. 하기 힘든 일도 쉽게 할 수 있는 것들과 함께 시작할 수 있다는 걸 체험하고 나니 집안일, 운동, 경제 뉴스 보기가 전보다 쉬워졌다. 그리고 한 번, 두 번, 세 번 쌓이니 저자의 말대로 그것이 작은 성공의 경험이 되고, 작은 성공이 또 다른 좋은 습관을 만들어주고 있다.


습관 얘기가 나오니 잠시 남편 이야기를 할까 한다. 불과 6개월 전만 하더라도 음식물 쓰레기 버리는 문제로 부부간의 다툼이 잦았다. 음식물 처리기를 구입할까 하다가 여러 가지 설치와 환경 문제를 생각하다가 포기한 내게 남편은 마치 위로를 하듯이 앞으로 자신이 매일 음식물을 잘 비워주겠노라고 약속했다. 그 무렵 건강검진을 했는데 남편 혈압이 170/120에 이르렀다. 남편은 고혈압 약 대신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러 나간 김에 22층 우리 집까지 계단 오르기를 하겠다고 호언장담했다. 며칠하고 그만두겠지 싶었는데 6개월 지난 지금까지 음식물 쓰레기 버리기 전에 설거지까지 도맡아 하고, 22층 계단 오르기를 6~7번까지 하고 있다. 요즘에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존경심까지 들 정도다. 매일 꾸준히 운동을 한 결과 남편의 현재 혈압은 120/90으로 정상 수치 가까이로 내려왔다. 나는 내가 직접 경험하지 않았지만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는 걸 시작으로 나와의 집안일 갈등을 해결하고 건강까지 되찾은 남편을 통해서 한 번 만들어진 습관의 힘이 정말 대단하다는 것을 느낀다.




"지금 쓰지 않는 물건은 미래에도 쓰지 않을 확률이 90% 이상이라고 확신하지만, 그래도 나중에 필요했을 때의 후회가 두렵다면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단기간에는 자신이 한 행동을 후회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자신이 한 행동보다는 하지 않는 행동을 더 오래 기억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 물건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해결 가능한 문제이나 순간의 후회가 두려워 현재의 여유, 쾌적함, 편리함을 포기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68쪽)"


3년 전 미니멀 라이프에 입문해서 우리 집에 있는 짐 절반 가까이를 버리고, 나눴다. 그 과정에서 남편과 아이의 동의를 구하지 못한 채 비워서 분란이 있긴 했지만 지금은 그렇게 버렸던 짐들을 왜 버렸을까... 정말 후회는 1도 없었다. 오히려 너무 많이 비워서 다시 채우려고 했던 시행착오를 겪긴 했지만 많이 비운 결과, 가족들의 고질적인 비염이 많이 좋아지고, 쾌적하고 편안해진 집에서 만족감을 느낀다.


어제 꾸마가 양치질을 하면서 내게 말했다.


"엄마, 우리 집이 점점 좋아하지는 것 같아."


나는 이런 아이의 칭찬에 날아갈 듯 기분이 좋다. 이사를 간 것도 아니다. 30평대로 이사 가지 못했던 불만은 사라지고 6년 넘게 똑같이 살고 있는 20평대 집이 점점 좋아진다는 아이의 말에, 평수 넓은 집이 다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집에 불필요하고 설레지 않는 것들을 처분한 뒤에, 가족들이 원하고 좋아하는 것들로 채워진 집은 매일 행복하게 만드는 게 확실하다.




"딱 5분만 하는 것이다. 복잡하고 힘든 일일수록 시작조차 하기 어렵다. 그럴 때 딱 5분만 하자고 마음먹으면 어떤 복잡한 일이라도 일단 시작할 수 있게 된다. 막상 머릿속으로 생각할 때는 어려운 일도 뚜껑을 열어보면 간단히 끝낼 수 있는 일임을 알게 되는 경우도 있고, 5분만 하자고 마음먹었는데 1시간이 넘게 몰입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204쪽)"


"오래 생각하지 마세요. 지금 당장 시작하세요.

사람들에게 정리 미션을 제시할 때 빼놓지 않고 넣는 마지막 문구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어지럽혀진 거실을 바라보며 '치워야 하는데'라고 생각만 할수록 미루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일단 행동하기 시작하면 생각이 정리되고 점점 추진력이 생겨나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몸이 잘 움직여지지 않는다면 타이머를 활용하자. 5분이라도 타이머를 맞추고 나면, 째깍거리는 소리가 당신을 격렬하게 움직이게 할 것이다.(234쪽)"


"입었던 옷을 가지런히 걸어두기 좋은 때는 외출해서 돌아온 직후다.

세면대의 물때를 제거하기 가장 좋은 때는 아침에 샤워를 하면서이다.

쓰레기를 버리기 가장 좋은 때는 쓰레기를 발견했을 때이다.

먼지를 닦아 내기 가장 좋은 때는 먼지를 발견한 순간이다.

