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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컬처타임즈 Mar 14. 2020

[백나예칼럼] 문화에 정부의 지원과 개입이필요한 이유

[컬처타임즈 백나예칼럼]

▲문화향수 실태조사 (출처/문화체육관광부)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향수 실태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문화예술행사 관람률은 2003년 62.4%에서 2018년 81.5%로 19.1% 증가하였다. 그러나 문화예술행사 관람률 중 대중예술 특히 영화 관람률이 75.8%로 압도적 우위의 비중을 차지하고 문학행사, 서양음악, 전통예술의 관람 비율은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특히 무용은 고작 1~2% 수준이다. 우리나라 국민들 100명 중 1년에 무용 공연을 관람하는 사람은 겨우 한두 명인 것이다. 이렇게 순수예술이나 전통문화는 영화 같은 대중예술에 비하여 시장에서 수요가 매우 적고 도태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순수예술 쪽 분야는 공연을 직접 찾는 사람이 매우 적다는 문제가 있는데, 수요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공연예술(performing arts)이라는 생산방식에서의 또 다른 문제들이 존재한다.


공연 예술의 경우 연극 또는 음악회의 형태는 고대 그리스의 공연 형태에서 그 이후 커다란 변화가 없다. 숙련된 예술가의 능력으로 공연이 완성되기 때문에 공연예술은 대체로 전문적인 사람에 의해서 생산이 가능하고, 정해진 시간에 한정된 장소에서 수용 가능한 인원에게만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대량생산이 불가능하며 생산성 향상이 일어나지 않는다.
게다가 오케스트라 연주나 오페라의 경우는 공연을 하는 인원도 많은 수가 필요하고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서 마구 인원 감축을 할 수도 없다. 베토벤의 교향곡을 두 세명이 연주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연예술의 경우 제조업에 비해 오히려 상대적으로 인건비의 비중은 증가하고 생산성은 계속 뒤처지게 되는 비용질병(cost disease: Baumol)으로 인하여 구조적으로 적자경영을 면키 어렵다. 다른 제조업에 투자하면 기술혁신과 생산성 증가로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데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굳이 공연예술에 투자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출처/픽사) 


또한 오케스트라, 무용단, 박물관, 공연장, 도서관, 영화 촬영 스튜디오 등은 처음 설립 자체에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 예술 단체나 문화시설들은 초기 고정 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시장에만 맡겨둔다면 선 뜻 시작하기 쉽지 않고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누군가 부담을 안고 설립한다고 해도 투자비를 회수하기 위해서는 공급되는 가격이 매우 높아질 수밖에 없다. 공연을 보거나 문화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이 매우 적을 것이고 시장 자체가 형성되기 어렵다. 민간과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문화시설을 만들고 유지해 나가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정부가 공적자금으로 예술 단체 및 시설들을 운영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예술 공연이나 문화시설들을 접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전통문화 (출처/픽사)


문화는 인간의 오감을 통해 두뇌에 쾌감을 제공하고 심리적 즐거움과 만족감 그리고 감동을 준다. 인간이 존엄한 존재로서 행복한 삶을 누리는 소중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또한 다음 세대에 훌륭한 문화예술을 유산으로 전수하여 현 세대와 다음 세대의 역사와 연결되어 전통을 계승해 나간다. 문화를 통하여 창조성, 심미성을 배양할 수 있으며 좋은 문화는 사람들의 마음을 순화시킴으로써 사회의 안정과 질서유지에도 도움을 준다. 문화는 창의력의 근원이다. 이는 곧 창의적인 경제사회를 조성하고 무한한 생산성을 유발하는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


이렇듯 문화는 우리에게 꼭 필요하며 많은 사회적 이점을 준다. 그런데 순수예술이나 전통예술 분야는 정부의 지원이나 개입이 없이는 시장에서 스스로 자생할 수가 없다. 상업적이고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는 대중문화예술 분야만 발전하게 되면 우리의 문화는 한쪽 방향으로 발전이 치우치게 되고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좋지 않은 방향으로 발전할 위험성이 있다. 따라서 문화의 고른 발전과 건전한 생존을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개입과 지원이 필요하다. 정부가 공공성을 위하여 개입하여야 하는 일들은 문화예술 분야만은 아니다. 시장의 실패를 치유하며 자생하기 어려운 분야들에 개입하여 국민들에게 안정과 질서를 제공하여야 한다. 문화는 국민들의 정서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정부는 적절히 지원하고 개입하여 모든 계층의 국민들이 다양한 문화를 향유하고 건전한 국민문화를 창조해 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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