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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진 Dec 03. 2023

스스로 물건이 된 사람들

- 명품 말고 당신을 설명할 수 있는 단어는?


- 책, 『숫자사회』

- 돈 외에 모든 생의 목표가 무의미해진 시대상 돌아보기


- 과거. 우리 사회 성공 척도는 돈과 명예. 현재는 그마저 오직 돈으로 종결. 저자는 뿌리깊은 비교문화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또한 엄밀한 의미의 공동체를 한 번도 가져 보지 못한 문화도 꼬집는다.


내가 추가로 생각하는 건 개인들의 정체성 없음이다. 법정스님은 사람을 ‘소비자’라 부르는 건 모독이라고 하셨다. 스님 이제 그건 낭만이 되었습니다. 이젠 사람이 물건이 되었습니다.


사람에게 스펙이라는 명칭을 붙이는 게 자연스러워졌다. 더구나 ‘인간 샤넬’ ‘인간 루이비통’ ‘인간 톰브라운’이라 불리는 걸 부러워하고 자랑스러워 한다. 한국 사람 대부분은 물건외에는 나의 정체성을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소비외에는 나를 표현할 방법을 갖지 못했다.


쉽게 말해 나는 아이폰이고 나는 반클리프며 나는 벤츠다. 그 이외에 자신을 설명할 단어가 존재하지 않는 시대에 들어섰다. 예전엔 우리 남편, 우리 집안, 우리 아들 같은 단어들도 있었다.


우리사회에 이런 현상이 만연하는 건, 철학의 부재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신과 자신의 삶에 대해 단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탓일거다.


저자는 우리 시대상 설명에 많은 부분은 할애한다. 그리곤 결론으로 역시나 어쩔 수 없이 보여주기식으로 공동체 회복을 든다. 우리 사회에는 이제 정말로 답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내가 오래 전부터 생각했던것과 같이 저자도 공동체가 우리의 해답이 될 수 없음을 알고 있는 것 같다.


우리는 진정한 의미의 느슨한 연대의 공동체를 가져본적 자체가 없다. 그러니 공동체 회복이 성립할 수 없다. 우리가 현재 공동체라 부르는 건 대부분 이너써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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