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울뿐인 워라밸을 멀리하라
내가 만난 명동 부자의 습관
평생에 한 번은 노력을 진하게 해야만 인생의 기회가 온다.
흔히들 얘기하는 백만장자(Millionaire)란 1719년 미국의 금융가 스티브 펜티먼이 만든 말로 당시 기준으로 총자산에서 총부채를 제한 순 자산이 100만 달러(원화 10억 상당)인 부자를 일컫는 말이었다. 수백 년이나 지난 지금은 백만장자란 돈의 액수보다는 부자라는 상징적인 의미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간혹 10억만 있으면 다니던 회사를 관두겠다는 젊은 친구를 본다.
10억의 돈을 2퍼센트짜리 정기예금에 가입했다고 가정하면 매년 2천만 원의 이자가 발생한다. 15.4퍼센트의 세금을 원천 징수하고 연 16,920,000원이라는 이자가 주어진다. 한 달 이자는 1,410,000원이다. 살다 보면 목돈을 사용해야 할 일이 생기니 원금이 줄며 매월 이자는 줄고 물가는 매년 상승한다. 2019년 최저 임금이 1,745,150원이다. 안타깝게도 10억이라는 현금 자산으로는 걱정 없이 살 수가 없다.
구체적인 계산과 계획을 세워보지 않고 착각에 빠져 워라밸을 즐기겠노라 하는 젊은이들에게 명동 부자가 일침을 놓았다. ‘워라밸은 100퍼센트 거짓말이다’라고 말이다. 워라밸이란 용어는 원래 1970년대 후반 영국에서 개인의 업무와 사생활 간의 균형을 묘사하는 단어인 ‘일과 삶의 균형(Work-life balance)’에서 처음 등장했다. 우리나라에서는 트렌드 코리아 2018에서 김난도 교수가 트렌드 키워드로 언급하면서 유행어가 되었다. 트렌드 코리아는 서울대학교 생활과학연구소 소비트렌드분석센터에서 매년 우리 사회의 최신 트렌들를 파악해 발간하는 책이다.
트렌드 코리아에서는 워라밸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이 적당히 벌면서 잘 살기를 희망하는 젊은 직장인 세대의 라이프스타일로 등장한 것이다. 워라밸 세대는 대한민국 소비의 변곡점이라고 할 수 있는 서울 올림픽이 개최된 1988년생 이후부터 이제 갓 사회로 진입한 1994년생까지의 세대를 직장생활의 관점에서 규정하는 명칭이다. 워라밸 세대는 완벽함을 추구하기보다 불완전함 그대로를 수용하고 긍정적인 태도로 자기애를 높이며, 돈보다 스트레스 제로를 추구한다. 또한, 개인 생활보다 직장을 우선시하는 과거 세대와 달리 일 때문에 자기 삶은 희생하지 않는다. 이들에게 특히 나 자신, 여가, 성장은 희생할 수 없는 가치다.’
워라밸이 나 자신과 여가 성장에 포커스가 맞추어져 있는 만큼 그 자체로는 긍정적이다. 실제 워라밸 세대는 자기 계발에도 열심이다. 하지만 종종 워라밸을 단순한 여가생활로만 여기고 그것에만 집중하는 때도 있기에 명동 부자는 이를 경고한다. 내적 외적 성장 없는 단순한 워라밸 활동은 피해야 하며, 워라밸을 하더라도 인생에 한 번쯤 몰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은 것이다.
‘처음부터 누릴 수 있는 워라밸은 없다. 인생에 승부를 걸어야 할 때가 있다’ 명동 화장품의 신화 (K) 사장은 종종 직원들에게 이러한 이야기를 한다. 돈을 벌기 위해서만 일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하는 일에 몰입해야 한다. 그 분야에서 그 누구보다 잘하는 달인이 되라는 말이다. 몰입이란 밥을 먹고 잠을 자는 시간 이외에 그것만 생각해 터득하는 것이다. 그리고 촉이 왔을 때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 돈은 그러한 과정을 거치다 보면 자연스레 옆에 와 있다고 말이다.
(K) 사장 역시 그런 몰입의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 30대가 되든 40대가 되든 승부를 걸어야 할 때는 몰입을 하도록 조언한다. 그래야만 다른 사람에게 보이지 않는 것이 발견되기 때문이다. 한 단계 점프해서 올라가면 더욱 인정받고 성과를 낼 수 있게 된다. 이런 과정을 평생 해야 한다는 건 아니다. 적어도 젊을 때 그리 해 보라는 거다. 꿈을 조금이라도 이루고 싶으면 뚜렷한 목표를 세우고 몰입의 과정을 거쳐나가라고 충고한다.
“한 번쯤은 자기 인생에 승부를 걸어야 해요. 기회가 왔을 때 보여줘야 하는데 매일 워라밸을 하면 어떻게 꿈을 이루어 내겠어요? 어떤 순간에는 회사를 정말 사랑하고 일을 좋아해야 해요. 고 정주영 회장께서 아침 일어날 때 가슴 설레는 마음을 가지고 일어난다고 하셨는데. 그런 마음이 있어야 해요.” (K) 사장은 몰입에 대해 수차례 강조하며 젊은이들이 그러한 과정을 한 번쯤은 거쳐나가기를 권유했다.
