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용희 Feb 12. 2023

삿포로 여행 100배 즐기기(음식편)

일본 삿포로에서 어쩌다 먹방(3편)

 오타루에서 아늑한 힐링을 마치고 더욱 현대미가 가득한 삿포로로 향하게 된다.


 이전에는 시골 느낌의 아늑한 오타루였다면 이번에는 높은 건물들과 바쁜 현대인의 모습도 볼 수 있는 곳이 삿포로다. 사실 삿포로 하면 맥주가 떠오를 수밖에 없었다. 일본 여행 와서 거의 모든 끼니를 맥주와 함께하게 된다. 라멘집에서도 그렇고 텐동 집에서도, 양고기 집에서도 세트메뉴처럼 함께였다.


 여행할 때엔 주로 새로운 것들을 보고 즐기고 걷는 것을 제일 우선으로 하는데 삿포로에서는 이것뿐만 아니라 음식 먹방까지 하게 된다. 아니 먹방이 위주가 되었다. 이번 글은 아무래도 음식에 대한 얘기가 8할이 될 듯하다.


 오타루 쪽에서 기차를 타고 삿포로 역에 도착한 뒤, 숙소를 향해 걸었다. 일본 대중교통 이용이 익숙지 않다 보니 역에서 가급적이면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이 좋겠다 싶었다. 그만큼 시간도 확보되니 말이다. 비가 조금씩 내리긴 했지만 심하진 않았고 10분 내로 도착해서 체크인을 한 뒤, 짐만 놓은 채 나왔다. 정해진 체크인 시간보다 2시간 일찍 도착하여 짐을 맡기고 나오려 했지만 체크인까지 친절히 해주어서 고마움을 많이 느꼈다.


 

  늦은 점심을 해결하려 일본 라멘을 먹기 위해 근처 괜찮은 가게를 숙소 5분 거리에 찾아서 갔다. 


 점심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많았다. 제일 맛있는 라멘을 시키기 위해 대화를 시도해 봤으나, 언어의 장벽은 대단히 높았다. 서로 느낌으로만 물어보고 대답해 줬던 것을 토대로 추천해 준 라멘을 골랐지만 운명에 맡기기로하고 음식을 주문하게 된다. 돈을 넣고 직원분이 버스 티켓을 뽑듯 표를 뽑아주어 주문을 마무리했다.


 자리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며 구경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김이 모락모락 나는 라멘이 앞으로 다가왔다. 국물먼저 한입하고 '오 이거다' 하며 면들을 휘저어 확 잡은 뒤에 입속을 향했다. 약간 진한 카레베이스의 매콤하면서도 살짝 짠 라멘은 신기하면서도 맛있었다. 맥주를 곁들여주며 새롭게 맛을 계속 느낄 수 있었다.




 삿포로 여행을 검색하면 스스키노에 있는 니카상(Nikka)이 심심치 않게 나온다. 삿포로에서 꼭 한번 눈으로 봐야지 했던 곳이 니카상이었다. 오사카에 가면 글리코상을 보고 사진을 담아 오는 것과 같이. 스스키노 역을 찾아 도착하니 니카상이 눈앞에 있어 곧바로 사진을 찍었다. 주변에는 여러 가게들이 줄지어 있었고 수많은 차들과 사람들이 지나다녔다. 이곳이 부산의 서면과 같았고, 서울의 번화가와 같은 느낌이었다. 쭉 걸어 다니며 여러 가게들도 둘러보고 다음엔 무엇을 먹을지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며 고민했다. 다리도 휴식이 필요했기에.


 한국에서 많이 접하는 일본 음식 중에 본토의 맛은 어떨지 가장 궁금했던 메뉴가 라멘과 초밥, 텐동이었다.


  그렇게 일본에서 먹지 못했던 텐동을 열심히 검색해 보고 근처에 있는 한 가게에 이르렀다. 처음 들어갔을 때부터 뭔가 포스가 남달랐다. 튀김에 절었지만 싫지 않은 냄새와 모자와 흰옷을 걸치신 누가 봐도 요리사인 할아버지와 안내를 해주시는 할머니가 인상 깊었다. 마음 같아선 모든 튀김종류가 들어간 음식을 시키려 했으나, 다양한 음식을 먹기 위해서 간소화된 텐동을 시켰다. 물론 이번에도 맥주와 함께.


   

 텐동집 선택은 감히 최고였다. 일본에 있어서 그런 느낌을 더 받았는지, 로컬 가게 느낌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튀김이 정말 맛있었다. 맛있는 간장이 들어간 튀김옷을 입힌 것처럼 튀김자체가 단짠이 묻어나 정말 맛있었다. 간장은 짠 것이 일반적이지만 달달함도 갖고 있었다. 여태 먹어봤던 텐동 중에서 제일 맛있었다고 생각한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중에도 다시 가고 싶어졌다.

 


 어쩌다 보니 삿포로에서는 먹방 여행이 위주가 됐지만 볼거리들도 놓치지 않으려 했다. 


 어느덧 어두움이 자리 잡았다. 거리에 크리스마스 준비가 한창이라 화려하고 아름다운 조명 불빛들이 거리를 밝혀 주었다. 그 불빛들을 따라가다 보니, 계획에는 없지만 가볼 목록에는 있었던 '삿포로 TV타워'에 다다른다. 에펠탑과 느낌은 다르지만 아주 얼핏 보면 그런 비슷한 느낌이 있어 흥미가 갔다. 고층으로 올라가는 데에 1인당 1000엔이었는데 그렇게 아까운 생각은 들지 않아 지불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랐다. 위에서 바라본 풍경은 삿포로의 도시들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좋았다. 마치 파리의 샹젤리제거리를 보는 듯했다. 


 

 전망대에서 야경을 한눈에 담고 내려와 다시 걷기를 시작했다. 그렇게 삿포로 시계탑도 보고 근처 거리들을 둘러보며 충분히 걸은 뒤에 다음 목적지를 위해서는 택시를 이용했다. 시간을 절약하는 것도 적절히 필요 했기에 택시는 필수였다. 목적지는 바로 삿포로 대표 명소인 '비어가든'이다.


 저녁은 비어가든에서 양고기를 구워 먹는 것이었다.


 저녁식사로 정했으나, 예약의 필요성을 몰랐고 도착하니 도착한 시간대에는 모두 예약이 꽉 차있어서 이용할 수 없었다. 다행히 영어가 되는 직원분이 있어서 한 시간 정도 뒤 시간으로 예약할 수 있었다. 덕분에 밖에서 돌아다니며 비어가든 주위 구경도 하고 근처 대형마트안도 구경하고 왔다.


 비가 살짝 내린 뒤 차분한 온도로 가득 찬 거리에서 주위를 걸으니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시간 맞춰 가게에 들어가서 양고기와 맥주를 시켜서 하루의 마무리를 하게 된다. 가게 내부는 여러 곳이 있었는데 그중에서 한 곳을 정해주었고 내부는 고기 굽는 공장 마냥 넓고 사람이 또 많았다. 양고기를 직접 구워 먹으니 더욱 맛있었고, 양배추와 양파를 구워 더욱 달달해진 야채와 양고기 한 점은 배를 더욱 따뜻하게 해 주었다.


 든든한 먹방을 끝내 놓고 숙소까지는 도보 30분 정도 거리였지만 양심상 걸어가기로 했다. 차가운 공기지만 마냥 춥진 않았고 주변 도시 풍경들을 직접 보면서 느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삿포로에서의 먹방 여행은 성공적이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부산에서 일본 오타루까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