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만 무료

엄마만 바쁘다

by Asset엄마

내가 애가 타는 이유

고3인 첫째는 3월 모의고사를 보고 성적표를 가져왔는데, 평상시 나와는 달리 아이에게 질책과 잔소리를 퍼부었다. 평상시 나는 정말 많이 참는 편이다. 첫째는 공부에 관한 엄마가 잔소리를 많이 하지 않아서 좋다고 할 정도이니 내가 얼마나 참을 인자를 열심히 그려왔는지, 얼마나 마음 수련과 기도로 감정들을 다스렸는지 알아주셨으면 한다. 우리는 대한민국 학군지의 노른자 위에서 거주한다. 첫째가 다니는 고등학교는 SNS에 강남 8 학군의 위엄이라는 제목으로 뜰만큼 공부를 잘하는 아이가 정말 많다. 수학 내신 성적을 3 후반-4등급을 받는 학생도 모의고사에서는 1등급을 수월하게 받으니, 상위권과 최상위권이 얼마나 촘촘하게 구성되었는지 상상이 될 것이다. 심지어, 모의고사 수학 1등급을 받는 친구는 한 학년에 많게는 40% 가까이까지 있으니 진정한 이과 학교이다.

우리 첫째는 이런 학교에서 매우 평범한 성적을 유지하고 있고, 그나마 모의고사 성적으로 한 번씩 위안을 받고는 했다. 그러나 이번 모의고사 성적은 매우 충격적이었다. 겨울방학 내내 이 아이가 무슨 공부를 했는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 자신 있다던 수학도, 열심히 했다던 영어도, 노력하니 결실이 조금씩 보인다는 국어도 성적과 등급은 처참했다. 아이가 성적 때문에 힘들어하며 달래주기도 하고 참지 못하면 화를 내기도 했었지만 어느 시점부터 가장 힘든 사람은 본인이겠지 싶어서 마음을 내려놓고자 많은 노력 끝에 걱정과 우려를 아이한테 표출하기를 조절할 수 있었다.

그러나 요 며칠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서 내가 가만히 있어도 되는 건지, 뭐라도 해야 하는데 기도라도 간절하게 해야 하나라는 막막함에 잠이 오질 않는다.

엄마눈에만 보이는 내새끼

내가 걱정하는 이유

3월 모의고사가 수능점수의 바로미터라는 말은 미신이라는 위로의 말도 보았지만, 나는 많이 조급하고 걱정이 된다. 아이가 좋은 학교에 입학하면 물론 부모 입장에서는 굉장히 자랑스러울 거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아이가 그래줬으면 하는 기대가 있다. 아이가 본인이 원하는 대학의 눈높이는 (객관적인 내 입장에서 봐서는) 너무나 높은데, 이 간극을 아이가 어떻게 받아들이지가 너무 걱정스럽다. 정말 독한 마음을 먹고 지금부터라도 공부에 매진하여 조금이라도 성적을 올리겠다는 일념하에 공부하여 기적이라도 일어나면 모를까. 소위 현타로 인한 충격으로 허송세월을 하지는 않을까 등등 걱정이 걱정을 낳는다.


다들 말리는 이유

입시를 치러 본 주변 지인들에게 살포시 속내를 비추면, 다들 말린다. 내가 이래 봤자 변할 것 하나도 없다고 한다.

안 그래도 걱정되고 불안한 수험생이니, 가정에서만큼은 평온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주라 한다. 부부싸움도 가능하면 하지 말라고 한다. 그저 엄마는 기도하며 마음을 달래며 엄마의 불안을 아이에게 내비치면 안 된다고 하는 이유에서라고 한다.



첫째는 컨설팅은 받고 나오며, 툴툴거렸다.

“엄마 갑자기 왜 그래? 날 못 믿어?”

“다음번 모의고사에서 내 진짜 실력을 보여줄게”

너에 관한 모든 것이 아직도 너무나 말랑말랑한 내 마음이 언제나 단단해질 수 있을까?

아직도 난 멀었나 보다.

이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 전용 콘텐츠입니다.
작가의 명시적 동의 없이 저작물을 공유, 게재 시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brunch membership
Asset엄마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사랑하는 세 아이들의 성장과정, 엄마로써 느끼는 감정들을 기록합니다. 글쓰기를 통해 자신감을 되찾고 싶습니다.

38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5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39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05화아들의 18번째 생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