엠핀의 (M) 사장은 요즘 유행하는 워라밸에 대해 일침을 놓았다. “워라밸은 거짓말이에요. 인생을 크게 봤을 때 처음부터 누릴 수 있는 워라밸이란 없죠. 이루고 나야만 누릴 수 있는 거지 처음부터 가질 수 없어요. 벌 수 있을 때 집중해서 벌어야 하죠.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죠. 돈을 더 벌기 위해서가 아니에요. 돈을 벌고 나면 그때는 돈과 시간을 바꿀 수 있어요.”
(M) 사장은 이미 돈과 시간을 바꿀 수 있는 시기에 돌입했다. 하지만 나의 눈에 비친 사장님은 여전히 워라밸이 없는 사람처럼 열심이다. 매일 아침 대중교통으로 출근하고 사대문 안에 있는 여러 매장을 매일같이 걸어 다니며 현장을 파악한다. 그게 일이자 곧 운동이라 했다. 더운 여름에는 하도 돌아다녀 새까매지셨길래 “사장님 선크림이라도 바르시죠” 해보았지만, 손사래를 치며 매장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명동관광특구협회 회장님인 (H) 사장 역시 젊은 시절 밤낮 가리지 않고 일했다. 오더를 맞춰야 하면 휴일도 없이 쉬지 않고 일했다. 하지만 예전 마인드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시대가 바뀌어 모든 게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젊은 시절 일할 때는 모든 작업이 문서화되어야 하고, 자리에 앉아 일해야 했고 현장에 가 있어야 했다. 요즘 젊은 친구들은 노트북 하나면 어디서든 업무가 가능하고 돈도 번다. 예전에는 몸으로 때우면 돈을 벌 수 있었지만, 요즘은 그렇지 못하다. 자유롭게 컴퓨터를 활용하는 요즘 친구들은 예전에 열흘 걸리던 일을 한 시간이면 해결한다.
워라밸의 트렌드를 걱정하면서도 수긍한다는 것이다. 기성세대는 자기의 의견만 무조건 주장해도 안 되고, 젊은이들 역시 본인의 스타일만 고집하지 말고 조화롭게 결정을 하는 현명함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사장님이 젊은 시절에는 풍요롭지는 못해도 노력만 하면 창출할 기회가 많았다. 요즘은 그런 부를 창출할 수 없다는 생각에 목표치를 낮추고 인생을 즐기는 것 같다. 이런 흐름 역시 너무 부정적으로 생각만 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인생을 멋지게 살아보자는 거다. 한 번쯤은 내 인생의 목표를 향해 몰입하는 것, 돈을 떠나 젊은 시절 한 번쯤은 꿈꾸어보자는 거다.
그렇다면 워라밸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누릴 수 있을까? 첫째, 워라밸을 통해 진정 자기가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거리를 찾자. 업무와 연관성이 있는 취미라면 좋겠지만 꼭 그렇지 않아도 상관없다. 일상생활을 열심히 할 수 있는 동기가 되고 꿈도 이룰 수 있는 발판이 된다면 금상첨화이다. 좋아하는 일을 10년간 지속하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된다고도 한다. 내가 하던 일, 내가 좋아하는 일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라고 한 (S) 사장, 내가 좋아하는 것에 용기를 더하면 좋은 사업 아이템이 될 수 있다는 (M) 사장의 조언과도 일맥상통한다. 나의 꿈을 이룰 수 있는 워라밸을 찾아보자.
그러기 위해서 삶의 시간표를 잘 구성해야 한다. 워라밸을 즐기겠다고 내가 하는 일, 내 가족, 내 생활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시간 계획표를 잘 세워서 효과적인 분배를 해야 한다. 일에 집중해야 하는 시간에는 일에 집중하고 가족에게 집중해야 할 시간에는 가족에게 집중하자. 그리고 시간 계획표에 따라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최선을 다해 그 시간에 집중하자. 시간을 알맞고 효율적으로 잘 배분할 줄 알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자기 분수에 맞는 워라밸을 즐겨야 한다. 요즘 직장인들은 주 52시간제의 도입으로 여가생활을 즐기기에 좋은 여건이 만들어졌다. 경험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워라밸을 즐기는 것은 중요하다. 특히 여러 가지 경험을 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생긴 점은 아주 긍정적이다. 하지만 그러한 활동이 자기 분수에 맞아야 한다. 나의 취미 생활을 위해 생활비의 많은 부분을 소모해야 하거나, 남에게 과시하기 위해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는 행위는 지양해야 한다. 경험에는 돈을 아끼지 말라고 하지만 나의 예산에 맞는 합리적인 워라밸을 즐겨야 한다.
(사진출처. 고용노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