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처럼 언택트를 시도하려는 기업들이 고민해봐야 할 조직문화에 대하여
언택트(Untact)로 달라진 풍경이 저는 어쩌면 더 생기가 있어 보이는 것 같습니다. 답답한 사무공간이 아닌 카페 혹은 집에서 모여서 업무의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만으로도, 바람의 언덕 위에 올라 시원한 바람을 맞는 것처럼 전환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런 바람이 불어오고, 부쩍 이런 상황을 많이 접하게 됩니다.
ㅇㅇ기업이 재택근무를 한다고 하던대, 우리도 해보자
ㅇㅇ기업이 줌을 활용해서 화상회의 하던데, 우리도 활용합시다.
같은 한 마디 말로 시작되고
“ 뭐 이거 이렇게 불편해 ! ”
“ 이거 말고 다른 거 합시다. ”
라는 한 마디로 끝났다.
가볍게 던진 한 마디로 문화를 바꾸기엔 조직은 비대하고, 구성원들과의 긴밀함은 아직 부족하다. 사회적으로나 세계적으로 어려움이 많은 요즘 시대의 위기 극복을 위해서 많은 기업은 부단히 노력한다.
그 노력의 한 가운데, 조직문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새로운 조직문화를 만들자는 것은 아닙니다. 어느새 유행되어버린 ‘몇 깡 했어?’라고 묻는 트렌드의 척도 ‘깡’ 이 2년 후에 터진 것처럼 새로운 조직문화를 만들자고 해서 만들어질 조직문화라면 이렇게 고민하는 사람들도 없을겁니다.
'애프터 코로나 시대'에 특징으로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 맥킨지나, 보스턴컨설팅그룹는 입을 모아 언택트(untact) 기반의 디지털화와 테크슈머의 대두를 꼽았습니다.
이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은 과거부터 세계의 중요한 키워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중요한 이유는 디지털 기술의 중심으로 빠르게 비즈니스 모델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 안에서 수많은 서비스와 사업의 기회가 창출되고, 그 서비스로 인해 기존 사업들은 대체되거나, 없어져 버리게 됩니다.
지금은 논란 끝에 그늘 속으로 들어가게 되었지만, 타다의 경우도 나오자마자 선풍적인 인기로 택시 시장의 점유율을 위협했고, 타다를 따라 만든 후속 사업들도 줄을 이었습니다.
사실 이런 이슈들은 코로나 이전에도 존재했고, 꾸준하게 관심을 받아왔었습니다. 그때부터 차근차근 언택트를 준비해왔던 기업들의 봄이 코로나로 인해 이르게 찾아와 지금 꽃을 피웠을 뿐이지, 순간에 반짝 이루어진 것은 아닙니다. SK가 많은 투자를 통해 스마트 오피스를 만들기 위해 집중했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여전히 시스템 구축과 활성화를 위한 Test Beta의 실행과 피드백, 수정 보완의 사이클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노력의 결실이 간혹, 서두에 다뤘던 “우리도 합시다”의 사례처럼, ‘도구’를 도입하고 무작정 사용한다고 해서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해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줌을 사용한다고, 재택근무를 한다고 조직문화는 자체는 쉽게 변화하지 않습니다. 화상회의 안에서도 화상 꼰대는 존재하고, 재택근무 속에서 재택 꼰대도 존재하고,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똑같이 새기 때문입니다.
