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카의 <변신> 파트-1
<여동생의 선고>
그것이 그레고르라는 생각을 버리세요. 이제껏 너무 오랫동안 그렇게 믿어왔던 것이 우리 자신의 불행이었어요. 어째서 저것이 그레고르란 말이에요? 만일 정말 그레고르라면 사람이 저런 동물과 함께 살 수 없다는 것쯤은 벌써 알아차리고 자기 스스로 나가버렸을 겁니다. 그러면 오빠는 없어졌을 망정 우리는 안심하고 살면서 언제까지나 오빠를 존경하며 떠올릴 수 있겠지요. 그런데 저것은 우리를 괴롭히고 하숙인들을 쫓아내고 나중에는 아마 이 집 전체를 점령하고 우리까지 길거리에서 밤을 새우게 할 거예요. 저것 좀 봐요, 아버지.
- 카프카 <변신> 중
<그레고르의 죽음 이후, 여행을 떠나는 가족들>
그네들은 같이 집을 나섰다. 몇 달 동안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 전차를 타고 교외로 나갔다. 찻간에는 그들뿐이었다. 따스한 햇빛이 흘러들었다. 그들은 편안히 앉아 등을 기대고 장래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드디어 전차가 목적지에 다다랐을 때, 딸이 제일 먼저 일어나 토실토실한 젊은 육체를 쭉 펴자 그들에겐 그 모습이 마치 새로운 꿈과 아름다운 계획을 보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