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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향수 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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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vorybear Jul 09. 2023

무서웠어.

 무서웠어. 네가 없는 내 모습이 점점 그려지지 않는 것이. 더 늦어지기 전에 도망쳐야 했어. 온통 너로 뒤덮이기 전에. 네가 다 알고 나면, 뻔하디뻔한 겁쟁이의 말로라 비웃겠지만 그 외의 다른 것은 아무 생각도 나질 않아, 그저 나로 남고 싶을 뿐인데. 눈을 가리고 머리를 덮고 무작정 숨어 뛰었어. 가련하지만 미련한 짐승마냥. 멀리서 부르는 소리가 들려도 애써 무시한 채. 그렇게 소중하던 네 목소리를 애써 잊어가며. 너는 슬퍼할까, 그저 어이없을 뿐일까. 화가 나 마음에 둘 가치조차 두지 않을까. 아무렴 어떤 네 감정도 이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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