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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YA Dec 04. 2021

바야흐로 FA 시즌

중요해지는 퍼스널 브랜딩

 메이저리그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월드 시리즈 우승으로 마무리된 가운데, 야구팬들의 주목을 받는 것은 바로 FA 시장이다. 이번에는 사이영상 컨텐더(로비 레이, 맥스 슈어져), MVP 컨텐더(마커스 시미언), 그리고 엘리트 유격수(카를로스 코레아, 코리 시거, 하비에르 바에즈, 트레버 스토리)들이 시장을 후끈 데우고 있다.  5년마다 개정하는  CBA(Collective Bargaining Agreement, 공동단체교섭)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FA 시장 폐쇄를 걱정하는 많은 선수들이 마감기한인 12월 2일 전에 FA 계약을 마무리했다. 2019년 FA 시장 최대어였던 브라이스 하퍼가 3월이 다 되어서야 3억 3천만 달러라는 당시 역대 최대 계약을 했던 것을 생각해보면, 코리 시거(텍사스), 마커스 시미언(텍사스), 하비에르 바에즈(디트로이트), 로비 레이(시애틀) 등 많은 대어급 선수들이 새로운 보금자리를 정했다.


 샌프란시스코의 크리스 브라이언트, 애틀랜타의 프레디 프리먼, 콜로라도의 트레버 스토리 등 아직 대어급 선수들이 많이 남아있는 2021 FA 시장이지만, 모두가 눈에 불을 켜고 소식을 기다리는 선수는 따로 있다. 바로 포스트 시즌에서 ‘It's my time’을 세리머니를 선보인 휴스턴의 카를로스 코레아다.

 카를로스 코레아는 유격수 포지션에서 좋은 수비력과 수준급의 공격력을 갖춰 LA 다저스의 코리 시거와 함께 2021 FA 시장 최대어라고 불렸다. 유격수 수비와 공격 모두에서 코리 시거에 비해 비교 우위에 있기 때문에 코레아가 실질적인 2021 FA 시장 최대어다. FA 시장이 열리자마자, 카를로스 코레아의 행선지로 뉴욕 양키스, 힌치 감독이 부임한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그리고 철천지 원수 LA 다저스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시장은 그의 시간이 아닌 것 같다.

 12월 2일 이후로 FA 시장은 얼어붙었다. 코레아 같은 대어급 선수는 계약을 빨리 하기보다는 여러 오퍼를 받아보며 스프링 시즌이 시작하기 이전에 계약을 맺는 것이 보통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카를로스 코레아의 가치를 걱정하는 것은 사실 논리적으로 큰 비약이다. 그럼에도 카를로스 코레아는 시장에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지는 못할 것 같다. 프로 선수는 하나의 상품이기 때문이다.     

 FA 자격을 갖춘 선수들은 MLB에서 어느 정도 경력을 쌓은 선수들이다. 6년, 7년 간 빅리그에서 뛰면서, 여러 스토리를 만들어낸다. 가령, 가난한 구단에서 홀로 빛나는 소년가장이라거나, 월드시리즈 우승을 코 앞에 두고 고개를 푹 숙이는 엘리트 투수처럼 한 편의 드라마를 만든다. 올해도 다르지 않았다. ‘투지’의 슈어져, ‘대기만성’의 로비 레이, ‘슈퍼스타’ 크리스 브라이언트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경기장 안에서 보여주는 열정, 성적 그리고 외모까지 합쳐져 하나의 상품이 된다. 즉, 메이저리그 팀이 선수들과 계약을 맺는 것은 그가 보여주는 야구 퍼포먼스와 더불어, 그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 스타성을 같이 구매하는 것이다.

슈어져에게 피멍은 아무것도 아니다.


 그런 면에서 코레아는 낙제점에 가깝다. 우선, 카를로스 코레아에게 3억 3천만 달러 이상의 대형 계약을 줄 수 있는 팀은 메이저리그에도 많지 않다. 2021년 12월을 기준으로 3억 달러 이상의 계약을 맺은 팀은 단 7팀(LA 다저스, 뉴욕 양키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뉴욕 메츠, 텍사스 레인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마이애미 말린스)에 불과하다. 많다고 볼 수 있지만, 여기서 대어급 유격수를 가지고 있는 뉴욕 메츠(프란시스코 린도어), 텍사스 레인저스(코리 시거, 마커스 시미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LA 다저스(트레이 터너)와 전통적인 스몰 마켓팀인 마이애미 멀린스를 제외하면, 코레아에게 3억 달러 계약을 안겨줄 팀은 뉴욕 양키스와 필라델피아 필리스에 불과하다. 그리고 유력한 행선지였던 힌치 감독의 디트로이트도 코레아와 계약을 포기하고 하비에르 바에즈와 계약했다.

* 마이크 트라웃도 LA 에인절스와 4억 달러가 넘는 계약을 했다.

이 시대의 간지,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다. 코레아는 뉴욕 양키스와 척을 지고 있다. 최근에 양키스의 영원한 캡틴, 데릭 지터를 명예의 전당에 갈 자격이 없다고 비난한 것은 물론이고, 사인 훔치기로 우승한 2017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핵심 선수이기 때문이다. 휴스턴은 2017 ALCS 상대가 바로 뉴욕 양키스였다. 필라델피아는 이미 많은 유틸리티 선수들을 확보하고 있고 현재 거론되는 팀들은 시카고 컵스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다. 빅마켓의 시카고 컵스, NL동부의 전통 강호 애틀랜타 모두 능력이 있는 팀이지만, 여타의 팀보다 자금력이 우수한 팀은 아니다.  NYY 혹은 LAD가 붙어야 선수의 가치가 오르기 마련인데, 이 둘은 모두 코레아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     


코레아에게 관심을 보이는 팀들


 코레아는 이미 휴스턴에게 5년 1.6억 달러의 계약을 제안받은 상태다. 연평균 3000만 달러를 받는 것은 당연하고 3억 언저리에서 계약을 할 수 있는 선수다. 이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코레아는 이미 ‘빌런’의 코레아다. 치팅 우승에도 불구하고 반성하는 모습조차 보여주지 않았고 되레 논란을 조장했다. 그리고 다른 팀 레전드(이자 MLB의 얼굴)를 욕보이는 언행도 서슴지 않는다.


 프로스포츠에서 선수는 하나의 상품이다. 우수한 품질을 지녔다고 매국을 했던 기업의 제품을 살 수는 없듯이, 잠재적인 소비자(팬)가 싫어할 상품(선수)를 굳이 높은 가격을 주고 살 고객(팀)은 없다. 자신을 보여주는 하나의 상징이 바로 브랜딩이고 브랜딩은 보다 내재가치보다 높은 가치를 만들어내는 필수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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