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작년 이맘때 사진을 보며 뭐라도 쓰기
<동네책방 그래더북 쓰기 챌린지>
작년 봄
우리 집 강아지와
(강아지라기에는 조금 크지만)
산책하다 찍은 사진을 보며
뭐라도 써본다.
허리가 잘록하게 들어간
귀여운 원피스는
어찌나 잘 어울리는지...
나는 딸 바보다.
휴먼 아들 둘을
키우다 보니
강아지일지언정
딸이라는 존재가
애틋하다.
(그러고 보니 요 녀석, 사실은 중성이다)
동네 친구들은
우리 집 딸이 되어
이쁜 원피스를 입겠다며 웃어댔다.
우리 집에 온 지 만 2년 된,
요 아이에게
많은 걸 해 주고 싶다.
계란 후라이 냄새에
빤히 쳐다보는 얼굴에
노른자만 덜어내
노른자 후라이를 해주기도 하고
(강아지는 흰자를 먹으면 설사를 할 수 있다.)
아사삭,
사과 한 입 베어 먹는 소리에
어느새 옆에 다가와 애처롭게 바라보는 모습에
먹기 좋게 잘라
그릇에 내어주고
딸기며 수박이며 망고며
먹을 수 있는
모든 과일을 내어주었다.
예쁜 옷과
아기자기한 액세서리를 볼 때마다
입혀보고 걸쳐보고 싶었다.
10킬로나 되는
컨츄리풍 외모의
이 중형견에게 말이다.
눈이 마주칠 때마다
안아주고 쓰다듬고
간지러워 보이는 곳을 긁어 주고,
너는 사랑을 받기만 하면 된다고
있는 힘을 다해 표현했다.
내 마음을 알까 싶을 정도로..
그러다 내 눈을 빤히 쳐다보는
모습에서
어느 날 알게 되었다.
사실은
내가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었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