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님과 통화를 하고나서 용기를 내서 제가 먼저 연락을 했어요. (생략) 제가 운동하다가 다칠뻔했다고 말을 했었는데 카톡이 시큰둥하더라고요.. 그래도 연락이 계속 되나 싶었는데 제 마지막 말에 연락이 없다가 담날 점심쯤에 이렇게 연락이 왔어요... (생략) 아니... 할거면 하고... 안할거면 하지 말던가... 왜 이런식으로 답을 하는 걸까요?
- K양
솔직히... K양이 왜 이런말을 하는지 그 이유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속이 콱! 막힌듯이 답답하다... K양 입장에서는 다쳤다고 말을 하는데... 그냥 저냥 시큰둥하게 답하는 썸남의 태도에 서운하기도 하고 불쾌한 감정이 들기도 할거다.
응답하라 1994에 나와서 한때 유명했던 연애 센스 테스트를 기억하는가? 문제는 '여자친구가 방에 페인트칠을 했는데 냄새때문에 머리가 아파서 창문을 열었더니 매연이 들어와서 기침이난다며 창문을 열까 말까 묻는다면 뭐라고 해줘야할까?' 인데... 답은 "너 괜찮아? 머리 많이 아파?"란다...
공감을 바라는 여자의 마음을 잘 알아주는지에 대한 테스트라는걸 잘 알고 있긴하다만... 솔직히 남자 입장에서는 이런 생각이든다. "왜 원하는 답을 정해두고 찔러보듯 테스트를 하고 그 대답을 통해 평가를하는거지? 원하는게 있으면 제대로 표현을 하는게 먼저 아닌가?"
상대에게 공감을 바란다면 공감을 바란다고 말하는게 먼저일까 아니면 공감을 해주나 안해주나 간을보듯 테스트를 하는게 먼저일까?
K양의 경우로 돌아가자. K양은 썸남이 K양이 다칠뻔했다고 말을 했는데도 살짝 시큰둥한 태도를 보였다며 은근 썸남이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이야길 하는데... 시니컬하게 이야길 하자면 그런 상황에서 대체 썸남이 어떻게 해야한단 말인가?;;; 썸남이 무시한것도 아니고, 분명 이래저래 걱정한다는 표현을 하지 않았나?
K양을 비롯해서 많은 사람들은 썸을 타는 사람의 반응이 시큰둥하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낸다. 하지만 막상 그들이 주고받은 카톡을 들여다보면 드립에 능한 나라도 이 말에 뭐라고 대답을 해줘야하나 싶다.
썸을 타는 상대방은 내가 원하는대로 호감을 표현하는 호감표현 기계가 아니다. 호감표현을 받고 싶으면 내가 먼저 표현을 하는것이 기본이다.
똑같은 말이라도 막연하게 "아까 운동하다 다칠뻔했어요..."라는 말과 "아까 운동하다 다칠뻔했는데 XX씨한테 전화해서 위로해달라고 하려다가 참았어요 ㅠ_ㅠ 지금 위로 가능해요!?"중 K양이라면 어느쪽의 말에 달큰한 멘트로 답하기 편할까?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가는 말이 달콤해야 오는 말도 달콤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