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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ttleJune Mar 04. 2021

적응되지 않는 '새로운 시작'

사람은 낯선 것, 새로운 시작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것 같아

 잠에서 덜 깬 눈으로 TV 리모컨을 찾아 뉴스를 틀었습니다. 전국의 학교가 동시 등교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어린 시절 신학기는 설레는 마음과 알 수 없는 불안감이 공존했던 것 같습니다. 새로운 친구들과 담임 선생님은 어떤 분 일지 궁금하기도 하고 내 짝은 누가 될지 설레었던 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새로운 공간과 미묘하게 바뀌는 일상이 두렵고 거부감이 들었습니다.



성인이 된 지금도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새로운 학교에 강의를 나가게 되거나 새로운 작품에 참여할 때면 즐거움과 불안감이 공존합니다. 완벽하게 준비된 커리큘럼과 작업물을 품 안에 안고 있어도 불안감은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습니다.


 새로운 시작에 대한 불안을 조금이라도 없애보고자 나 자신을 관찰하고 발전해나가기로 했습니다. 아주 작은 일이라도 해보지 않은 영역은 머뭇거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고 작업이 시작되거나 만남이 이루어졌을 때 비로소 나의 능력에 대한 신뢰, 상대방에 대한 신뢰로 안정을 찾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음악대학에 입학해 한창 슬럼프에 빠져있던 저에게 전공 교수님께서 하신 말씀이 지금도 기억이 납니다.


“사람은 낯선 것, 새로운 시작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것 같아. 새로운 연습은 항상 어렵고 더디기 때문에 두렵지. 그런데 잘하는 것만 반복하는 것은 연습이 아니야. 놀이에 불과하지. 보이지 않는 벽에 가로막힌 것 같다면 새로운 연습을 해보는 건 어떨까?”


새로운 것을 시작할 때면 여전히 불안하고 두렵습니다. 조금이라도 머뭇거릴 때면 교수님의 말씀을 떠올리며 한 발자국씩 조심스럽게 나아가 봅니다. 일이 잘 풀리지 않아도 됩니다. 새로운 경험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발판 삼아 또다시 한걸음 나아가면 그만입니다.



무엇인가를 시작할 때 불안감에 몸이 얼어 있을 때면 Logic의 Black spiderman을 듣습니다. 피아노의 선율이 세상을 밝고 아름답게 만들기도 하지만 멍하니 듣고 있다 보면 마음을 가다듬게 하는 가사가 들려옵니다.


Do what you love and don’t ever wonder what it could be
네가 사랑하는 일을 해, 그리고 어떻게 될지 궁금해하지 마 


나의 시작으로 이후에 생길 일을 모두 알 수는 없습니다. 일어날 안 좋은 일들 중 일부는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겠지만 일이 끝나갈수록 생각지도 못한 문제들이 일어날 겁니다.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 가만히 있을 수도 없을 노릇입니다. 매 순간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는 마음으로 한 걸음씩 나아갈 뿐입니다.


 오늘도 아침부터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새로운 방법을 찾아 다시 보완하고 만들어 나갈 뿐입니다. 짧게는 몇 주 길게는 몇 년이 지나면 오늘을 추억하며 새로운 대처능력과 능력을 익힌 오늘을 뿌듯해할 거라 생각합니다.



- Logic - Black SpiderMan / https://youtu.be/sxjC4CNG3_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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