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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eSeon Jun 27. 2023

No-show, 단답, 하고 싶은 말만 하시는 경우

곤혹스러운 인터뷰 상황을 사전에 방지하고 대처하는 방법

자, 여러분께서 정성스럽게 사용자 인터뷰 질문을 협의하고, 꼭 만나고 싶은 분들을 리크루팅 하고, 팀원들의 시간을 조율하고 인터뷰 세팅도 완벽하게 갖춰놓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오시기로 한 분이 연락이 되질 않습니다. 당황스러운 마음을 추스르고, 다음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말씀을 짧게 하셔서 15분 만에 인터뷰가 끝나버렸습니다.


괜찮아요.

이런 경우는 모든 인터뷰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여러분의 잘못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곤란한 인터뷰 상황은 어떤 것들이 있으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최대한 어떤 준비를 하면 좋을까요?



1. 오시기로 했는데 당일 연락이 안 되는 경우

연락이 안 되는 경우는, 8명 중 1-2명 정도의 빈도로 발생합니다. 모든 분이 약속대로 오셨다면 그것이 더 신기하다고 할 정도로 오시기로 했지만 안 오시는 경우는 항상 발생할 수 있는 일입니다. 개인 일정이 생겨서 못 오신다고 연락을 주시는 경우도 있지만 연락이 두절되는 경우도 흔한 일입니다. 이럴 때에 당황하지 말고 '안 오셨구나' 정도로 단순하게 생각하고 다음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미 팀원이 다 모인 이 시간을 활용에 중간 분석을 해봐도 좋고, 대안으로 오실 수 있는 분을 찾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그래도 no-show를 최대한 방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참여 장벽을 최대한 낮춥니다.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  화상보다는 음성 인터뷰가 덜 부담스럽습니다.
- 참여 혜택을 높입니다: 리워드를 높이는 것도 방법이지만, 수준에 대해서는 적절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 전날 혹은 당일에 연락을 드려 참여 여부를 재확인합니다.

No-show는 참여자의 10-20%로 늘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리크루팅을 1-2명 더 하거나, no-show 발생 시 추가로 연락드릴 리크루팅 후보를 따로 갖고 있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2. 실제 우리가 만나기를 원했던 프로파일의 유저가 아닌 경우

유저를 만나 문제를 발견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기대하며 인터뷰를 시작했는데, 답변을 들으면 들을수록 우리가 생각한 프로파일의 유저가 아닌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인터뷰 진행자는 두 가지 중 하나를 취하면 됩니다. 우선, 이 분이 어떤 프로파일의 유저인지를 질문으로 혹은 내부 user data로 빠르게 확인합니다. 인터뷰를 진행하며 동시에 확인해야 하므로, user data는 인터뷰 진행자가 아닌 참관하시는 분이 확인해서 인터뷰 진행자에게 전달합니다.

1) 우리가 생각한 프로파일 유저는 아니었지만, 인터뷰 준비에 소요된 시간을 상쇄할 수 있는 만큼 의미 있는 프로파일의 유저인 경우: 다른 질문을 하며 약속된 시간만큼 인터뷰를 계속 진행합니다.

2) 우리가 생각한 프로파일의 유저가 아니고, 이야기를 들을 만큼 의미 있는 프로파일의 유저가 아닌 경우: 인터뷰를 적절히 종료합니다. 인터뷰를 종료할 때에 우리가 생각한 프로파일의 유저가 아니라고 굳이 언급할 필요는 없습니다만, 참여자가 거짓말을 한 것이 확실하고 인터뷰 사례비가 큰 경우 (예: 특정 분야 전문가라고 했고 사례비가 40만원 이었는데, 알고 보니 해당 분야 전문가가 아닌 경우) 유저에게 클레임을 하고 사례비를 일부만 지급하거나 지급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최대한 우리가 원하는 프로파일의 유저를 만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우리가 원하는 유저 프로파일을 정량적으로 정의합니다. (우리 앱을 자주 쓰는 사람(X), 우리 앱을 지난 3개월 간 매일 1회 이상 접속한 사람(O))
- 내부 데이터로 확인할 수 없는 특징은 스크리닝 질문을 잘 만들어서 선별합니다. (스크리닝 질문을 잘 만들려면? -> 이 글의 Step3을 참조하세요)
-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경험의 경우 (예: oo온라인 몰에서 100만 원 이상 구매한 사람) 해당 내역 스크린 샷을 보내달라고 해서 확인합니다.  



