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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독맘 Jul 28. 2020

정말 버리기 힘든 것



남편과 나는  공통점이 적은 사람들이다.
행동이 느린 남편, 행동이 빠른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적어 칼을 아무 데다 두거나 창문을 자주 열어두고 기계류도 함부로 쓰는 나와 이와 정반대인 남편

그런 중에 한 가지 비슷한 점이 있다면 오래된 물건을 쉽게 버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2003년도에 언니에게 선물 받은 나팔바지는 바짓가랑이를 한번 찍어먹고 수선실에서 꿰맨  다시 입고 있고 손목이 해어서 너덜한 옷을 아직도 입고 있다.
남편의 경우 10년이 넘게 신은 신발을 재작년에 한국에서 밑창만 바꾸고 계속 신고 있고 옷들도 10년을 넘기는 셔츠들로 가득하다.
내가 버리지 못한  옷들은 언니가 소중하게 여기다  것들이거나 새로 사준 옷들이었고, 마음에도 들뿐더러 좋은 옷들이라 함부로 버리지 못했던 것이다.
워낙 쇼핑을  좋아하는 남편의 경우 한국에 다녀갈 때면 발에  맞는 신발이 있으면 같은 것을 여러 켤레 사고, 셔츠도 같은 디자인에 색깔  다른 것으로 사 왔다고 한다. 어머님과 같이 가서  물건들이라 가격대도 어느 정도 되는 품질 좋은 상품들이기에 독일에서 사는 물건과는 비교되지 않게 마음에 든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아직까지 소중하게 가지고 다닌 물건들은 내가 캐나다에서 1 동안  때도, 그리고 지금 독일에서 사는 동안에  사용하게 있다.
어떠한 물건에 의미를 부여하고 어느 한켠에 간직하면서 종종 사용한다는  어떤 의미일까?

 물건에 대한 소중함일까 아니면 선물로  혹은 사준 사람에 대한 소중함일까??
 물건들을 처음 받아서 사용했을 때의 기쁨을 잊지 않고 싶기에 버릴 수 조차 없는 걸까..?
넷플릭스에 상영 중인 정리하는 방법을 어드바이저  주는 프로그램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정리하는 물건이 바로 추억이 담긴 물건이다.
어쩌면  인류의 거대한 소비성향의  구석에서  그래도 가장 소중하게 자리잡고 있는 추억을 간직한 물건에 대한 감정이 있어 우리의 삶을 조금이나마 물질만능주의 속에서 벗어나게  주고 있나 보다.

오랜만에 단기 여행을 떠나면서 언니에게 받은 10  바지와  신발을 신고 어머님께 받은 스카프로 한껏 멋을 부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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