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미숙 Mar 31. 2023

1. 봄꽃, 봄나물

<동네책방 그래더북 쓰기 챌린지>

독서 모임을 할까 말까 고민했다. 굳이 타인책에 대한 의견과 서로의 감정을 나눌 필요가 있을까 싶었고, 독서 모임에 선정된 책이라 읽어야 하는 것도 내키지 않았다. 어쩔 수 없는 개인주의자다. 회원들의 독서 취향이 맞지 않을 때의 난감함도 꺼려졌다. 그래도 어떻게 어떻게 시작된 독서 모임은 생각보다 취향이 어긋나지도 않았고, 설령 읽고 싶지 않은 책이 선정되어도 이런 기회가 아니면 읽기 어려우니 좋다고해주다. 


회원분들의 여유로운 마음에 개인주의자 책방지기는 반성했다. 읽기 어려워 보이거나 마음에 와닿지 않아 보이는 책이라도 단 한 줄 와닿는다면 만족하기로 했다. 독서 모임은 생각보다 유익하고 유쾌했으며 즐거웠다. 한 번도 고민해 보지 않은 일을 함께 고민하고, 함께 읽은 책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즐거움은 생각보다 컸고 끈끈한 연대감도 느껴졌다.


급기야 함께 쓰기에 이르렀다. 쓰면서 위로받은 경험을 나누고 싶은 마음에 덜컥 질러 보았는데 숙제가 생겨 너무 좋다고 하셨다. 이렇게 좋아해 주실 일인가 싶으면서도 매일 글감을 던져낼 수 있을지 걱정도 된다. 뭐, 생각해내지 못하면 다른 분이라도 던져주시겠지 싶다. 다음 독서 모임까지 3주 동안 매일 뭐라도 쓰기로 했다. 글감에 맞추어 한 줄이든 두 줄이든. 매일 쓰면 좋겠지만 안되면 내키는 대로.

 

뒷산에 올라 진달래꽃을 따다 화전을 만들었다는 분도 계시고, 네 시간 동안이나 캔 쑥으로 쑥떡을 만들어 오신 분도 계셨다.  누군가는 쑥을 사다 쑥국을 끓였더니 남편이 제철 음식 먹는 이 순간이 행복이라며 맛나게 먹더라 하셨다. 그래서 1일 차 주제는 <봄꽃, 봄나물>로 정했다.


첫날이니 짧게 끄적여본다..



어김없이 온 세상에
봄꽃이 찾아왔다.

무채색 도시는
색을 얻었다.

오래 볼 수 없는 아름다움이기에
카메라에 담아 보지만,
마음속에 담는 게
가장
오래간다.



작가의 이전글 책방지기의 지하철 단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