3. 단답형으로 대답하시는 경우

우리가 만나고 싶어 하는 분이 맞는데, 대답이 단답형으로 끊나거나 이상하게 이야기가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참여하신 분의 성향이 말씀을 많이 안 하시는 성향인 경우 그럴 수도 있지만, 그런 분들이 이야기를 하실 수 있도록 질문을 던지는 것이 인터뷰 진행자의 역할이므로 이는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혹시 참여자가 대답하시기 어려운 질문을 던진 것은 아닌지, 사용자 인터뷰 질문 방법도 확인해 보세요.

말이 막힐 경우 다음 멘트들을 활용해 보세요
- 저희가 좋은 서비스를 만들고 싶은데 어떤 어려움을 겪으시는지 잘 몰라서 말씀을 듣고 많이 배우고 싶어요.
-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고, 저희도 정답을 몰라요. 그래서 말씀을 많이 듣고 싶어요.
- 혹시, 그때 상황을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 그렇게 하신 이유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4. 질문과 상관없이, 하고 싶은 말씀만 하시는 경우

평소 말씀을 들어주는 사람이 많이 없으셨던 경우, 혹은 우리 서비스에 대해 할 말이 너무 많으신 경우(좋은 경험이던 나쁜 경험이던), 뭔가 이야기를 많이 해줘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으신 경우, 우리의 질문과 상관없이 하고 싶은 말씀을 하시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럴 때 우리는 '아휴, 시간이 없는데 왜 하고 싶은 말씀만 하시는 거야'라는 생각보다는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으로서 empathy를 가지는 것이 좋습니다. 하고 싶은 말씀이 많으신 분이라는 것에 대해 공감을 하고, 3분 이내로 이야기를 잘 들어드리며 라포를 쌓습니다. 하지만 3-5분 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는 우리의 시간도 중요하기 때문에, 말씀을 끊으세요. 사용자의 말씀을 끊는다는 것이 어려운 일 같지만, 사실 굉장히 쉽습니다. 그냥 다음 질문을 던지시면 됩니다.

말씀 중간에 다음 멘트들을 '그냥' 던지세요.
- ooo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그럼 다음 질문 드리겠습니다.
- 네, 그러셨군요. 이제 시간이 30분 정도 남아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겠습니다.
- 어려움이 많으셨군요. 이제 다음 주제로 넘어가겠습니다.



5. 화를 내시는 경우

이런 경우는 매우 드물지만, 없진 않습니다. 제 경험의 경우 공통적으로, 사적인 부분에 대해 깊게 질문하거나 촬영하는 경우에 그랬습니다. 예를 들어, 가정을 방문하여 침실을 관찰해야하는 리서치였는데 한창 진행 중 갑자기 "이런 것까지 보여줘야 하느냐, 이건 사생활 침해다. 더 이상 진행하지 않겠다"라고 화를 내신 적이 있었습니다.

이런 경우는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생활 침해로 느껴져 인터뷰를 거부하시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려면?
- 리크루팅 단계에서 안내와 협의가 잘 이뤄져야 합니다.
- 리크루팅 단계에서 리서치 진행 내용을 최대한 자세히 공유드립니다. 누가 몇 명이 방문/참관하고, 어떤 내용들이 녹화/녹음될 것이며, 취득한 자료는 어떻게 활용되고 언제 폐기되는지
- 리크루팅 단계에서 이러한 것을 진행하는 것에 동의하시는 조건으로, 리워드가 지급된다는 것을 명확히 설명드립니다.
- 시작 전 다시 한번 내용을 설명드리고 동의하시는지를 다시 확인합니다.
- 가정 방문의 경우 특히, 진행 중에 참관자는 사용자의 시선 내에 머무르고 사전에 협의되지 않은 행동은 절대 하지 않습니다.

위의 경우는, 인터뷰에 참여하시겠다고 말씀하셨던 분과 당일 가정에 계셨던 분이 공교롭게 다른 상황이었습니다. 사적인 공간을 방문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큰 리워드를 드리는 것이고 이에 대한 사전 동의가 있었다는 것을 다시 설명드린 후에 성공적으로 리서치를 마무리했습니다.





위의 사례처럼, 아무리 사전에 절차를 거치고 협의를 한다고 해도, 당일 상황은 다를 수 있고 리서치 진행자는 깊게 probing 하며 질문을 던지기 때문에 참여자가 부담을 느끼는 것이 당연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리서치 진행자와 참관자는, 이러한 참여자의 감정을 섬세하게 살피며 현장에서 리서치 수준을 노련하게 조율하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사용자 조사에서 예측하지 못 한 상황은 항상 발생합니다.

 

괜찮아요.

하면 할수록 대처 역량도 점점 능숙해진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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