문화는 함께 향유하는 사람들이 그 안에서 공감하고, 경험한 모든 것의 총체이다. 문화의 정의를 조직에 대입해본다면, 조직에서 구성원들이 그 안에서 공감하고, 경험한 것들의 총체가 바로 조직문화이다. 화상회를 하고, 재택근무를 한다고 해서 언택트에 맞는 조직문화인 것은 아니다. 마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단순한 디지털 마케팅이고, CRM이고, 매장의 디지털 키오스크, 모바일 결제 시스템 정도로 보는 착각처럼, 언택트는 조직문화의 변화를 이끄는 큰 바람이지, 결코 비대면 도구의 사용 여하의 표현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옷장 속에 있는 한 번의 파티를 위한 드레스처럼, ‘우리도 했다.’라는 만족을 위한 화상회의, 재택근무가 되지 않길 바랍니다. 쉽게 던진 말 한마디가 불러일으키는 나비효과는 구성원들에게 결코 ‘작은 시도’가 아니라, 때론 업무 환경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태풍과도 같기 때문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전 세계 기업들은 선택적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이 기업들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간다면 어떨까?, 5분도 되지 않아 컴퓨터 앞으로 하던 출근이, 숨 막히는 대중교통을 뚫고 1시간이 넘도록 출퇴근해서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회사의 결단은 굉장히 복합적인 파장을 만든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 의도가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여부와 무관하다. 재택근무도 마찬가지다. 코로나란 불가피한 상황으로 기업의 사전부터 기획했든, 그렇지 않든 언택트 문화를 체험했다. 그래서 저는 지금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이 상황을 어떻게 정리하느냐?’ 또한 조직문화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의 전망은 재택근무에 대한 직원 만족도와 앞으로의 지향점(언택트라는 큰 바람)을 생각한다면, 코로나 이전으로 다시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저 역시도 장기적으론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재택근무를 경험 직원들의 입장이나, 회사의 입장도 분명한 장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재택근무에 대한 직원의 입장
숨막히는 회사 분위기에서 나와 자유롭게 근무한다는 장점
누군가의 눈치 볼 필요 없이 편안한 분위기, 편안한 상태로 일한다.
재택근무에 대한 회사의 입장
사무실 임대비용을 줄 일 수 있는 가능성을 보다.
* 직원이 출근을 하기만 해도 만들어야 할 자리는 약 1평 남짓의 공간 * 구성원의 수
= 조직 규모가 클수록 이 비용은 막대한 비용이다. 하지만, 상시가 아닌, 가변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면, 임대에 차지하는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장소 제약 또한 사라진다.
이미 원격근무 도입의 명분과 프로세스 모두가 마련되어있다.
이처럼, 원격근무의 필요성과 효용성을 느낀 기업은 하반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원격근무 또는 선택적, 부분적 재택근무를 본격적으로 시행할 것이다. 반면에 그렇지 않거나, 어려움을 겪은 기업은 다시 되돌아갈 것이다.
그 차이는 조직문화로부터 시작된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도구와 프로세스로 쉽게 실행 자체는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언택트 환경을 이끌어갈 만큼의 조직문화가 받쳐주는 기업은 아직 많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왜 언택트 환경을 가져가려고하는가 생각해보면, 정해진 업무 프로세스와 Due date에 맞춰서 자율적인 환경 속에서 최고의 능률을 만들어 내는 것이 목적이다. 핵심포인트는 고성과를 내기 위한 ‘능률’이다. 재택근무 상황에서 관리자는 팀원들이 얼마나 책상에 앉아서 고민하는지 혹은 딴 짓을 하고 있는지, ‘근태’와 ‘업무몰입도’와 같은 모호한 문제에 대해 정확하게 측정하기 어렵다. 10시간을 접속하고 있다고 해서, 10시간만큼의 가치를 생산하고 있다라는 직접적 상관관계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국 결과물만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어진다.
앞서 말한 것과 비대면으로 하는 순간 이 사람이 일을 열심히 하고 있는가에 대한 과정, 태도에 관한 평가 수단이 모호해진다. 그래서 전통적 관리자들 중 ‘언택트 꼰대’로 진화하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래서 최소한 우리 모두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란 신뢰관계가 형성되어있어야 한다.
원격꼰대는 이 불신으로부터 시작된다. 조직문화가 기술을 따라 가지 못하면, 조직문화 역시 문화지체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모두 9시까지 화면을 켜세요.”, “오늘 할 업무를 보고하고 퇴근 시 결과보고하세요”, “퇴근 전에 퇴근보고 하세요.”와 같은 것들이다. 사실 회사에 있었다면, 말을 하지 않았을 뿐 이미 마음속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암묵적인 평가였고, 지나다니면서 늘 눈으로 평가하고 있던 사람인 것이다. 조직문화가 기술을 따라갈 수 있다면, 원격근무는 분명 자율성을 확산하고, 유연함이 업무의 성과를 향상시킬 것이다.