식품의 유통기한을 표시하기 가장 좋은 때는 장본 직후다.(242쪽)"


브런치에 이렇게 글을 쓰는 것도 사실 쉽지 않았다. 하지만 브런치에 글을 쓰려면 글감이 필요한데 그냥 쓰려니 막막했다. 시작은 브런치에 들어와서 글쓰기를 누르는 것에 있지 않았다. 1~2주에 한 번씩 도서관에 가서 가족 각자 7권의 책을 빌리는 것이 시작이었다. 도서관 책 대여와 브런치 글 쓰는 작업의 상관관계를 어떻게 찾았냐고? 나는 아이와 도서관과 서점에 가는 걸 좋아한다. 3년 가까이 미니멀 라이프에 푹 빠져서 사실 그것과 관련된 책을 많이 읽었고, 지금은 재테크에 관심도 생기고 좋은 습관에 관한 서적들을 읽고 있다. 고백하자면 책을 읽고 감명받는 부분이 있었지만 그냥 덮고 끝이었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내가 읽은 책을 다른 사람과 나누고 이야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렸을 때 썼던 독서감상문 형식이 아니라 이름 짓기는 애매하지만 뭐 책 읽고 수다 정도? 어떤 것이라도 좋다. 이런 생각을 하고, 지난번부터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가는 부분을 표시해두 다음날 이렇게 브런치에 그 구절을 옮겨졌고, 내 이야기를 쓰게 됐다.


'같은 책을 읽고 나눌 수 있는 독서 모임에 참가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그런데 책 선정 과정에서 내가 원하지 않은 책을 굳이 읽어야 하나 싶고, 정해진 시간에 책을 읽어야 하는 부담감이 컸기에 독서 모임은 시도조차 못했다. 변명처럼 내 독서는 그냥 읽는 것에서 멈췄다. 아직 몇 번 일명 '책 읽고 수다' 글을 쓰지 못했지만 몇 명이라도 내 글을 읽고 비록 쌍방은 아닐지라도 수다 떠는 느낌을 받는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매일 5분이라도 글을 쓰자고 막연하게 생각만 했던 내가 이제는 내게 있는 좋은 습관을 찾고, 그 습관을 더욱 확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사실 나는 무계획적이고 끈기가 부족하다. 하지만 한 번 시작한 일은 끝장을 보고자 하는 오기 같은 성실함을 가지고 있다. 그 성실함을 무기로 앞으로도 브런치에 이런 글들을 쓰고 싶다. 내 안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풀 곳을 찾았다는 것만으로 가슴이 뛰고 설렌다.




"사람들이 부자가 되고 싶어 하는 궁극적인 이유도 미래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고,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는 자유를 얻고 싶기 때문이 아닐까? 티베트 속담 중에 "충분히 갖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이 부자다"라는 말이 있듯이, 진실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즐기고, 그것을 구입할 수 있는 돈이 있다면 부자인 것이다.(261쪽)"


내가 요즘 내 책상 가까이 적어둔 이스라엘 속담이 있다. "부자가 되는 한 가지 방법이 있다. 내일 할 일을 오늘 하고, 오늘 먹을 것을 내일 먹어라" 매일 실천하지는 못해도 이 속담에서 말해준 방법대로 하면서 '나도 이러다가 부자 되겠네'하면서 기분이 좋아지곤 한다. 마감이 임박해야 원고를 썼는데 요즘은 되도록 마감 전날 쓰고, 오히려 마감하는 날엔 쫓기는 기분 없이 편안하게 쉰다. 그리고 코로나19와 함께 야식을 많이 먹은 덕분에 살도 찌고, 건강이 좋지 못했는데 6개월 전부터 되도록 야식을 먹지 않는다. 아직까지 많이 힘들다. 밤에 드라마를 즐겨 보는데 왜 이렇게 드라마 속에는 맛있는 걸 그렇게 많이 먹는지... 슬기로운 의사 생활을 보면서도 PPL이니까 어쩔 수 없지 싶다가도 괜스레 드라마를 원망하기도 했다. 다행히 먹고 싶어 견디기 유혹 속에서 이 속담을 생각하면서 해답을 찾았다. '오늘 못 먹으면 내일 먹으면 되지 않은가'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참 자랑스러웠다. 오늘의 박탈감이 내일의 기대감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얼마 전에 끝난 상담 멘토 선생님의 말씀이 떠오른다.


"문제는 늘 찾아옵니다. 그때마다 못한다고 도망치지 말고, 자신의 능력을 믿으세요.

그리고 너무 애쓰지 말고 딱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세요!"

 

여전히 나는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고 알 수 없는 불안감에 휩싸일 때가 많다. 예전에는 부정적인 감정이 날 좀먹게 내버려 뒀다면 지금은 그 못난 감정을 끊어내려고 한다. 나는 지금 달라지고 있다. 그것만으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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