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젊은 거 맞아?
초등학교 시절, 이팔청춘은 스물여덟을 가리키는 말인 줄 알았다. 그 당시 스물여덟이라 하면, 나의 작은 외숙모, 막내 이모, 5학년 담임 선생님이 그 정도 나이었을까? 까마득한 어른이었다.
조금 더 커서 고등생이 되었을 때 학교 문학 선생님께서 이팔청춘은 열여섯 살 나이를 뜻한다고 알려주셨다. 너네가 바로 이팔청춘이라고. 그 말을 들었을 때 청춘이라고 하기에 나는 아직 너무 어리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더랬다. 청춘은 그래도 대학생 정도는 되어야지 라며 마음대로 이팔청춘의 모습을 정의해 버렸다.
그리고 더 많은 시간이 흘러 2024년. 만 나이로는 아직 36이긴 하지만 모두에게 익숙한 ‘한국나이’로는 나는 이제 서른여덟 살이라고 하더라. 기분이 참 이상하다. 아직 대학생 시절이 손에 잡히듯 선명하고 다들 어른이 되었다지만 나를 포함해 아이가 없는 친구들도 수두룩 한데 어느덧 몇 년 후면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불혹(不惑)이라니. 나의 이팔청춘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지나가 버린 걸까?
의학발달로 평균수명이 점점 늘어나 정말 우리 세대엔 120살 때까지 살수 도 있다던데, 그건 약간 너무 길고 끔찍하니까 100살까지만 산 다 치고, 그래도 아직 60년은 족히 남은 나의 인생에 청춘이 지나가버렸다면 너무 아쉽지 말이다. 평균수명이 길어진 만큼 공식적인 청춘의 기간도 늘려줘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영 헛된 바람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늘리기로 했다. 나의 청춘시대. 누구는 아직 젊다고 말할, 하지만 사회적으로 혹은 객관적으로 보기엔 마냥 어리지만은 않은 나이 서른여덟 살.
38 청춘. 아직 봄이라 불릴 수 있을 때 하고 싶은 모든 걸 도전해 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