결국 결과물 중심의 평가방식은 결과만 있으면 모든 것이 용납된다고 오인하거나, 자신의 역량수준을 낮게 책정하여 실제로 하루면 달성할 수 있는 수준의 성과로 보상을 받는 것들과 같은 문제를 해결해야한다.
가치있는 퍼포먼스를 만들기 위해 선결해야할 것들은 아래와 같다.
직원의 역량을 100% 파악할 수 있어야한다.
역량 수준에 맞는 도전적인 목표를 관리해야한다.
직원들이 목표에 납득할 수밖에 없는 ‘입체적인 평가’를 해야한다.
국내 한 기업의 예를 들면, 그 기업은 1명을 평가하기 위해서 관리자는 A4 3-4매 분량의 리포트를 작성한다. ‘성과는 이러했다.’로 끝나는 평가가 아닌, 프로젝트 시작과 끝, 역량을 기반으로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지와 같은 전 과정에 대한 입체적인 평가인 것이다. 그리고 그 리포트를 가지고, 인사팀, 담당매니저 등이 모여 성과평가를 위한 토의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러한 제도적 뒷받침을 통해 원격근무가 확산된다면, 본인들은 자신의 역량 수준에 맞춰 도전적인 목표달성을 위해 밤이건 낮이건, 업무 중이건 샤워중이건, 목표달성을 위해 고민하던 것이 ‘유레카’ 하는 자극에 적극적으로 반응할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치게 해야 되는지를 컨트롤 하지 않아도 된다. 관리의 소요가 줄어든다. 매니저는 관리자, 감시자의 역할이 필요없다.
원격근무를 하게 된다면, 원격근무의 최고의 장점은 시공간을 초월한 커뮤니케이션이다. 하지만, 그 역시도 조직문화에 따라 덫이 될 수도 있다. 시도 때도 없이 전화해서 오히려 워라벨을 원격근무 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근무형태 속에서 자율적이되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도록 하는 것이 관리자의 핵심역량이 된다.
가장 쉬운 방법, '시간을 정하다.'
특정 시간에 모여 중요한 업무를 소통하는 방법이다. 자율성 안에 최소한의 통제를 넣는 방법이다. 하지만, 자칫하면 형식적인 보고의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관리자는 회의를 하는 의미와 아젠다를 명확히 정리하고, 회의를 이끌어 매번 하는 이 시간이 불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인식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 이슈별 소통하되, 가시화하는 방법(구글 스프레드 시트, 사내 시스템 등을 활용)
애자일 조직문화 속에서 칸반, 스크럼을 하듯이 가시화할 수 있는 포맷을 활용하되, 그 장소를 온라인으로만 옮기는 것이다. 원격을 통해서 서로의 얼굴보다 칸반, 스크럼 화면을 놓고 소통하고, 서로간의 궁금증이나, 병목을 해소하는 것이다. 가시화는 업무의 투명성을 높이고, 각 구성원이 하는 업무를 공유하므로 서로 간의 자유로운 협업과, 동기부여, 무엇보다 신뢰가 형성되는데 도움을 준다.
잡담 포인트 등 Small Talk 소통 접점 만들기
원격근무의 가장 큰 에로사항은 타 부서와의 협력이다. 안그래도 가까운 듯 먼 타부서 사람과의 관계형성 HR에서도 부서간의 암묵적인 소통의 벽을 깨기 위해서 노력한다. 그래서 매트릭스 조직, 사내 동아리, 전 직원이 모이는 공간, 워크샵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기능을 초월한 사람들간의 소통을 통해 시너지와 창조를 만들어 내길 바란다. 원격에 우연히는 존재하지 않는다. 해답은 간단하다. 마주칠 기회를 원격으로 만드는 것이다.
한 기업의 재택근무 CASE STUDY
“점심 뭐먹어?”라는 채팅방을 만들고 개개인의 음식사진들이 올라온다. 마치 요리 경연대회를 하듯, 원래라면 대충 허기를 때우기 위해 먹던 밥을 위해서 셰프가 돼서 요리를 펼친다. 또는 재택근무 알차게하는 방법 등과 같은 소소한 공간도 만들어서 우연한 접촉을 만들어낸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요리 잘하시나봐요?” 혹은 “달고나커피 맛있던가요?” 등과 같이 연결될 수 있다.
