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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민 Aug 25. 2023

내 마음대로 살고 싶어.

#방학

방학이라 좋겠다.

가족들조차 방학이 있는 내 직업을 방학 때만 부러워한다.

맞다. 좋다...

근데 방학이라도 없었으면 어쩔뻔했나 싶은 요즘이다.


방학에 대한 오해를 하나 풀자면..

왜 방학인데 월급 받냐 라는 원초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빨리 풀어내야겠다.

일단 방학을 뺀 나머지 일수로 1년 치 월급을 나눠서 받는다는 것.

그래서 실제 일한 만큼 월급을 받는 것이므로 놀면서 월급 받는 게 아니라는 거...

그리고 평소에 일반 직장인처럼 자유롭게 연가를 쓸 수 없어서 방학에 몰아서 쓰는 개념이라

개인적으론 방학에도 근무하고 대신 평일에 연가를 쓰면 좋겠다는 생각이지만 이 또한 교육부가 좋아할 리 없다. 아이들을 맡아줄 대체인력이 필요하니 강사를 구하는 일이 매우 곤혹스러울 것이다.

암튼 이런저런 방학에 대한 오해. 질투는 더 이상 받고 싶지 않다.

방학마저 없다면...........

우스개말로

교사들이 미칠 때쯤 방학이 오고 부모들이 미칠 때쯤 개학이 온다고...

아이들을 본다는 건 누구에게나 녹록치 않은 일이다.


이번 여름방학은 아마도 내 평생 다시 오지 않을 시간들일 것이다.

여행과 지인과의 만남으로 들떠야 할 방학대신

참담함과 비참함. 그리고 전투력으로 오롯이 보낸 시간이었으니까...


애기 선생님의 희생으로 교권회복을 위한 집회에 참석하고

노조단체에 가입하여 투노조원이 되었고

여러 가지 교권회복을 위한 입법청원에 동참하고

순수 교사들의 자발적 집회모임 후원금을 보내고

왕의 dna, 카이스트 진상맘, 시각장애인특수교사 2500만 원 합의금.. 하루하루 어이없는 사건들에 분노하여

언론사에 제보하고 기사에 댓글 달고

각종 교권방안간담회 시청 및 댓글 달고

교사를 보호하지 못한 교육부와 교장들에게 팩스민원 넣고...

이번 방학을 이렇게 보내리라곤 상상도 못 했다.

사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교사들이 아마도 가장 분주하고 할일이 많았던 시간임에는 틀림없을 것이다.


극 l인 내가 이렇게 전투력이 상승한 적이 있었던가. 왜 나는 이렇게 분노하는가...


그건 정의롭지 못한 일이 일어나고 있어서...


정말 이건 아니지 않나?

이번이 아니면 이제 끝이다.라는 절박함??


아이가 잘못한 일을 담임에게 덤터기 씌워 돈을 뜯어내려 군대까지 전화를 하고 장례식장에  죽음을 확인하러  오는 기막힌 일을 어찌 모른 척해야 할까.


시각장애인 선생님에게 자녀훈계를 부탁해 놓고서 녹음기로 녹음한 내용으로 아동학대로 고소하여 2500만 원 합의금을 받아낸 일을 듣고는 화병이 생길 것 같다.


그냥 이건 아니잖아....라는 말 밖에는..


이젠 아닌 건 아니라고 목소리 내고 행동하려 한다.

그저 내가 참지 뭐.... 조용히 지나가길....라는 마인드 버리고


아닌 건 바꿔보려 한다.


부모교육자격증 연수도 일부러 시작했다.

부모의 역할이 무엇인지 좀 제대로 가르쳐주려면 내가 먼저 알아야 할 것 같다.


이 모든 것들에 대한 보상으로

다가오는 겨울방학은

그저 쉼 없이 달린 끝에 잠시 숨을 고르고

억울하게 희생하신 애기 선생님들을 추모하고

다행히 덕분에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정의롭게 돌아가고 있다는 글을 남기고 싶다.


매주 5만여 교사들이 순수하게 자발적으로 모인 4차,5차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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