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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빨간약 Jul 23. 2024

표적시장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

포지셔닝 전략의 재해석

마케팅 전략 기획서에 흔히 포함되는 장표가 있다면 바로 '포지셔닝맵'이다. 시장을 품질, 가격, 이미지 등 2가지 축으로 구분하여 자사의 브랜드가 어느 지점에 위치하는지를 표시하고 시장 내에서 자사의 포지션을 정의하는 데에 사용한다. 하지만 수억 개의 품목이 국경을 허물고 빠르게 오가는 크로스보더 커머스 시대에 포지셔닝 맵에 내 제품의 점을 찍는 일은 무의미하다. 아마도 현시대의 포지셔닝 맵에는 이미 무수히 많은 점들이 빈틈없이 빼곡히 찍혀있을 것이다. 


'이 브랜드 = OOO'라고 생각되는 강력한 포지셔닝을 확립한다는 것, 고객의 마음속에 한 번에 떠오르는 '심상'이라고도 정의되는 포지셔닝 전략은 브랜딩의 성공 방정식이었음이 분명하지만, 이제는 시대에 맞게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상식이 틀렸다기보다는 순서를 뒤집어야 한다.


핵심은 CEP(Category Entry Point)라는 개념이다.  

어떤 카테고리(사용상황, 사용자 등 다양한 기준으로 분류될 수 있다)를 떠올렸을 때 특정 브랜드를 먼저 떠올리도록 하는 포인트이다. 이러한 CEP가 많이 연결되어 있을수록 강력한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음료 시장 부동의 탑을 지키고 있는 코카콜라는 매우 많은 가짓수의 CEP를 연결하고 있다. 단순히 '목이 마를 때' 뿐만 아니라, '피자와 함께', '파티를 할 때', '소화가 안 될 때' 등 수많은 CEP를 연결하여 오히려 새로운 관점에서 시장을 확대한다. 


이미지를 판매하는 배우를 떠올려보자. 언제나 한 가지 이미지만을 고수하는 배우의 경우, 캡처된 한 장면만을 쭉 나열해놓고 보면 어느 영화/드라마의 배역인지 분간을 할 수가 없다. '그 배우는 그 역할'이라는 카테고리의 확고한 Top-brand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의 선택지는 언제나 한정적이다. 반면 '아니 이 배우가 그 배우였어?'라고 놀라움을 자아내게 하는 팔색조 배우들이 있다. 그들은 카멜레온처럼 배역에 따라 색깔을 바꾸며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에서 더욱 폭넓게 활약한다. 확률 사고적 이론에 의하면 하나의 카테고리에서 명확한 탑을 찍는 것보다 다양한 CEP에서 연결성을 갖는 것이 더 큰 시장을 확보할 수도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보통 포지셔닝 전략을 잡을 때 포지셔닝 맵에 위치한 제품의 특징에 맞춰 뾰족하고 구체적인 고객군을 명확히 잡아 시장을 좁히는 방향의 타겟 마케팅을 하기 쉽다. 그러나 이럴 경우 우리 브랜드가 선택받을 확률을 지나치게 줄여버리는 오류를 범하기 쉽다. 물론 개인화된 맞춤 광고의 영향력이 커지는 요즘 타겟 마케팅은 중요하다. 하지만 표적 시장을 선정할 때 '좁혀서 겨냥한다'라는 개념보다는 '약간 비틀어 더 크고 명확하게 바라보게 한다'는 개념으로 접근해 보면 어떨까.



* 참고 서적 :「브랜드는 어떻게 성장하는가 : 신규 시장편」- 바이런 샤프·제니 로마니우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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