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대 파열 환자가 말하는 샤오미 로봇 청소기 장단점
몸이 다치면 마음도 닫힌다. 발목이 다친 뒤부터 움직임에 소심해졌다. 다친 다음날은 복직 첫 번째 날이었다. 내 자리에서 전자레인지가 있는 휴게실까지 시간을 재어보니 걸어서 3분, 왕복 6분이 소요됐다. 정상인 발목이었다면 1분 정도면 충분한 거리이다. 5분간의 고민 끝에 데워먹긴 했으나 오후 내내 발목은 시큰거렸다. 그렇게 다친 다음날 가장 내 발목을 혹사했고 통증은 더 심해졌다. 회사에 양해를 구하고 연차를 썼다.
집에서도 나는 오로지 침대와 침대 아래에 깔아놓은 폭신한 토퍼 위에서만 지냈다. 3일이 지났을 때였다. 토퍼 근처에 널브러진 머리카락들이 눈에 들어왔다. 바닥을 둘러보니 자질구레한 것들이 눈에 띄었다. 꼼짝을 안 했는데 머리카락들은 날 대신해 침대 밖의 자유를 만끽하고 있었다. 바닥의 먼지를 보니 공기도 회색 같아졌다. 생각해보니 3일 동안 환기를 시킨 적이 없다. 유일하게 다른 공기를 만나는 시간은 남편이 출퇴근할 때 현관문을 여닫는 몇 초였다. 감기 몸살까지 걸린 게 하나 이상하지 않았다.
청소를 해야겠다는 결심에 토퍼를 한쪽 구석에 개어놓았다. 그리고 침대에 누웠다. 바닥이 잘 내려다 보였다. 청소할 준비는 끝났다. 마지막으로 핸드폰의 어플을 연다. 그리고 영역을 정해준 후 청소를 지시한다.
샤오미 로봇 청소기 출동!
샤오미 로봇 청소기가 청소하는 방법은 색칠공부 같다. 정해준 영역의 테두리를 따라서 영역을 확실히 인식한 후에 그 안을 빈틈없이 채운다. 은근히 먼지가 저절로 없어지는 걸 보면 나의 일을 대신해주는 존재가 있다는 희열과 함께 아직은 낯선 느낌이 든다. 초등학교 때 뉴스에서나 보았던 로봇이 어느덧 내 방 안을 왔다 갔다 하고 있으니깐. 이렇게 3일 만의 대청소는 누워서 손가락 하나 까닥하니 끝이 났다.
샤오미 로봇청소기
직접 쓰고 느낀 장단점
1. 시간과 노동에서 자유로워진다.
가장 큰 장점이다. 로봇 청소기를 사기 전에는 끽해야 청소하는데 10-15분일 텐데 이게 모 대수겠어라고 생각을 했었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10분이 내 인생에서 한 달 동안 쌓이면 5시간이고, 1년이면 60시간이다. 청소를 위해 앞뒤로 하던 일을 멈추었다 다시 하느라고 드는 시간이 절약되는 건 덤이다. 이 뿐만이 아니라 나의 힘도 절약해준다. 특히 몸 상태가 다치거나 안 좋을 때는 몇 배로 더 큰 힘이 된다.
2. 평소에도 청소 마인드를 키워준다.
이건 무슨 말이냐면 청소를 시키기 위해서는 멍석을 깔아줘야 한다. 대단한 건 아니고 바닥을 먼저 깨끗하게 해 준다. 널브러진 옷이나 작은 소지품 전선 같은 것들이 걸리지 않도록 말이다. 그러다 보니 평소에도 물건을 바닥에 두지 않게 되는 편이다. 손이 아예 안 가는 것은 아니지만 바닥에만 물건이 없다면 그리 큰 시간이 들지 않는다.
1. 구석에는 먼지가 그대로일 수 있다.
아무래도 로봇청소기에 나오는 팔이 달려있지 않기 때문에 양옆에 달린 솔 몇 가닥으로 완벽한 청소는 어렵다. 구석에 먼지나 머리카락이 그대로 있을 수도 있다. 그래서 귀찮을 때는 청소 전 발로 구석의 먼지를 방의 중심을 향해 밀어버린다. 제대로 치우고 싶은 날은 구석구석 다이슨 청소기로 흡입한다. 흡입력은 압도적으로 다이슨이지만 잠깐 들고 있는 것도 낯설어서 무겁다.
다이슨과 로봇 청소기
둘 중 하나만 사야 한다면?
우리 집에는 거치 해 놓고 쓰는 다이슨과 로봇청소기 2개 모두 있다. 둘 중 하나만 사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어떤 것이 좋냐는 추천은 성향과 상황에 따라 달라지겠다. 아이가 있거나 집안에 구석구석 먼지 하나 없는 깨끗한 상태를 선호한다면 다이슨을 추천하고 싶고, 꼭 그런 게 아니라면 로봇청소기를 추천하고 싶다. 맞벌이 거나 체력을 아끼고 싶다면 역시나 로봇청소기를 추천한다. 완벽하진 않지만 보통의 범위에서는 로봇청소기로도 충분하리라 생각한다. 난 입주 청소 때문에 다이슨도 같이 샀지만 평소에는 잘 안 쓰게 된다. 계륵 같아서 차라리 빗자루를 추가로 살걸 그랬나 싶기도 하다. 구석의 먼지를 빗자루로 쓸어 담는 것이 아니라 방 중앙으로 보내면 로봇청소기가 알아서 처리해줄 테니 말이다.
내 몸이 성치 않자 기계와 함께 하는 삶이 더 아름다워 보인다. 나를 대신해서 노동을 해주고 심지어 시간을 돌려준다. 무엇보다 누군가 날 대신했을 때 드는 미안한 마음을 갖지 않아도 된다. 로봇이라는 존재가 아직까지는 낯설고 제대로 할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삶의 질을 높여주는 것은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