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오 앨범의 아주 늦은 리뷰
'나만 알고 싶은 밴드'에서 무한도전(언제적 무한도전..) 이후로,
'모두 알고 있는 밴드'로 급부상한, 밴드 혁오.
예전 자신의 공연에 온 관객들에게 양꼬치를 직접 구워주던 모습은
이제 찾기 어려워졌지만, 여전히 작은 공연장 위주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세기에는 크라잉넛, 델리스파이스를 필두를 한, 펑크와 모던락의 시대였다. 대체로 급진적이거나, 애매모호한 의미들이 난무하는 의미도 모른체 '말 달리자'라는 절제되지 않은 자유분방함과 새시대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했다면..
21세기 인기 인디밴드들은 현실을 상황과 감정을 그대로 드러냄을 많이 말하고 있다. 한때 인디계의 서태지로 불렸던 장기하와 얼굴들이 그랬으며, 10cm, 옥상달빛 등.. 청춘의 현실과 좌절감을 많이 그려냈다.
혁오의 음악도 그러한 연장선상에 놓여있다.
누구에게는 '좋은 시절'이지만, 그들은 '온전히 불안'하다.
혁오의 프론트맨인 오혁이 기독교 모태신앙인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을것이다(그가 지금도 신앙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른다). 그의 곡 곳곳에 그가 기독교인인(혹은 였었던) 흔적들이 여럿나타나는데,
무한도전에서 정형돈과 같이 불렀던 '멋진 헛간'은 성경의 '돌아온 탕자'이야기가 모티브가 된것이며, 이번 23앨범에 수록된 '가죽자켓' 'Jesus lived in a motel room', 이라는 곡에서도 찾아볼수 있다.
여타 기독교 음악인들이 자신의 신앙을 음악으로 표현할때,
우리가 흔이 접하던 방식은 bewhy이 같은 내용의 음악들이다.
'지금의 삶을 믿음으로 이겨내고, 그분이 주신 은혜를 누리고 감사하고 감격해 하는 것.' 그의 음악속엔 잠시 불안함은 있을지 몰라도, 금새 신앙의 힘으로 이겨낸다. 이러한 메시지는 한국교회에서 선포되는 설교의 중요한 메시지와 크게 다를게 없다.
가끔 비와이를 들으면 '설교 한편' 듣는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한다.
'무릎을 꿇을지언정, 엎드려지지 않아.'라는 가사에 감동받기도 했다.
그를 보면 늘 자신감에 차이는것 같다. 신앙인의 '롤모델'을 보는것 같기도 하다. 스스로 자신을 롤모델이 될거라고 하기도 했으니깐..
혁오는 자신들의 음악을 통해, 다른 신앙인의 모습을 표현한다.
그들은 신앙인 없는 사람들과 똑같이 불안하고, 방황한다.
그들은 안정감을 원하고, 신이 그들와 함께 해주길 바란다.
그들은 연약하고, 실수하기가 쉬우며, 부서지기도 싶다.
때론 파괴적이고, 때론 파괴당한다.
오혁은 이번 앨범의 주제가 youth라고 말했다.
그들이 보기에 기독교인조차 '불안함'을 해결할수 없다.
그들은 불안함 속에서 신의 존재를 끊임없이 갈구한다.
Jesus lived in a motel room 이란 곡은
낮은 곳에 임하시는 하나님이라는 주제이며, 만약 예수님이 오시면 비싼 호텔에서 주무시는게 아니라, 허름한 모텔에 머무르실것 같다는 생각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역시 곡의 분위기도, 마치 모래바람이 휘날릴듯한 텍사스의 어느 허름한 모텔의 분위기와 많이 닮아있다. 그 곡에서도 역시 인간은 누군가 기댈수 있는 존재를 찾아헤맨다.
비와이의 곡은 믿음의 군사였다면,
혁오는 목자를 찾아헤매는 길 잃은 양의 모습이다.
기독교인은 이러한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전에 사역했던 교회의 담임 목사님은 '불안함'을 '죄'로 여기셨다.
하지만, 그건 죄가 아니다라는게 확실하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에, '불안' 할수 밖에 없는 존재인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신'을 찾는다.
청춘들 역시 불안하다. 그들이 꼭 좋은 시절을 보내는건 아니다.
그 시절이 빨리 지나갔으면, 끝났으면 하는 청춘들도 많다.
청소년과 청년층의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인걸 생각하면,
결코 그들은 현재 '좋은 시절'이 아닌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