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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민 Aug 08. 2023

내 마음대로 살고 싶어.

#정신과를 가다.

악몽을 꿨다.

수업 중에 아이들과 미술활동을 한창 하는데

티브이로 음악을 틀어주던 중 화면에서 갑자기 19금내용이 막 나오려고 해서 티브이를 얼른 끄려고 하는데 꺼지지 않는 것이다.

'안되는데... 민원 들어오는데... 고소당하는데..'

꿈에서 깨고 보니

다시금 예전의 민원들이 하나씩 떠오르기 시작한다.

사실 지금 밝혀지는 악성민원으로 목숨을 잃은 선생님들 정도의 고통은 아니었지만

운이 좋아서 나는 아직도 교직에 있나 보다.


작년 학부모들의 이혼소송 자녀를 맡은 담임이라는 이유로 부당한 말도 듣고 내용증명도 받아보고

두 달간 전화에 시달리고....

스스로 정신과를 찾았다.


20여 년간 나를 불안하게 만든 요소들을 쭉 정리한 글을 의사 앞에 내밀었다.

밤 12시에 술에 취한 아빠가 전화해서 자기 아이가 친구랑 장난치다 다쳤는데 왜 담임이 모르냐고 따진 일

그때 잉태된 아이는 결국 유산되고.


자기 아이가 친구로부터 인성쓰레기란 말을 들었다며 어떻게 선생님은 그런 일을 중립에 서서 지도하냐고 소리를 고래고래 지른 학부모.


자기 아이가 맞았는데 왜 서로 사과시키냐며 이해가 안 된다고 학폭을 열겠다고 난리 친 학부모. 나중에 자기 아이가 먼저 때린 걸 알고서도 미안해하지 않는...


어느 직장이나 힘든 일은 있겠으나

1년 내내 담임이라는 계약 속에서 지속적인 민원을 받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아이들이 일으키는 일을 담임이 무한 책임 지고


정당한 지도도 기분 나쁘다며 고소당하고

심지어 수업 중 본인 실수로 다쳐도 왕따가 일어나도

놀이터에서 다쳐도 여행 중에 친구랑 싸워도

학교. 교사 탓을 한다.


내가 겪은 일은 교사 누구나가 겪는 사소한 일이 되었고 이를  막아 줄 시스템은 없고

담임 무한책임제 속에서 하루하루 버틸 뿐이다.



과거 일은 그냥 잊어버리겠는데

 앞으로가 불안해서

무슨 일이 생길 것 같아서

나도 떠나신 선생님처럼 될까 봐

다시 병원 상담을 가야겠다.


교사는 제대로 가르치고 싶다.


준비가 되면 5년내로 떠날 것이다.

후배들은 제발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기를.

예비 교사들이여. 다른 길을 찾아가길...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아니 교사의 인권을 위해

어떤 단체의 힘이나 개입 없이

순수하게 자발적인 교사들이 연대하여

모금을 하고 집회를 주최하고 있고

5만여 교사들이 모여

*아동학대법 개정(17조5항)

*민원창구 일원화

*교사생존권 보장

*서이초 가해자 처벌을 외쳤다.

*의정부 호원초 두 신규 교사의 죽음도 알려져야 한다.

*아직 알려지지 않은 민원으로 인한 교사들의 죽음이 너무 많다.

*유초등은 학부모가 난리고 중고등은 그 학부모의 아이가 난동을 부린다는 말이 예사롭지 않다.

* 유치원. 초등.... 그 다음은 중고등인가 보다..

그리고 대학.. 군대..직장....그 끝은 가정이라면 지나친 망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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