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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독맘 Dec 10. 2020

 크리스마스,  연말  그리고 코로나 Lock down

코로나가 급증하는 이 시기를 대처하는 독일의 선택

독일은 겨울이 시작되는 시점인 크리스마스가 시작되기 4주 전부터  어드벤츠 보헤(Adventswoche)라고 해서 기념하고 있다. 이 시기에는 미리 만들어놓은  선물 달력을 하루에 하나씩 열어볼 수 있고, 매주 새로운 촛불은 하나씩 켠다. 집안 식탁이나 탁자에는 커다란 초가 네 개 올려져 있고, 첫 주에 하나를 켜고, 그다음 주에는 두 번째 초도 함께 켜고, 마지막 주에는 4개읠 초가 다 켜지게 되면서 크리스마스가 다가왔음을 알리는 것이다. 이 외에도 다양한 장식으로 집 안에서 느낄 수 있는  크리스마스의 정취가 가득하다 아니, 가득했다.

 

집에서 벗어나 시내로 가보자.

장인들이 손으로 깎은 나무인형들이 즐비한 조그마한 상점들이 열리고  가족과 연인, 친구들에게 선물할 물건들로 가득한 상점들이 있다. 

시내 광장 한가운데에는 동네에서 제일 큰 트리를 세워 포근한 노란 전구 불빛과 장식이 어우러져 아... 크리스마스구나라는 느낌을 들게 하고, 따뜻한 글뤼와인(와인을 다양한 향신료와 함께 넣어서 끓여 마시는 와인) 향기가 온 거리를 채우며  사람들은 이 와인을 마시기 위해 일을 마치면 삼삼오오 광장으로 모여 글뤼와인을 마시며 이야기 꽃을 나눈다. 

허기가 지면 노릇노릇하게 구워져 가는 소시지에 빵을 넣은 음식을 먹으며 겨울의 추위와 어두움, 외로움을 이겨나간다. 이런 모습이 10년 넘게 독일을 살면서 봐왔던 독일의 크리스마스 풍경, 다시 말하면 겨울 풍경이었다. 


올해는 크리스마스 마켓을 열지 못하게 정부차원에서 금지하였고, 오후 3시 이후부터 조금씩 어두워지는 거리는 스산하기 그지없다. 


하루 2만 명 이상의 확진자가 늘어나는 추새인 만큼 정부차원의 통제 강도가 점점 강해지고 드디어 크리스마스에는 성인 기준 10명 이하의 가족만이 모일 수 있고, 새해 1월 1일에는 5명 이하의 그룹을 형성하는 것만을 허용한다. 당연히 불꽃놀이는 모두 취소, 금지다.

 

내가 살고 있는 바이에른 주는 독일의 다른 주보다 제한이 강한 편인데  오늘부터(12월 9일) 부득이한 상황만 외출을 허가하기로 했단다. 현재 그 부득이한 상황은 장을 보거나 직업적인 일로 움직이는 일 외에는 외출을 금지하고 있으며 저녁 9시에는 모든 상점, 바 들이 문을 닫게 된다. 참고로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기 위해 시내로 가는 경우 또한 부득이한 경우라 외출을 허가하고, 시내의 상점도 저녁 8시까지 문을 연다고 한다.  크리스마스 선물 구매가 참으로 부득이 한 상황이라니  조금은 아이러니하다. 그래도 선물을 사는 건 제약이 없다니 감사해야 하나?


크리스마스가  물론 예수님의 탄생을 기념하는 종교적인 의미도 있겠지만 그 보다는 독일이 춥고 스산한 겨울을 이겨나가는 방법 중 하나가 크리스마스를 4주간에 걸쳐 가지는 것이라  생각했었다. 유럽 중세 영화에서 나오는 유럽의 겨울은 안개가 자욱하고 뼈까지 쑤셔올 것 같은 추위가 화면 밖으로 느껴졌었고, 실제로 살고 보니 해가 짧아 3시만 넘어도 어두워지고 날씨가 흐린 날이면 오후 2시만 되어도 불을 켜야 하는데, 이런 흐린 날씨가 길면 3월까지 이어진다. 

 

그러니 겨울이 시작되는 첫 한 달을 조금은 따뜻하게 장식하고, 선물하고, 서로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은 독일 사람들에게 정말 중요한 일이었으리라.  

이러한 크리스마스 기간 중 1주일이 지났고 두 번째 어드밴스 주를 보내는 지금, 가족이 있는 나조차 외로움이 느껴지고 무기력 함으로 힘든 시간이 찾아오기도 하는데 혼자 지내는 어르신 들이나, 1인 가족들은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지 짐작하기조차 어렵다.  


지난주에 자원봉사 관련 기관에서 메일이 왔었다. 내용인즉슨 내가 사는 지역에 자원봉사 관련 책자를 배포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나도 도움이 되고 싶어 하겠다고 메일을 보냈는데 며칠 후에 답장이 왔다.  필요했던 분보다 더 많은 분들이 자원봉사를 원한다고 메일을 주셔서 일손이 넘친다는 글이 적혀 있었다.

춥고, 어렵고 힘든 시기지만 그래도... 아직은 따뜻하구나.. 얼어붙어 있는 상황인 것 같지만 그래도 자원봉사를 위한 일이라면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는 이 곳, 독일... 

빨리 코로나가 독감처럼 지나가는 그런 바이러스이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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