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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용희 Jan 05. 2022

구지봉에서 바라본 김해 풍경

벅차오르는 감동을 느낀 순간

  무더운 어느 여름날이었다. 김해 여행을 떠난 내가 가보고 싶었던 곳은 학창 시절 가봤을 '수로왕릉'이었다.


  처음엔 낯선 느낌도 있었으나 이내 익숙해져 편하게 둘러보았다. 수로왕릉을 보고 나오니 김해에 가볼 곳을 한 번에 모아놓은 큰 지도가 있었는데 그중에서 '수로왕비릉'에 눈길이 갔다. 보통 같이 붙어있기 마련인데 떨어져 있다 보니 궁금함이 커졌다. 그렇게 수로왕비릉을 향하게 된다.


 초등학생, 중학생 때 '메이플 스토리'라는 게임을 했었는데 그 안의 퀘스트를 해결하는 것처럼 장소를 옮겨 다니는 내 모습이 게임 속 캐릭터 같고 재밌었다. 물론 아이템이나 돈 등의 주어지는 보상은 없었으나 새로운 경험과 흥미를 얻은 것에 만족했다.



 

 입구로 들어가 저 멀리 바라보니 수로왕비릉은 언덕 위에 있었다. 왜 그럴까에 대한 생각은 3초 정도만 가졌다가 이내 걸음을 내디뎠다. 올라가며 발견한 파사석탑에 흥미로운 이야기가 담긴 것을 보고 QR 코드를 읽히니 관련 이야기를 들려줬다. 과장을 조금 보태서 김해라는 마을에서 하나의 게임 캐릭터로 빙의된 듯했다. 가상현실에서 더 나아간 메타버스와 같은 느낌이랄까.


 김해 주변을 둘러보니 역사적 이야기가 담긴 대상에 대해서는 설명해주는 글과 QR 코드도 표기해두었고 폰으로 읽어내면 링크를 타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알찬 여행을 해보자는 생각에 보이는 것마다 다 들어본 것으로 기억한다.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안내 오디오에 번호를 눌러듣는 것과 같은 느낌이었다. '세상 참 좋아졌다.'라고 하면 아재라고 불리려나. 여하튼 새삼 흥미로웠다.



 이야기를 듣고 움직이다 수로왕비릉을 바라본 방향에서 왼쪽 옆으로 길이 나있었다. 더운 터라  더위를 잠시 피하기 위해 그늘 속으로 쭉 걸어갔다. 그곳이 '구지봉'으로 이어지는 길인데 가면서 뒤를 돌아보니 김해의 전경이 한눈에 펼쳐졌다.


 아래에는 아주 먼 옛날 지어진 한옥과 같은 건축물에서부터 중간에는 익숙한 주택들이, 그리고 그 위에는 높은 빌딩이나 아파트가 꼿꼿하게 서 있었다. 과거에서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이어지는 모든 모습들이 담겨있었다. 바라봤던 순간 형용할 수 없는 묘한 감정이 느껴졌고 표현 못할 감동이 벅차올랐다. 광활하게 펼쳐진 모습에 쌓여있었던 스트레스가 풀리는 느낌이었고 중간중간 자기 자리를 잡으며 주위와 조화롭게 있는 모습에서 안정감과 따스함이 느껴졌다.


 지인들 중에서 김해를 여행한다면, '구지봉'을 제일 먼저 추천해주고 싶다. 등산을 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것처럼 속이 뻥 뚫리는 것을 느낄 수 있으니.


  또다시 김해로 여행을 가게 되면 구지봉에 들려야겠다.


구지봉에서 바라본 김해  풍경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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