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님 제가 일주일일동안 여러가지 일을하면서 이제 힘들지도 않고 연락이 오지 않아도 생각이 나지 않더라구요 이제는 연락이 안와도 그냥 지나가고 지내면 되는건가요?? 그냥 이별을 하면 되는거겠죠?
- P양
헤어지고 나서 재회를 하든 관계를 정리하든, 나는 1차적으로 자신의 감정과 불안을 직시하고 부정적인 감정에서 벗어날 것을 강조한다. 현재 자신이 감정적인 상태라는걸 직시하지 않으면 자꾸 현실과 동떨어진 행동을 하게 되고 그것은 나와 상대에게 상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마음정리라는게 방청소와는 다르다는거다. 방청소는 일단 눈에 보이는대로 정리하고 쓸고 닦으면 금방 깨끗해지지만 마음정리라는건 일단 눈에 보이지 않으니 무엇부터 시작해야할지도 모르겠고 내가 지금 잘 정리를 한것인지도 알수가 없다.
그러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P양과 비슷한 질문을 하게된다. "이제 다 정리한것 같은데 뭐라고 연락할까요?", "정말 이제 불안하지 않은데 남자친구가 이걸 알까요?", "이제 예전처럼 힘들거나 생각이 많이 나지 않는데 그러면 이별하면 되는건가요?" 라는 식이다.
분명 그녀들이 내게 거짓말을 하는건 아닐거다. (할 이유도 없다) 하지만 그녀들은 의도를 했든 의도를 하지 않았든 결과적으로 내게 거짓말을 하고 있는거다.
앞서 말했지만 나는 자신이 감정적인 상태라는걸 직시하고 부정적인 감정에서 벗어나야한다고 강조한다. 부정적인 감정에서 벗어난다는건 일단 자신의 현재 부정적 감정에서 두어걸음 물러나 현재 내가 느끼는 감정을 제대로 직시를 하는 것이다.
예를들어 늦은밤 아무도 없는 집에 돌아왔는데 누군가 집에 있는것만 같을 때가 있을거다. 그럴때 어떻게 하는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한손에는 야구방망이를 들고 거실과 방과 화장실을 차례로 불을 켜고 확인한다. 침대밑까지 완벽히 확인하고 나면 기분이 어떤가? 아마 "ㅎㅎㅎㅎ 내가 바보처럼 왜그랬지~?"할거다.
그러고 나서 뭘할까? 어떤 사람은 거실 쇼파에 누워 TV를 켤것이고, 어떤 사람은 뜨거운 물에 샤워를 하고 맥주캔을 딸것이고, 또 어떤 사람은 씻기도 귀찮다며 침대에 파고들어 잠이 들것이다. 한마디로 불안에서 벗어난 사람은 자연스럽게 자기가 하고 싶은것을 하게 돼있다는거다.
자 이제 다시 내게 "바로님! 저 이제 마음정리가 다된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왜 거짓말인지 생각해보자. 그녀들은 내게 마음정리가 됐다고 말하면서 뒤에 무언가를 덧붙이고 있다. "~뭐라고 연락할까요?", "~남자친구가 알까요?", "~이별하면 되는건가요?"라고 말이다.
결국 그녀들은 마음정리를 했다고 말을하지만 실제로는 마음이 조금 가라앉았을 뿐이지 아직도 불안하고 부정적인 생각에 빠져있다는 말이다. 또한 뒤에 덧붙인 말이 현재 그 사람의 심리상태를 말해주는거다.
"뭐라고 연락할까요?"라고 덧붙이는 사람은 "빨리 전남친한테 연락하고 싶어요!"이고, "~남자친구가 알까요?"라고 덧붙이는 사람은 "남자친구한테 내가 괜찮아졌다고 어필하고 싶어요!"이며, "~이별하면 되는건가요?"는 "이렇게 끝내긴 싫어요"이다.
그런 이유로 P양이 해야하는것은 그냥 이별하면 되는걸까?라는 무의미한 생각을 하는게 아니라 "와... 씨! 아직도 내가 마음정리가 잘 안되는구나~?"라고 자신의 감정을 직시하고 친구를 불러내 맛있는 안주에 소주를 들이키면서라도 최대한 자신의 감정을 돌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