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바뀐 일상 5
2월 말부터 재택근무에 들어간 남편이 지난주에 자기네 회사도 단축근무를 시작한다고 했다.
독일에서는 코로나로 인해 사업장에 손해를 입거나 제품 생산 혹은 판매 부진으로 인해 경영난을 겪는 회사 직원에게 단축근무를 제안했다. 이런 단축근무가 3월 초부터 시작되어서 언젠가는 우리에게도 닥칠 일이려니 했는데 네 달이 지난 지금 우리 가족에게도 일어나게 되었다.
단축근무가 될 경우 제일 먼저 우려되는 것은 가족의 생계가 걸려있는 남편의 수입.
다행히도 독일에서는 단축 근무자를 위한 지원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데 그 방식을 남편의 상황을 예로 들면 주 40시간 근무로 계약하였으나 주 24시간으로 업무시간을 단축할 경우 회사 측에서는 24시간에 대한 임금 지불 의무가 있고 나머지 16시간의 60프로( 아이가 있는 가장의 경우 68프로)를 노동청(arbeitsagentur)에서 지급하는 방식이다.
실질적으로 그동안 받았던 월급 액수와는 크게 달라지지 않으면서 주 3일만 일을 하면 되는 상황.
남편의 업무팀은 화, 수, 목요일에 일을 하기로 결정했단다. 결과적으로 금요일부터 월요일까지 일주일의 4일을 쉰다는 것이다.
한국도 자녀를 둔 노동자를 위해 고용노동부에서 3월부터 6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인상했다고 한다.
워라밸 일자리 장려금은 전일제 노동자가 주당 40시간인 소정 근로시간을 15~35로 단축할 경우 정부가 사업주에게 임금 감소 보전금, 간접 노무비, 대체 인력 인건비를 지급하는 제도가 있는데 이번 코로나로 상한선이 40만 원에서 60만 원으로 올랐다고 한다.
가정이 없는 솔로들에게도 필요한 장려금인데 한국은 자녀를 둔 노동자에 한 한다는 것이 조금은 아쉬운 점이다.
우리 아랫집에 사는 솔로남은 매르체데스에서 일하다가 단축근무를 4월부터 시작했는데 몇 날 며칠을 쉬지 않고 자신의 차를 반짝반짝 윤이 나게 닦고 있다. 열심히 일 하디가 할 일이 없어져서 그런 건지 그동안 하고 싶었던 본인의 일인지는 모르겠으나 급여문제로 스트레스받을 일은 없는 솔로인 것이다
내가 지금 솔로로 살고있는 아랫집 총각 걱정할 때가 아니다
남편이 단축근무에 대해 이야기 꺼냈을 때 먼저 드는 생각은 이러다 직장이 사라져 실업자가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어쩌면 먼 장래에 일어날 수도 있는 상황에 조금은 두려웠으나 우리에게 주어진, 우리 가족을 위해 주어진 일주일 중 4일이라는 시간을 소중하게 잘 사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아직 장황한 계획은 없지만 천천히 소소한 행복을 만들어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