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진짜 나이는 몇 살입니까?

100세 시대의 젊음을 다시 묻다!

by 최성호

사람은 어느 나이부터 자신의 나이를 숫자 그대로 느끼지 않게 될까?


퓨 리서치 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18세에서 29세 사이의 청년층은 절반 정도가 자신의 실제 나이만큼 체감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65세 이상으로 넘어가면 풍경이 완전히 달라진다. 열 명 중 여섯 명 가까이가 실제보다 스스로를 더 젊게 느끼고 있었으며, 10년에서 20년 정도 젊게 받아들이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나이가 들수록 오히려 숫자가 주는 무게감에서 자유로워지는 셈이다.


이쯤에서 우리는 본질적인 질문을 마주하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가 그토록 갈망하는 '젊음'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사실 40대와 50대를 지나는 우리 모두는 젊게 살기를 원하고, 또 그 시절을 동경한다. 우리에게 젊음이란 찬란했던 추억이자, 언제나 가슴 뛰는 활기와 새로움을 상징하는 단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냉정하게 스스로에게 되물어봐야 한다. "나는 젊게 살고 싶어 하면서도, 과연 그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방식과 노력을 실천하고 있는가?" 그저 흘러간 시간을 아쉬워만 할 뿐, 젊음이라는 '상태'를 가꾸기 위한 고민은 멈춰 있는 게 아닐까?


최근 과학계의 연구 결과들 역시 젊음이 단순한 과거의 기억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다. 이제 나이는 단순히 흐르는 시간이 아니라 세 가지 차원으로 정의된다. 태어난 뒤 흐른 시간을 뜻하는 '연대기적 나이', 세포와 조직의 노화 정도를 보여주는 '생물학적 나이', 그리고 스스로 몇 살이라 느끼는지를 의미하는 '주관적 나이'가 그것이다. 이 셋은 겉보기엔 비슷해 보여도 실제로는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킬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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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같은 해에 태어난 두 사람이라도 생물학적 나이는 크게 벌어질 수 있다. 최근에는 DNA의 변화를 통해 세포의 노화 정도를 정밀하게 파악하는 '후성유전학적 시계'라는 개념까지 등장했다. 이는 같은 예순이라도 어떤 사람의 몸은 쉰둘처럼 활기차게 작동하는 반면, 어떤 이는 일흔에 가까운 속도로 쇠약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차이는 타고난 유전보다 식습관, 스트레스 관리, 수면, 운동, 그리고 사회적 관계 같은 후천적 요인에 의해 더 크게 결정된다. 결국 나이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흐르지만, 어떻게 늙어갈지는 어느 정도 스스로 조율할 수 있는 영역인 셈이다.


그 조율의 가능성을 가장 극적으로 증명하는 이들이 바로 ‘슈퍼에이저(SuperAgers)’다. 이들은 80세가 넘었음에도 50~60대 수준의 인지 능력을 유지한다. 과학자들이 이들의 뇌를 분석한 결과, 일반적인 노년층보다 뇌의 위축 속도가 현저히 느리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의 뉴런은 더 건강했으며, 사회적 판단에 관여하는 신경세포 역시 풍부했다.


더욱 놀라운 점은 일부 슈퍼에이저의 뇌에서 노화에 따른 병리적 변화가 발견되었음에도 실제 증상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뇌가 외부의 충격을 견뎌낼 수 있는 일종의 '여유 공간'을 확보하고 있었기 때문인데, 과학자들은 이를 ‘인지 예비능’이라 부른다. 이는 평생에 걸쳐 조금씩 쌓아올린 견고한 ‘정신의 근육’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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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젊음이란 몸의 기능을 지키려는 의지이자, 마음의 탄력을 잃지 않으려는 태도다. 또한 타인과의 연결을 놓지 않는 습관이며, 아직 내가 기여할 일이 남아 있다는 자각이기도 하다. 젊음은 특정 시절에만 허락된 특권이 아니라, 생애 내내 가꾸고 실천해야 할 삶의 방식인 것이다.


그러니 이제 중요한 질문은 "나는 몇 살인가"가 아닐지도 모른다.

오히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질문은 이런 것들이다.


나는 오늘도 '나답게' 움직이고 있는가?나는 여전히 무언가를 배우고, 누군가와 연결되며 설레고 있는가?

그리고 나는 나 자신을, 여전히 살아갈 날이 충분히 남은 사람으로 느끼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