언택트를 하는 것 자체의 목적보다는 위기를 현명하게 넘기기 위한 조직문화 구축이 중요하다. 2008년 글로벌 경영위기 당시 나왔던 대응책을 되짚어보는 것이 필요하다. *코코넛 위기라 불렸던 금융위기와 같이 미리 예측할 수 없는 극도의 환경 불확실성이 발생하고, 그 환경에 속한 대다수의 조직과 행위자들의 삶이 근본적으로 교란될 정도로 위험한 특징을 나타냈다.
지금의 코로나로 인한 위기는 더욱 극명하게 나타난다. 경제는 물론, 생명까지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코코넛 위기는 코코넛이 30m까지 자란다는 야자수의 열매인 코코넛이 언제 머리 위에서 떨어져 그에 맞아 심각한 부상 또는 사망할지 모르는 에측불허의 위험을 표현
아래 내용은 '비효율적이고 느슨한 공간, 코코넛 위기 버퍼가 된다.' 연세대학교 신동엽 교수님의 글의 일부를 발췌하였습니다.
‘완충버퍼’를 만든다.
완충버퍼는 효율성 측면에서는 맞지 않는 방법이다. 의도적으로 느슨한 공간을 만들어 두는 것인데, 쉽게 이해하기 위해 교통상황을 생각해보면된다. 교통체증을 감소시키기 위해서 차량이 정해진 속도로 밀착해서 이동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안전거리를 반드시 유지하도록 한다. 그 이유는 운전 상황에 생길 수 있는 우발적인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완충버퍼 공간이다.
이처럼 완충버퍼는 팽팽한 긴장을 유지하기 위한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여, 유동성을 보유하는 방법이다.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에 대응하기 위해 조직의 핵심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환경의 교란으로 차단시켜 *‘당연한 참사’를 방지한다.
* 당연한 참사란? 이미 예견되어 있는 위험을 방지 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고, 충분히 해결될 것이라 생각하고 넘겨 위기에 직면한 상황을 말한다.
이와 관련하여 조직이론의 전문가인 퍼로(C.Perrow) 교수는 ‘긴밀한 연결’로부터 ‘느슨한 연결’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또, 조직은 불확실성이 높을수록 예상 못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여유 자원과 느슨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런 여유와 느슨함을 총칭해 ‘슬랙’이라고 말한다.
조직이론의 전문가 와익(K.E. Weick) 교수는 고신뢰조직(High Reliability Organization)이란 개념을 제시했다. 코코넛위기를 완벽하게 예측하거나, 예방하는 방법은 없기 때문에 오히려 예상 못한 위기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초점을 둔 것인데, 교수는 이와 같은 역량모델을 찾기 위해 비상상황이나, 위기대응에 특수한 조직을 연구했다. 예를 들면, 119구조대, 응급실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런 조직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서로 믿고 의지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고신뢰조직’이라고 부른다.
이 중 고신뢰조직의 경우는 비대면 업무프로세스와도 연결되어있다. 신뢰를 바탕으로 현장에서 발생하는 우발적인 상황 및 세부 프로세스를 그들에게 일임하고, 전체적인 시스템정도를 조율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언텍트의 변화의 대흐름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하는가에 대해서 정리해보았다.
이미 정착되어있는 조직문화를 바꾸기란 어렵지만, 조직문화와 맞지 않는 제도를 끌고 가는 것은 더 어렵다.
흐름은 분명하지만, 전사적 비전과 목표를 바탕으로 계획적, 단계적 변화가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앞서 다뤘던 조직문화와 관련하여 적합한 사례를 찾다가 굉장히 적절한 사례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다음 글에서 소개해드릴 사례는 리멤버의 포스트를 통해 소개된 라스트 핏의 배달업체 ‘바로고’입니다.
다음 글에서 뵙겠습니다. 오늘도 건강한 하루되세요.