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금요일이다. 한 주의 마지막 근로일이자 주말의 시작을 앞둔, 일주일 중 가장 행복해야 할 금요일. 그런데 기분이 착 가라앉아서 올라오질 않는다. 창밖으로 보이는 우중충한 잿빛 하늘이 내 마음 같다.
마음처럼 되지 않는 일이 왜 이리 많은 걸까? "인생은 B(Birth)와 D(Death) 사이의 C(Choice)"라고 무릎칠만큼 명쾌한 정의를 내린 사르트르도 나처럼 선택의 순간마다 고민했을까. 선택은 늘 어렵다. 선택 이후의 결과에 대한 시나리오를 몇 개나 써보지만 머리만 복잡해진다.
개인적으로 떡볶이는 떡 보다 빨간 국물이 잘 베인 어묵이 더 좋다
마음이 아플 때, 우울할 때, 슬플 때는 떡볶이가 먹고 싶어 진다. 이럴 때에는 간장 떡볶이, 치즈 떡볶이 말고 매콤하고 단순한 기본 떡볶이가 제일이다. 떡볶이의 매콤한 소스가 충분히 베이도록 떡과 어묵을 떡볶이 국물에 꾹꾹 눌러서 후후 불며 한 입 넣으면 목구멍에서부터 심장으로 뜨거운 열기가 빠른 속도로 퍼진다. 효과 빠른 진통제처럼 마음이 금방 따뜻해지면서 정신이 번쩍 든다. 당면이 들어간 납작 만두나 김말이도 빨간 국물에 촉촉이 적셔 한 입 베어 문다.
세상 행복해진다. 머릿속 안개가 걷히고, 답답하고 침울했던 마음의 구름도 걷힌다. 먹는 순간만큼은 카타르시스의 절정이다.어떤 선택, 어떤 결정을 할지 고민되는 마음은... 에라 모르겠다. 주말 동안 푹 쉬고, 닥치면 초인적인 판단력이 생기겠지. 오늘은 오늘 선택으로 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