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감, 전율, 신선한 자극!
좋은 책은 생각하게 하고, 좋은 영화는 자극을 준다. 하루를 좋은 것으로 채워가는 기분을 만끽한 월요일이었다. 아침 5시 새벽 기상을 하고 1시간 30분 청량산 산책을 마쳤다. 돌아오는 길, 싱싱한 쌈채소를 5천원어치 한 보따리 사 가지고 와서 두 끼 건강한 식사를 했다. 퇴근한 남편과 저녁 산책 겸 CGV에 걸어가 큰아들이 추천한 영화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2024)를 보고 왔다. 영화를 보고 집으로 오는 길에 남편과 영화에 대한 감상을 나누며 밤길을 걸었다. 가벼워진 몸으로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 날, 남편과 청량산 산책을 함께하기로 약속하고.
5월 22일 개봉했으니 시간이 꽤 지났다. 그래서인지 어제 7시 50분 영화에 관객은 우리 부부를 포함해 단 4명이었다. 1인당 14,000원이라는 관람료가 적은 돈은 아니지만 큰 스크린에서 웅장한 음향으로 이런 영화를 감상하는 비용으로는 아깝지 않다. 조용한 도시의 월요일 밤에 황무지의 굉음을 들으며 통쾌한 액션을 보는 기분, 통쾌하고 짜릿했다. 거친 세계에서 남성들에게 엄마를 잃은 여성의 복수는 뻔한 것 같지만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는 달랐다. 신선한 자극이다.
매드맥스의 배경은 핵전쟁, 전염병 등으로 황폐해진 지구이다. 디스토피아(부정적이고 암울한 세상, 멸망한 인류문명), 아포칼립스(종말, 대재앙)의 세계관을 담고 있다. 매드맥스 시리즈는 1979년부터 현재까지 5편이라고 한다. 그 중에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2015)를 보고 "와! 미쳤다!"하며 놀랐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9년이 흘렀다니... 남편과 함께 시간의 빠름에 대해 이야기하며 몸서리쳤다. 앞으로 우리 인생은 어떻게 흘러갈까,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는 정말 디스토피아가 될 것인가, 걱정스러운 우리나라 대한민국은 겉포장을 좀 벗고 본질에 충실할 수 있으려나. 우선 나부터 정신 차리고 살자 생각했다.
매드맥스라는 제목답게 이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부분 분노가 꽉 차서 폭발할 지경인 것처럼 보인다. 특히 눈앞에서 엄마를 잃은 퓨리오사는 18년 동안 분노로 키워졌으니 말해 무엇하겠는가. 어떤 상황에서도 건드리지 말아야 할 것은 가족이고, 가장 무서운 사람은 더 이상 잃을 게 없는 사람이며, 사랑이 없는 삶이 가장 안타깝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건 몰라도 가족은 지켜야 한다. 그리고 사랑만큼은 잃어버리지 말고 가슴에 꼭 품고 살아야 한다.
영화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는 그저 놀라움이다.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구상했는지, 그리고 어떤 기술력으로 이런 영화를 완성해냈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선과 악, 복수, 디스토피아, 이런 것들은 사실 흔하디 흔한 소재일 수 있는데 이렇게 결이 다른 영화를 완성도 있게 만들어내는 감독과 그 외 영화인들이 존경스러울 지경이다. 감독 조지 밀러가 1945년 생이라는 사실에 한 번 더 깜놀! 나이가 들어도 감각을 잃지 않은 채 자기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사람들은 항상 리스펙이다. 나도 나이 80에 이런 멋진 모습일 수 있으려나. 그럴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그 많은 캐릭터들이 하나하나 빛을 발한다. 하나같이 개성있고 재미있고 신기하다. 그래서인지 다소 충격적이고 잔인한 장면이 나와도 거부감 없이 볼 수 있다. 정상적이지 않은 모습에 미친 행동이 잘 어울린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독특한 영화가 가져다주는 흔하지 않은 경험이다.
아, '사가'의 뜻이 무엇인지 궁금해서 찾아봤다. 무용담, 전설적인 이야기로 해석할 수 있단다. 그러니까 매드맥스 속 퓨리오사의 전설적이 이야기 정도로 알고 있으면 될 것 같다.
일상이 지루해서 색다른 경험이 필요하신 분들에게 이 영화 영화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를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