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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드매니저Y Dec 10. 2021

내가 내 발등을 찍었구나!!

야구태교의 결과인가?

어쩌다 야구선수의 부모가 되었을까? 


2007년, 2008년 한국시리즈 2연패의 주인공은 SSG Landers의 전신인 SK 와이번스였다. 김성근 감독의 리더십이 한동안 화제가 될 만큼 SK의 돌풍은 매우 고무적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남편과의 연애시절부터 계속해서 야구에 대한 관심은 매우 열정적이었다. 아울러 문학 야구장 근처가 신혼집이었덧 이유도 한 몫했을 뿐 아니라, 친한 고등학교 친구가 당시 잘 나가던 SK 투수와의 꽁냥꽁냥 한 관계도 야구에 대한 친밀도를 더 높여주기도 했다. 


2007년 9월 임신

2007년 가을 SK 와이번스 한국시리즈 우승

2008년 5월 출산

2008년 가을 SK 와이번스 한국시리즈 2연패 


임신 기간 중 승승장구하던 SK의 직관을 가지 않았을 리가 없다. 심지어 만삭의 임산부가 우비를 입고 혹시나 공에 맞을까 무서워 관중을 피해 외야에서 관람을 했으며, 2008년 5월 아이가 태어난 뒤에도  저녁시간에 퇴근한 남편과 야구 보며 하는 육아가 나쁘지 않았다. 왜냐하면 내가 응원하는 팀이 너무 잘해주고 있었으니까.....


알고 보니 야구로 태교 했네

우비입은 임산부의 야구관람, 문학경기장 , 야구응원가를 줄줄 외우던 꼬맹이


남편의 회사 동호회 활동으로 사회인 야구를 하고 있던 남편 덕분에 시즌이 끝난 뒤 문학경기장에서 하는 야구 시합을 보러 선수들이 직접 경기를 뛰던 잔디구장에 직접 들어가 보는 경험도 했었구나....( 브런치 글을 쓰기 위해 사진을 찾다가 알게 됨)


우리나라 최초 여성학자이자 가수 이적의 엄마이자, 나처럼 아들 셋 엄마인 박혜란 선생님께서는 내 공부에 바쁘다 보니 어쩌다 보니 아들 셋이 서울대 출신이 되었다는데...


야구경기에 무관심했더라면 달라졌을까?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야구 글러브와, 배트 하나 들고 학교 운동장에 나가는 아이가 대견하고, 또 세 아이 모두 감당해야 하는 시간을 줄여주니 편하기도 했다. 



그렇게 1년 가까이 엄마 부모의 동행 없이 동네 형들과 그야말로 동네 야구, 동네 야구리그에 기웃거리면서 오랜 볼보이 생활을 청산하고, 주전 멤버로 선발되기도 하면서 아이들만의 작은 세상을 경험한 듯했다. 


어쩌다 야구선수의 꿈을 조용히 키웠는가 보다.

꿈, 되고 싶다, 야구선수, 좋아 죽겠는 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는 일


야구시켜달라고 조르기를 몇 달 그런데 아무리 찾아봐도 야구를 배울 만한 곳이 있기는 하니?

야구 학원(?), 야구 클럽(?) , 취미 야구(?) 

내가 아는 것이라고는 어른들이 하는 사회인 야구와, 프로야구뿐이거늘...


운명인 건가요?

쌍둥이 유모차 끌고, 초등학교 2학년짜리 큰 아이를 데리고 종종 가는 집 앞 커피숍이 하나 있다. 그 커피숍 사장님도 야구를 좋아하는구나 알 수 있을 만한 소품들이 장식되어 있기는 했지만 공감대를 가지고 대화를 나누어본 적은 없다.


그런데 그날은 야구 유니폼을 입은 젊은 남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고, 출입구 한편에 "유소년 야구단 모집" 전단지가 놓여있었으며 아이는 내게 그 전단지를 가져와 들이민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사장님께 이 전단지와 관련된 분이냐 물었더니, 앞에 앉아있던 그분이 그 야구단 코치님이시란다. 


뭐가 이렇게 물 흐르듯이 자연스러운 거지? 불. 안. 하. 다


바로 그 자리에서 짧은 상담이 이루어졌고, 무료 체험 수업 시간을 안내받았다. 이런 일에 적극적이지 못한 엄마는 전단지를 가지고 돌아가서는 금세 잊고 말았을 텐데 말이다. 


야구라는 종목의 특성상 야구장이 마련된 곳에 야구단이 있기에 거리는 있지만, 차량 운행이 가능하니 좋고 한번 가면 최소 3시간은 내 손을 타지 않아도 되니 내심 나쁘지 않은 스케줄이었다. 유니폼 등 추가 비용이 생각보다 비싸지 않아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어쩌다 운동선수 부모가 된 첫 시작이다. 

취미반과 선수반의 옵션은 처음에만 주어질 뿐 한번 발을 들이면 내 의지로 선택할 수 없다는 사실을 전에는 알지 못했다. 


유턴이 없는 직진 코스라는 것을 미리 알았더라면 달랐을까?




벌써 4년째, 운동선수 부모로서의 삶은 녹록지가 않다. 

앞으로 느끼게 될 희로애락은

지금까지 느꼈던 희로애락의 수준과 절대 다르리라는 것을 너무 잘 안다. 


내 아이의 꿈을 존중하는 어른이자 부모가 되기 위해 해왔던 노력들을 기록하려 한다. 


너의 행복 야구를 언제나 응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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