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한 이야기
성인이 되고 대학생이 되면서 자연스레 부모님으로부터 독립을 했다. 하지만 언니와 함께였으니 완벽한 독립은 아니었다. 그로부터 수년의 시간이 더 흘러 ‘나홀로’ 독립을 하게 되었다. 몇 번의 자취방을 옮긴 후 지금의 거처에 머무르게 되었다 (완전한 내 집은 아니니 머무른다는 표현이 적절하겠다)
혼자 살게 되니 누군가 나 대신해 줬던 것을 스스로 해야만 한다. 마치 하나의 퀘스트를 클리어하고 나면 두 번째 퀘스트, 셋, 넷,, 끊임없이 크고 작은 사건들이 발생했다. 자질구레한 세금을 내는 일부터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다거나 계약서를 쓰는 등 누군가에게 의존하고 수동적이어도 가능했던 상황에서 이제는 스스로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나만이 감당해야 하는 일들이었다.
조금 더 작은 퀘스트를 말해볼까.
형광등을 새로 가는 것, 분리수거, 어떻게 살림을 꾸리면 더 윤택할 수 있는지, 층간소음을 겪을 때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누군가와 상의는 할 수 있지만 결정과 실행은 오로지 내 몫이다.
이번 집으로 이사 올 땐 지난 유독 내 손을 거쳐간 것들이 많았다. 새로 구매한 것들도 많고 책임져야 할 것들도 늘어났다. 그만큼 애정도 커지고 주인의식도 생겨났다. 책임감은 생겼지만 그것들이 내게 그리 무겁지는 않다. 스스로 선택하고 만들어가는 내 삶만큼 더 나 자신에 만족스럽고 자유로워졌기 때문이다. 무엇에 기대고 의지하는 것은 그 상황에서는 잠시 편할 수 있지만 그러면 온전한 내 것이 되지는 못한다.
내 삶을 제대로 살려면 진정한 독립이 반드시 필요하다. 누군가 코치해 주는 아바타 삶이 아니라 정말 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내가 무엇에 가치를 두며 살아가는지 심사숙고하여 스스로의 방향을 찾아갈 때에야 나는, 우리는 더 후회 없는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이제 뺄래 개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