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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용희 May 21. 2022

공항, 여행의 시작

여행 시작의 설렘을 주는 공항

 많은 이들이 영화 '러브 액추얼리'를 봤을 것이다. 명절 특집에 '나 홀로 집에', '해리포터'와 같이 꼭 틀어주는 영화 중에 하나일 정도니 대부분 한 번쯤은 봤을 거라 생각한다. 스케치북에 마음을 담은 글을 써서 고백하는 장면을 포함해서 여러 명장면들이 많다.


 '러브 액추얼리' 영화 도입부는 정말 인상적이었다. 우선, 영화 평을 하려고 이 글 쓰는 것은 아니다. '공항'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영화가 시작하며 영국의 히드로 공항에서 연인, 가족, 친구 등 여러 사람들이 만나는 실제 모습들이 영상으로 담겨있다. 눈물을 글썽이거나 환희에 가득 찬 표정으로 포옹하고, 뽀뽀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등 재회하는 모습을 보며 괜스레 마음이 따뜻해진다. 이렇듯 공항은 어느 누군가에게는 희망, 감동 그리고 행복을 선사해주는 곳이다. 물론 떠나보내야 하는 '떠남' 혹은 '이별'도 있으나, 그 순간은 서로를 향한 사랑을 느끼게 해 주므로 따뜻한 마음을 나눈다는 것에 공통점이 있다.


 본격 영화가 시작되기 전 내레이션이 울려 퍼진다.

'Love actually is all around(사랑은 사실 모든 주변에 있다)'


영국 히드로 공항 사진

  만나는 것 외에도 떠나는, 출발하는 곳으로의 '공항'도 의미가 남다르다. 특히 해외든 국내든 여행 떠나는 사람들에게 시작을 알려주는 상징적인 장소가 아닐까 싶다.


여행을 계획하기에 앞서 '비행기 표'를 사는 것이 먼저 듯, 

여행을 실행하기에 앞서 시작, 출발을 위해 공항에 도착해야 한다. 


 생각해보면 공항에 없는 것이 없다. 조금 정정해서,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다. 비행기 탑승하기 전까지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패스트푸드점에서부터 여러 밥집까지 있고(공항마다 다르지만 다양하다), 커피 한잔의 여유를 누릴 수 있는 카페는 물론이다. 그리고 여행 가서 아프면 서러우니깐 비상약들도 판매한다. 소비를 위한 백화점 수준의 각 매장들도 있는데 면세 가격으로 살 수 있어 조금 더 저렴하게 구하는 소소한 낙이 있다. 어디 그뿐이겠는가. 빈 시간들을 채워줄 마음의 양식이 듬뿍 담긴 서점도 있다. 문득 이탈리아, 독일 여행을 떠나기 전 미리 사두었던 가이드북을 회사에  두고 갔던 날이 떠오른다. 급하게 퇴근하느라 서두르다 보니 실수하고 말았다. 다행히 인천 공항 내에 큰 서점이 있었기에  다시 살 수 있었고 똑같은 책을 산 기억이 아련하다. 당시에는 스스로가 참 바보 같았지만 여행 떠난다는 생각에 다시금 괜찮아졌다. 나름 스스로 꼼꼼한 사람이라 과대평가했던 나에게 약간의 주의만 주고 금세 잊어버렸다.


여행 출발 전, 공항에서 비행기 드로잉


 회사 다니며 아직까지 해외, 국내 출장을 가본 적 없고, 회사 다니기 전에 유학을 위해 비행기에 오른 적도 없다. 그래서 아직까지도 공항은 나에게 여행 떠나기 직전 '설렘'이라는 좋은 기분을 선사해준다. 대학생 시절에 유럽 여행을 떠날 때에는 어린아이가 아님에도 마냥 행복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직장을 다니면서 긴 휴가를 써서 해외로 떠났을 때에는 그 시간이 너무나도 소중하고 감사한 마음이 컸다. 긴 휴가라고 해도 일주일을 더 넘기기는 힘들기에 더욱 값진 시간이다. '시간의 여유' 차이가 제일 크지 않을까. 




 최근 들어 야외에서 마스크 쓰는 않아도 되고 각종 여러 영업제한 시간이 풀리면서 서서히 외국으로 떠날 수 있는 상황이 좋아지고 있다. 아직 가까운 주변에서 여행을 떠나는 사람을 잘 보진 못했지만 SNS에 둘러보면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꽤나 보인다. 정말 부러운 마음이 크다. 예전에는 거의 못 봤는데 조금씩 늘어나다 보니 조금 더 지나면 여행 떠나는 사람들 중 나도 언젠가 포함이 되지 않을까라는 상상에 상상을 더해본다. 


 늦지 않게 공항에서 여행을 떠나보고 싶다. 저 멀리 유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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